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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8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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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펜티엄 4 CPU, 헷갈려 못사겠네∼!
강력한 펜티엄 4 마케팅
이 기사는 PC 사랑 (으)로부터 제공받아 서비스됩니다.
글 : 고호석 (PC사랑 기자)
08/14, 2001
***기술의 발전인가, 한계인가? 펜티엄 4에 대한 평가
지금 CPU 시장에서는 한 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텔과 AMD의 맞대결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정확히 짚어보면 펜티엄 III와 펜티엄 4가 펼치는 집안 싸움이다. 우리나라 PC 시장의 심장인 용산전자상가 안에서도 빅3라 불리는 C, I, IT社 등 세 곳의 담당자들에게 어떤 CPU가 잘 나가느냐 물었더니 두 곳은 적어도 80%, 심한 곳은 인텔이 90% 이상이 인텔이라고 답한다. 이 정도면 말 다했다.
인텔코리아는 펜티엄 4 프로세서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재미있는 광고를 내보냈다.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의 첨단 상품들이 펜티엄 III를 배반하고 펜티엄 4 장군에게 새로운 충성을 맹세한다는 내용이다. 이 광고에서 펜티엄 III 장군은 "이제 나에게 디지털 세상을 이끌 힘은 없단 말인가!"라는 통탄의 말을 남기고 마지막을 장식한다. 펜티엄 III 대신 펜티엄 4를 본격적으로 밀겠다는 인텔의 뜻이 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텔은 좀 더 심한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 값 정책이 어리둥절하다. 7월 23일을 기준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실제 팔리는 값을 비교하면 펜티엄 III 1GHz가 27만원, 펜티엄 4 1.4GHz는 26만8천원이다. 인텔이 우리에게 싼 게 비지떡이 아닐 수도 있다 라는 교훈을 알려주고 싶어서였을까?
그것도 성에 차지 않는지 인텔코리아는 지난 7월 18일 용산전자상가에서 꽝 없는 경품 추첨 행사를 벌였다. 펜티엄 4 프로세서를 사기만 하면 PC카메라, 핸드폰 핸즈프리, 시계 등의 선물을 뿌렸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매장 직원의 입김이 강하게 먹혀든다. 이것을 인텔도 잘 알고 있는지 펜티엄 4 프로세서를 가장 많이 판 매장에게 선물 보따리를 챙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펜티엄 III는? 국물도 없었다.
***우리는 인텔이 거짓말했던 것을 알고 있다
인텔이 펜티엄 III 생산을 그만둔 상태이고, 경쟁 회사인 AMD를 견제하겠다는 뜻이라면 인텔의 마케팅 전략에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다. 하지만 버젓이 잘 만들어 팔고 있는 펜티엄 III가 있는데도 심하다 싶을 정도의 홍보 전략은 왠지 이상하다. 이 정도면 인텔이 펜티엄 4를 사달라고 애원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텔이 새 CPU를 내놓고 새 시장을 만들고 나면, 이전 소비자는 나 몰라라 한다는 것은 이미 소문나 있다. 억울하면 또 업그레이드하라는 식으로 시장 넓히기에만 골몰한다. 인텔의 막가파식(?) 행동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텔은 펜티엄 MMX를 끝으로 더 이상 소켓 7 방식의 CPU를 선보이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펜티엄 II를 내놓았다. 펜티엄 II에는 싱글 에지 컨텍트(single edge contact) 카트리지 기술을 이용했다. 이것은 부품을 기판 위에 얹은 뒤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든 카트리지로 완전히 감싸는 것이다. 덕분에 펜티엄 II는 CPU를 구성하는 공간이 넉넉해지는 이점이 생기게 되었다. 인텔은 이 장점을 적극 활용해 512KB의 l2캐시를 더 넣어 아주 빠른 속도를 내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덩달아 덩치가 커져버리는 우스꽝스런 모습이 되어버렸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 과거로 돌아가 "이것이 미래의 CPU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모두 웃을지 모를 정도였다. 누구나 크기는 작고 성능은 더 뛰어나게 만드는 것을 첨단 기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롯 1은 기술이 모자라 만든 궁여지책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제 소켓 CPU는 끝났습니다. 슬롯 방식이 디지털 시대를 주도할 것입니다"라고 떵떵거리던 위세는 어디로 숨었는지 인텔은 어느 날 갑자기 슬롯 1 방식이 아닌 소켓 370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CPU를 내놓았다. 셀러론 300AMHz가 그 주인공이다.
소켓 370은 소켓 7과 겉모습이 닮았다. 하지만 소켓 7보다 핀이 한 줄 더 늘어 데이터 처리 능력이 좋아졌다. 인텔이 첨단 기술이라고 자랑하던 슬롯 방식이 다시 소켓으로 돌아간 이유는 단순하다. 제조 기술이 좋아지면서 L2 캐시가 CPU 코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서다. 때문에 더 이상 추가 공간이 필요없게 된 것이다. 슬롯 1이 기술의 발전 이 아닌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어난 기형아였다는 것을 인텔 스스로가 증명한 셈이다.
초기의 셀러론 CPU는 슬롯 1 방식이었지만, 요즘 나오는 것들은 모두 소켓 370으로 바뀌었다.
