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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곱 시간 이십육 분 후에 독도에는 기축(己丑)년 첫 해가 떠오른다고 합니다.
기축년은 소의 해입니다. 어릴 때 외가에 놀러가 잠자리에서 할머니께 십이지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해 첫날 달리기 경기를 해서 뭇짐승 중 열두 마리를 신으로 만들어 준다는 옥황상제의 말에, 달리기에 자신이 없던 소는
다들 곤히 잠든 섣달 그믐에 별빛을 받으며 출발하여 우직하게 걸었답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옥황상제께서 사신다는
백옥루가 아침 햇빛 속에서 반짝이며 소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소의 머리에서 작고 검은 물체가 떨어지더니 재빠르게 백옥루로 들어가버렸답니다. 그 작고 검은 물체는 쥐였습니다.
소와 마찬가지로 달리기에 자신이 없던 쥐는, 소의 부지런함을 미리 알고 있던 터라, 섣달 그믐의 어둠을 틈타 소의 등에 숨어있었던
게지요. 그리곤 소의 부지런함을 이용해서 쉽게 첫 번째 신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밤새 먼 길을 걸었던 소는 그렇게 달려가는 쥐를 쫓아 뛰지 못했습니다. 단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뚜벅뚜벅 걸어
두 번째 신이 되었습니다.
이야기 끝에 할머니는 어떤 동물이 되고 싶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쥐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요. 그리고 할머니께 "할머니는?"하고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시곤 "소가 되고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는 할머니의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듦에 따라 그 의미를 깨달아 갑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남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 그것이 과연 지혜로운 것인가.
살아가면서 다른 이를 이용하기도 하고, 다른 이에게 이용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럴 수록 서로 멀어져 갔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소의 눈물'을 생각해 봅니다. 그때는 억울함의 눈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열두 신의 힘에 차이는 없습니다. 꼭 일등을 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소의 눈물'은 억울함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우직하게 걸어서 신이 되었다는 기쁨.
올해 보드나라 식구들 모두가 그런 눈물을 흘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추신>글을 적다보니 이제 여섯 시간 사십오 분 뒤에 첫해가 떠오르겠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나
정하셔서 꼭 이루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저는 건강입니다. 몇 년 동안 정신없이 살아오다 보니, 건강에 소홀했나 봅니다. 올해엔 건강에 신경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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