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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텍전자와 함께한 대만 여행 체험기
정호진 (비회원)
조회 :
1573 ,
2002/06/12 16: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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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각종 이벤트와는 거리가 먼 나였기에 유니텍 대만 computex 관람에도 큰기대를 걸지 않았다. 얼떨결에 응모하게 된것이 당첨으로 이어졌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내는 동안 대만으로 출발하는 날이 다가왔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다른 당첨자들과 함께 약간의 눈인사와 어색한 말투를 주고받은 후 2시간정도 걸려 타이페이 공항에 도착했다.
역시 듣던대로 더운날씨와 높은 습도 덕에 온몸이 끈적해지는걸 느꼈다.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2층버스를 타고 호텔에 짐을 푼 후 식사를 하러갔다. 대북(타이뻬이)시내를 잠시 둘러보면서 그리 세련되지 않은 건물들과 가로수, 고가위의 레일을 따라다니는 작은 전철, 평범한 옷차림의 행인들 그리고 대만인들의 교통수단인 도로를 가득 채운 수많은 오토바이와 약간은 얄궂은 듯한 날씨를 보면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가이드의 열띤 설명을 들으며 쑨원기념관을 둘러본 후 시내 한 가운데 자리잡은 장개석 총통을 기리는 중정기념관을 보게 되었는데 넓은 정원과 화려한 석조건물은 궁전을 연상케했다. 무엇보다도 시내을 바라보고 있는 커다란 장개석 조각상과 그 앞을 부동의 자세로 지키는 군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중정기념관의 장개석 조각상과 근무교대하는 군인들 ]
대만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절에서 관운장에게 소원도 빌고 진향 향내를 맡으며 야시장 거리를 지나 식사를 마친 후에야 호텔로 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는 서로에게 익숙해진 사람들, 그래도 첫날을 그냥 넘기기가 아쉬워 술자리를 가졌다. 몇 잔이 오가고 새벽이 반 정도 지났을때야 잠들 수 있었다.
[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는 용산사 ]
이튿날 아침, 전날의 유희(?)에 대한 후유증으로 아침을 겨우 먹고 나서 COMPUTEX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전시장은 모두 세개의 hall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시장이 서로 떨어져있고 각 홀마다 거미줄같은 통로사이에 부스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었기때문에 좀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다리품을 열심히 팔아야만 했다. 전시회 성격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컴퓨터 주요부품의 유명메이커사들의 부스가 가장 많은 볼 것을 제공하고 많은 관람객들을 유치했다. 전시장을 돌면서 특이하게 느꼈던 것은 블루투스와 모바일기기에 대한 전시가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규모에 비하면 아주 적은 편이긴 하지만 평소 무선통신과 PDA에 관심있던 나의 눈길을 잡기엔 충분했다. 언어소통이 쉽지않아 대부분 눈요기로 만족해야 했지만 나의 어색한 질문에 쉽고 느린 영어로 대답해주는 곳도 있었다.
전시관을 둘러고 나서 오후에 세계 4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힌다는 국립고궁 박물관을 들렀다. 전시품이 워낙 많아서 돌아보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 중 가이드가 중국역사와 함께 소개한 전시품들은 정말 진기한 것들이었다.
[ 세계 4대 박물관 중의 하나인 국립고궁 박물관 ]
그날 저녁 마침 우리나라와 폴란드의 경기가 있었기에 일정을 마치고 호텔숙소로 돌아온 후에는 모두다 꼼짝없이 호텔방에서 한국을 응원하느라 정신없었다. 대만에서도 월드컵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과 우리나라가 승전을 거두었다는 것이 너무도 좋았던 것 같다. 잠시 노곤함에
잠이 들었던 나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야시장으로 출발했다는 말을 듣고 아직 남아있던 다른 일행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야시장으로 향했다.
모두들 어제 잠시 지나왔던 야시장을 꼭 다시 들르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야시장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너무도 똑같았다.
평일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무척 많았다. 구경을 하면서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한류열풍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독특했던 것은 뱀과 내장 등으로 만든 기이한 음식들이었다. 그 외 작은 악세사리, 옷, 장난감 등은 우리나라와 참으로 비슷했다.
대만에서의 마지막날, 오전에 COMPUTEX 전시장을 다시 들렀다. 전날보다 전시장을 둘러볼 시간이 별로 없었으므로 분주하게 움직여야했다.
어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분을 살피기로 했다. MSI, SIS등 유명업체들의 전시부스를 돌아다니며 여러가지를 살피다가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베어본PC를 관심이 끌렸다. 이전의 파워맥 G4 cube을 떠올리게 되는 정육각형 모양의 일반적인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상당히 작은 크기와 높은 성능, 전혀 새로운 디자인을 가진 제품들도 있었다.
이날 마지막일정으로 MSI공장을 견학할 수 있었는데 메인보드의 실제 제작공정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공장 안내자의 설명을 잘 이해할 순 없었지만 눈으로 직접 보면서 하나하나의 과정을 살필 수 있었다. 기념품까지 제공해주었던 MSI 공장 안내자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으로 출발, 2박3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일정이 너무 빨리 지나간 탓에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첫 해외경험이었던 것만큼 상당히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같이 다녀왔던 이들과는 헤어졌지만 다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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