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대 APU 브리스톨 릿지가 출시되면서 2017년 2월 출시 예정으로 알려진 AMD
ZEN 아키텍처 기반 서밋 릿지(Summit Ridge)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인텔 하이엔드 데스크탑 프로세서(브로드웰-E)와 동일 코어/ 클럭
환경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그동안 불도저 계열의 AMD CPU 중 경쟁사의 하이엔드 모델을 상대할
수 있는 모델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특히, ZEN 아키텍처의 개발에는 최초의 1GHz 돌파 CPU 타이틀을 갖춘 애슬론
신화의 주역인 짐 캘러가 참여하고, 7세대 APU인 브리스톨 릿지에 쓰인 엑스카베이터 아키텍처 대비
IPC(Instructions Per Clock)가 무려 40%나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AMD와 팬보이는 물론 다시 한 번
인텔과의 고성능 CPU 경쟁을 기대하는 CP 사용자들로부터도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AMD는 물론이고 PC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AMD의 ZEN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AMD ZEN, 불도저 부진의 근원인 CMT서 SMT로 변신
AMD ZEN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불도저 부진의 근본 원인이라 여겨지는
CMT(Clustered MultiThreading) 방식에서 벗어나 인텔과 유사한 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 방식으로 회귀하면서 부동소수점 실행 유닛(FPU)도 확대되면서 병렬처리 능력의 상승이 기대된다.
이는 DX12와 벌칸 같은 로우 레벨 API의 등장과 프로그램들의 멀티 쓰레드 활용도가
높아지는 최근 추세를 감안했을 때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며, 정수 실행 유닛도 두 배 증가하였고, 두 개의
코어가 공유하던 L2 캐시 역시 코어마다 독립적으로 탑재되는 등 전반적인 구조가 대폭 변경되었다.
AMD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ZEN은 캐시 시스템 속도 향상과 프리패치 개선, 대역폭
호가장을 비롯해 알려진 바와 같이 인텔 하이퍼쓰레딩에 대응하는 멀티 쓰레드 기술, 정수와 부동 소숫점 스케줄러, 저장/
로드 큐 확장이 이뤄졌는데, 이를 통해 엑스카베이터 아키텍처 대비 40%의 IPC 향상을 이끌어 냈다.
현재 정보에 따르면 ZEN의 IPC는 대략 인텔 하스웰과 브로드웰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적절한 가격 책정이 뒷받침 된다면 HEDT 뿐 아니라 메인스트림(코어 i7/ i5/ i3 시리즈)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AMD가 ZEN 아키텍처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5월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ZEN 아키텍처
기반 서밋 릿지 CPU로 추정되는 다이 이미지가 실수로 공개된 적이 있는데, 당시 분석으로는 CMT와는 다르지만 4코어
기반 모듈 설계로 추정되었고, 이는 AMD의 ZEN 아키텍처 발표를 통해 확인되었다.
AMD에서는 ZEN 아키텍처에서 L3 캐시를 중심으로 4개의 코어가 연결된 구조를
CCX(CPU Complex)라 명명하였는데, L3 캐시의 용량은 총 8MB이지만 로우 오더 어드래스 인터리브 방식으로
4개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16way 연결로 각 코어가 모든 캐시에 대해 동일한 평균 레이턴시로 접근 가능하다.
한편, 이 때 공개된 다이샷은 ZEN 아키텍처의 기본 코어 구조 외에 메모리 컨트롤러와
FCH/ 사우스 브릿지로 추정되는 구조 외에 의문의 블록이 포착되었다.
하이퍼트랜스포트 대체, 새로운 인터커넥트 기술 GMI 사용?
ZEN 아키텍처는 엑스카베이터 아키텍처 대비 40%의 성능 향상이 예고된 만큼 현재 FX
CPU에 쓰이는 하이퍼트랜스포트보다 고성능 인터커넥트 기술인 GMI가 사용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온적 있는데, 지난 5월
유출된 다이샷에 정체불명의 구조가 바로 GMI를 위한 구조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현재 쓰이고 있는 하이퍼트랜스포트 3.1은 51.2GB/s의 대역폭을 제공하지만 GMI는
그 두 배에 달하는 100GB/s(4개 링크 연결시)에 달하는 대역폭 구현이 가능하며, 이는 특히 이기종 컴퓨팅을 강조하고
있는 AMD의 정책상 ZEN 아키텍처 기반의 APU인 레이븐 릿지쪽에서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참고로 위 다이어그램에서는 APU에 HBM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는 비용 문제로 등장하기 어렵겠지만 PS4나 엑스박스 원에 들어간 것과 같은 주문형 커스텀 칩이나 엔터프라이즈
계열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서버용 ZEN APU, 보안 위한 암호작업 전담 ARM 코프로세서 탑재
가장 최근에 전해진 소식을 보면, AMD는 ZEN 아키텍처에 암호화 작업을 전담할 ARM
Cortex-A5 코프로세서를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프로세서는 128bit AES 알고리즘 기반으로
SHA(Secure Hash Algorithm) 작업과 메모리(SME, Secure Memory Encryption) 및
가상화(SEV, Secure Encrypted Virtualization) 보안을 지원한다.
