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긴글 하나! ^^;;
 최홍진
 조회 : 1761 , 2003/08/14 01:02
첫사랑..

저는 남중, 남고를 나왔습니다.거기에다..대학은 공대입니다.ㅡ_ㅜ

남녀 공학을 나온것은 유치원때와 초등학교입니다.

유치원때 옆집에 살던 여자아이와 같이 손을 꼭 잡고 유치원을 다녔지만 국민학교(저는 국민학교 마지막 졸업생입니다.^^)를 입학하고는 서로 모르는 척 하고 지냈습니다. 얼굴두 이뻤는데^^;

초등학교 4학년때 이사를 해서 초등학교 시절은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대학교 입학식 전 날..미팅 많이 하겠다는 생각으로 잠을 설치다 늦잠을 자버렸습니다..-0ㅡ 집앞에서부터 택시를 타고 들어간 대학교 정문..입학식장에 도착해서 뒤에 있었습니다.
입학식은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였고 각 과별로 모이게 됬습니다.

과별로 모여서 강의실로 들어가 설문지를 비슷한 것을 나누어주며 적으라고 나누어 주었습니다. 필기구를 안가저온 저는 옆사람에게 빌려달라고 보는 순간 그 사람이 여자였습니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느라 누가 와서 앉아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강의실에 사람들이 빽빽하더군요.
그녀는 제가 필기구가 없다는 것을 눈치채고 볼펜 하나를 빌려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던진 첫 마딥니다.

다음 날, 학교를 가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몇정거장 지나자 그녀가 타는게 보였습니다. 말을 걸까 말까 순간적인 망설임이 생겼습니다. 버스엔 사람이 많고..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녀를 불렀습니다. "저기요~!ㅡ0-" 이름을 몰라서..순간 쪽팔렸습니다. 그녀가 처다보자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기 앉으세요." 라고 말하며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고 앉았습니다.
주위 눈초리가 이상합니다. 젝일..그냥 조용히 가는건데..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버스안에서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학교에 갔습니다.
반에서 번호순으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나 27살인데 아줌마 취급하면 죽어~!" 이건 또 무슨소리야..하면서 처다보았습니다.
점심시간..밥먹기는 귀찮고..뒷자리에서 조용히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서로의 대학 분위기에 대해서..
"저기 이거좀 먹어요" 전화통화에 빠져있던 나는 그 소리를 못들었습니다. "저기 이거좀 먹어요" 그제서야 소리나는 쪽을 처다보았고 6명이 나를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끊을께 이따가 다시 전화할께" 나는 그쪽으로 가서 이것저것 얘기를 하였습니다.
나중에 2명이 더 같이 얘기를 해서 오리새끼파가 만들어졌습니다.

오리새끼파에는 나와 같은동네에 사는 사람이 2명 더 있었습니다. 27살 누나와 저와 동갑인 그녀..그래서 같이 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했죠. 문자로 버스 번호판적어서 그 버스를 타는 식으로..
오리새끼파가 결성된 날부터 일주일간 신나게 놀았습니다. 우리쪽에 과에 들어온 여자 4명이 다 들어오니..다른 파들에 시샘을 많이 받았습니다. 시샘이 아니라..갈굼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오리파들끼리 주말마다 여행도 다니고 학교 끝나면 술마시러 다니고 영화보거나 놀이동산을 다녔습니다. 3월달이 빠르게 지나가더군요.

저는 저와 같은 동갑인 그녀와 같이 운전면허시험 준비를 하였습니다. 저는 70점으로 겨우 필기 합격, 그녀는 불합격..
강서 면허시험장을 나오면서 그녀가 울었습니다. 당황스러워서 그녀를 달래주었습니다. 그녀는 술마시러 가자구 해서 술을 마시러 갔습니다. "네가 붙을때 까지 계속 면허시험장 와줄께.."

