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오픈 AI 생태계의 대표적인 개발 플랫폼인 허깅 페이스(Hugging Face)를 약 129억3천만 달러에 인수한다.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양사는 9월 2일 인수를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금액 가운데 약 119억 달러는 허깅 페이스 주주들에게 지급되며, 엔비디아에 합류하는 허깅 페이스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약 10억 달러 규모의 주식 기반 리텐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허깅 페이스는 AI 모델과 데이터셋,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자가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현재 1,800만 명 이상의 개발자와 연구자, 크리에이터가 이용하고 있다. 플랫폼에는 300만 개 이상의 모델과 50만 개 이상의 데이터셋, 100만 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돼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기업도 20만 곳 이상에 달한다.
인수 절차는 규제 당국의 승인 등 일반적인 거래 종결 조건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며, 엔비디아가 허깅 페이스에 약 129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배경에는 AI 반도체를 넘어 AI 개발 생태계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이미 허깅 페이스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현재 허깅 페이스에서 가장 많은 오픈 모델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이며, 500개 이상의 모델과 250개 이상의 오픈 데이터셋을 공개해 왔다. 이번 인수로 이러한 협력 관계를 플랫폼 자체로 확대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허깅 페이스를 인수하면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부분은 플랫폼의 중립성이다.
허깅 페이스는 엔비디아 GPU뿐 아니라 AMD와 인텔 가속기를 비롯해 다양한 하드웨어와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GPU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엔비디아가 플랫폼의 소유주가 되면서 향후 자사 하드웨어 중심으로 운영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엔비디아는 허깅 페이스를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체 AI 생태계를 위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개발자는 인수 이후에도 원하는 AI 모델과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및 추론 서비스 제공 업체, 컴퓨팅 플랫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허깅 페이스에서 모델을 개발하거나 배포할 때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오픈소스와 오픈 웨이트 모델 지원도 유지하며 멀티 클라우드와 멀티 가속기 환경 역시 계속 지원한다. 이에 따라 AMD와 인텔 등 경쟁 업체의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환경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허깅 페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따라서 당장 AMD나 인텔을 비롯한 경쟁 업체와 오픈소스 진영의 접근을 제한하는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엔비디아의 자본과 인프라가 투입되면 허깅 페이스 플랫폼의 규모와 기능이 확대되면서 오픈 모델 개발자들이 얻는 이점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대신 자사의 인프라와 엔지니어링 자원을 투입해 허깅 페이스의 플랫폼 규모를 확대하고 안정성과 보안, 모델 평가, 추론 및 배포 기능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플랫폼을 소유한 업체가 동시에 세계 최대 AI 가속기 공급 업체라는 점은 장기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으며, 이번 인수가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단순히 AMD나 인텔 하드웨어의 지원 여부보다는 앞으로 허깅 페이스가 플랫폼 중립성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