주주총회서 등장했던 ZEN 다이샷과 달리 GPU로 추정되는 블록이 존재하는 점, 씨에틀로 알려진 ARM 기반 서버용
옵테론 CPU를 선보인데다 'Project Skybridge'라는 이름으로 x86과 ARM CPU의 통합을 계획했던 AMD의 전력을 감안하면,
암호화 전담 코프로세서가 탑재된 ZEN 계열 제품은 개인용 제품이 아닌 서버용 APU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이들 APU가 프로젝트 스카이브릿지의 연장선에서 계획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아직 단정하기 어려운 ZEN 성능
사실 이런 저런 개선 사항도 중요하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AMD에서 블랜더 데모를 통해 코어 i7 6900K보다 ZEN이 빠르다고 공개했지만,
경쟁 제품을 뛰어넘는다고 자신만만하던 불도저, 최근에는 지포스 GTX 1080의 성능을 뛰어넘는다고 자랑한 라데온 RX
480의 크로스파이어 등의 전례를 감안하면 완전히 수긍하긴 어렵다.
참고로 일반 사용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게임 성능에서 8코어 16쓰레드 엔지니어링
샘플 모델(2.8GHz@3.2GHz)의 성능이, 4코어 모델(i5 4670K 3.4GHz@3.8GHz)과 4코어 8쓰레드
모델(i7 4790 3.6GHz@4.0GHz)의 사이에 위치한 것을 감안하면 썩 만족스럽다고 보긴 어렵다.
단지, 테스트 게임의 특성과 테스트에 쓰인 제품이 엔지니어링 샘플, 즉 개발 단계에 있는
제품임을 감안하면 실제 성능은 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AMD의 블랜더 데모처럼 인텔 HEDT CPU와 동급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AM4 소켓으로 대동단결, 플랫폼 대대적 개선
AMD 7세대 브리스톨 릿지와 ZEN 아키텍처 기반 서밋 릿지, 레이븐 릿지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앞선 기사에서 확인했듯 CPU와 APU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AM4 소켓과
DDR4 메모리, SATA Express, NVMe, USB 3.1 등의 최신 인터페이스 규격을 단순히 CPU/ APU
성능 향상 뿐 아니라 시스템 활용폭도 넓혀주었다.
현재 ZEN에 대응하기 위한 X370 칩셋의 스펙 관련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지만,
브리스톨 릿지와 함께 출시된 B350/ A320 칩셋을 기반으로 일부 기능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선 외신에
따르면 PCIe 3.0 x16 2ea 멀티 GPU 기술(CrossFire/ SLI) 지원이 예정되어 있다.
멀티 GPU 기술에 사용되는 PCIe Lane이 X370 칩셋서 기원하는지, ZEN 기반
CPU/ APU 기반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현재 트랜드를 감안하면 CPU/ APU의 PCIe Lane 기반일 가능성이
높으며, B350/ A320 칩셋 자체의 PCIe Lane이 2.0 버전이었던 것과 달리 3.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예상된다.
ZEN, AMD와 PC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 기대
AMD FX CPU는 2012년 파일드라이버 아키텍처 기반의 비쉐라 시리즈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데, 간간히 저전력 모델이나 5GHz 클럭의 FX 9590 같은 특수 모델이 선보이기는 했지만 개선된 스팀롤러와
엑스카베이터 아키텍처는 카베리/ 카리조/ 브리스톨 릿지 등의 APU에만 적용하면서 FX 시리즈는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듯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이런 가운데 한 인텔 관계자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MD의 상황을 들어 성능 향상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다는, AMD와 소비자 모두 속 터지는 폭탄 발언을 터트렸는데, 7세대 APU 브리스톨 릿지를 통해
AM4 플랫폼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간간히 들리는 성능 관련 소식은 보수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침체된 PC 시장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릴 수 없다.
그동안 메인스트림 라인업에 쿼드코어를 고집하던 인텔이 뜬금없이 6코어 CPU 커피레이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은, 최소 쿼드 코어 단위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ZEN을 의식한 조치라 보는 것은
기자의 지나친 확대 해석일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AMD가 명운을 걸고 준비했으며, 소비자에게는 정체된
PC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ZEN은 그동안 AMD CPU의 고질병인 소비전력과 발열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던 제조 공정도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겠지만) 경쟁사와 동일한 14nm 기반으로 제조되어
순수한 기술 경쟁 양상에 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