전혀 월드가 아니었던 월드 IT 쇼 2009
2009년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WIS(World IT Show) 2009 행사가 열렸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2번째로 개최되는 WIS는 그 동안 국내에서 열리던 대형 전시회 SEK와 KIS를 통합시켜 만든 행사로 작년에는 1회 대회답게 많은 국내외 업체들의 참여가 있었다.
올해 개최된 WIS 2009는 '녹색 IT를 위한 신융합 기술'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기업 뿐만 아니라 연구소, 대학의 그린 관련 정책, 신기술, 솔루션 등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국가 R&D 성과물 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G-TEK 2009와 작년처럼 전국 38개의 대학정부통신연구센터(ITRC)의 연구 성과를 선보인 ITRC 포럼 2009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올해 치러진 WIS 2009는 '월드 IT 쇼'라는 말이 무색하게 세계 경기 불황과 국내 환율 불안 등으로 해외 업체들의 참여가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WIS 2008에서 크게 부스를 꾸몄던 국내 기업들도 올해는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예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특히, WIS 2009가 개최되는 시기가 이미 대기업들이 CES, CeBit 등 유수의 해외 전시회와 자체적인 일정에 맞춰 신제품, 신기술을 거의 선보인 이후인데다, 국내 PC 관련 업체는 컴퓨텍스 직후에 치러지는 WIS 2009 일정상 어느 한쪽 행사에 올인해야 하는 판국이라 실제 홍보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컴퓨텍스를 택했기 때문에 이번 WIS 2009는 사실상 중소 기업 박람회와 산학 전시회 같은 느낌을 주었다. (물론 작년에도 비슷하긴 했지만...)
게다가 행사 주제가 IT 업체들의 자발적인 컨셉이나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정부 차원에서 밀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짜맞추기 위한 '그린 IT'를 중심의 '녹색 IT를 위한 신융합 기술'이라서, 대기업에서 만든 부스는 그린 IT 시대를 위한 기술적인 홍보나 목표보다 단순히 부스 이름을 그린으로 붙인다던지 전에 발표했던 기술들을 그대로 모아서 보여주기식으로 꾸미는 등 정부에서 내준 숙제를 억지로 하는 모양새였다.
이 때문에 행사 규모나 실속은 작년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볼 것 없는 행사였지만, 그래도 주요 기업 부스와 일부 눈에 띄는 중소 기업 부스가 있어 완전히 허탕친 취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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