학교 끝나고 오리새끼파들과 헤어지고 그녀와 나는 단 둘만의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같이 미니기기(MD, CDP)를 사러 다니고..제 마음속에는 사귀자고 말해야지..라는 생각만 가득할 뿐 그 말을 못했습니다.

4월이 오고..오리새끼파들과 여행을 떠났습니다. 민박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진실게임을 하였습니다. 그때 형, 누나들은(저희 둘만 빼고 형과 누나들뿐이었습니다.)그녀를 향한 마음을 눈치 채고 도와주려 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있어?" "연상이야? 연하야?" "그사람 어디가 좋아?"...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오리새끼파중에서 가장 친한 형이(지금도 친하지만)"고백할 자신 있어?" "대답..안해도 되죠?" 저는 소주 한병을 원샷했습니다. 나중에 그 일을 회상하며 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한새끼. 그 상황에서 술을 더 마시냐" 패스한 질문이 꽤 많아서..술을 엄청 마셨습니다. 더 놀란것은 다음날 일어나서 별 문제없이 잘 놀았다는것..

고백하리라 마음 먹고..제일 친한 친구에서 그녀를 소개시켜줬습니다. "능력있다. 잘해봐라" 친구가 화장실에서 이렇게 말하고 등을 두드렸습니다.

일주일 뒤, 그녀가 다시 면허 필기시험을 보는 날..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강서 면허시험장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또 떨어지고..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영화를 보자고 했습니다. 집으로 영화표를 예매하고 피자를 먹는데 친구가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해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같이 합석한 친구..약속 바람맞아서 집에가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 친구도 영화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3일뒤..그녀에게 고백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전화벨이 울리고 친한 친구가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소주 한병, 두병, 세병, 네병째..그 친구가 말했습니다. "나 여자친구 생겼는데~ 그게 니가 좋아하는 애야~ 제정신으로는 말 못하겠어서 이렇게 술먹어야 말한다" 저는 말짱한 정신으로 그 소릴 들었습니다. "언제?" "토요일에 헤어지고 나서..나 밉지?"

퍽~!

저는 한대 치구 그냥 호프집을 나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께 사정을 말하니 아무 말 없이 용돈을 듬뿍 주셨습니다. 여행이나 다녀오라고..
3일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만의 여행을 다녀온 후 머리를 자르고..
그녀와 그놈을 불렀습니다. 그 놈에게 소주 한병을 맥주 500CC잔에 따라 주면서 마시라 했습니다. 순수히 다 먹는것을 보고 "너에게 따라주는 마지막 술잔이다. 이제 그만 만나자 하고선 나왔습니다. 그 날 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도 너 좋아했는데 왜 먼저 말을 못했어? 좋아한다면 좋아 한다고 말을 하지 왜 못했어" 그녀가 울면서 이런말을 했습니다. 저는 듣고만 있다가 "나 예전엔 너 좋아했었는데 이제 싫어. 그리고 학교생활은 그냥 평소대로만 하자. 귀찮아 질만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지? 너도? 그렇게 알고 끊는다"

5월22일..면허를 땄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차를 사주셨습니다. 렉스턴..차를 7월경인가? 특소세 오르고 받았습니다. 대신 2003년형으로..

2학기 학교 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A+부터 F까지 골고루 있는 학점..2학기가 끝나갈때 쯤 집으로 가려고 차에 타는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나 헤어졌어" 못들은척..시동을 걸고 평소대로 예열을 하였습니다. 음악을 크게 틀고..백미러로 보니 그녀는 그 자리에 계속 서있더군요. 전화를 걸어 "차에 타.."한마디 하고 끊었습니다. 집에 오는 동안 서로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헤어질때 잘가..라는 말 빼고..

친구와 헤어진지 이제 1년 4개월이 다되가네요..
그리고 그녀와 저는..학교에서 평소대로 말하고 행동하였지만 형과 누나들이 눈치를 채기 시작해서 따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올해 부터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 편이죠..
글을 쓰면서..하나하나 기억이 나네요..

어리석고 바보같은 저의 첫사랑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길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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