소켓 모양의 CPU가 슬롯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소켓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 흥분할 것까지는 없다. 문제는 CPU 모양이 자꾸 바뀌는 통에 그에 맞춰 멀쩡하게 잘 쓰고 있는 메인보드 마저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켓 메인보드에는 슬롯 1 CPU를 아예 꽂을 수 없고, 슬롯 1 메인보드에 소켓 CPU를 달려고 하면 라이저카드라는 것을 써야 한다. 라이저카드는 소켓 방식의 CPU를 슬롯 1에 꽂을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어댑터다.
웃지 못할 일은 인텔이 "우리는 라이저카드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 따라서 라이저카드를 쓰면 CPU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모르는 일이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인텔이 뭐라고 떠들든지 새로운 라이저카드만 있으면 잘 쓰고 있는 슬롯 1 메인보드를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버렸다.
***뭐야! 캐시가 반으로 줄었잖아
L2 캐시를 꽂을 공간이 모자라 128KB밖에는 달지 못했던 소켓 370 셀러론과, 우람한 덩치를 자랑하지만 공간이 넉넉해 512KB의 L2 캐시를 달았던 펜티엄 III가 공존하던 시절은 한동안 이어졌다. 라이저카드라는 인텔이 인정하지도 않는 기형적인 어댑터를 써 가면서 말이다.
그러는 가운데 코드명 코퍼마인(Coppermine)이라 부르는 펜티엄 III 500EMHz가 종전의 펜티엄 III 500MHz보다 싼값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것도 소켓으로 바뀌어서 말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생산 공정이 0,25미크론(micron, 100만분의 1미터)에서 0.18미크론으로 생산 공정이 정밀해졌기 때문이다.
코퍼마인의 등장과 함께 펜티엄 III의 겉모습이 완전히 바뀌자, 소켓 방식의 CPU를 코퍼마인 이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코퍼마인은 코드명이다. 코드명이란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정식 이름이 정해지기 전까지 개발자끼리 부르는 임시 이름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기 전에 똘똘이 이쁜이 등 부르기 쉬운 호칭으로 대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아이에게 이순신 이란 이름이 생긴 다음부터는 똘똘이 이쁜이 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인텔사의 CPU도 정식 이름이 붙은 다음부터는 코드네임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코퍼마인의 정식 이름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0.18미크론 공정으로 만든 CPU는 펜티엄 III 뒤에 영문자 E를 더하면 된다. 인텔은 또 코퍼마인 0.18미크론 펜티엄 III 등장과 함께 시스템 버스 속도(FSB, front side bus)가 133MHz로 작동하는 제품도 선보였다. 이런 것들은 CPU는 뒤에 B를 덧붙인다. 예를 들어, 600MHz의 클럭 속도를 내는 펜티엄 III가 0.18마이크론 공정으로 만들었고 작동 속도가 133MHz인 것의 이름은 펜티엄 III 600EBMHz가 된다.
0.18미크론 펜티엄 III는 굉장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었다. 바로 L2 캐시 용량이다. 펜티엄 II나 0.25미크론 펜티엄 III는 L2 캐시가 512KB였다. 그런데 소켓으로 만든 0.18미크론 펜티엄 III는 L2 캐시가 265KB로 줄어버렸다. 그 이유 또한 간단하다. 한마디로 512KB까지 집어넣을 기술이 모자라서다. 그 증거는 최근에 인텔이 내놓은 0.13미크론 펜티엄 III가 말해 주고 있다. 제조 기술이 0.18에서 0.13미크론으로 또 한번 발전하면서 256KB밖에 집어넣지 못하던 L2 캐시가 512KB로 늘어났다. 이제야 본전을 찾은 셈이다.
***누군가 우리를 속이려 한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한 번 골탕 먹는다. 바로 0.13미크론 펜티엄 III 때문이다. L2 캐시가 256KB에서 512KB로 늘어난 만큼 성능 역시 놀라울 만큼 좋아졌다. 하지만 억울하게도 이 새로운 프로세서는 지금까지 나와있는 메인보드에 꽂아 쓰지 못한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모습이 소켓에서 다시 슬롯으로 바뀌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다행히 그렇지 않다. 새로운 펜티엄 III도 소켓 방식이다. 그런데 왜 쓰지 못한다는 걸까. 작동 전압이 달라서다. 종전 펜티엄 III는 1.75V에를 썼지만 0.13미크론 펜티엄 III는 1.45V로 낮아졌다. 멋모르고 꽂았다가는 높은 전압 때문에 타버린다. 종전처럼 1.75V로 만들면 좋았을 것을 굳이 1.45V로 낮췄을까? 작동 전압을 낮추면 열이 적게 나고, 노트북 PC처럼 배터리를 이용하는 제품은 이용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강점이 생겨서다.
문제가 단지 0.3V의 전압 차이하면 문제라고 할 것도 없다. 이 정도를 고쳐내는 것은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에게 일도 아니다. 그래서 수많은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은 이미 0.13미크론 펜티엄 III를 꽂아 쓸 수 있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런데 인텔이 또 말썽이다. 펜티엄 4를 팔고 싶어 안달이 난 인텔은 신기술로 똘똘 뭉친, 게다가 성능까지 크게 좋아진 0.13미크론 펜티엄 III를 팔지 않겠단다. 그 이유라도 그럴싸하면 좋을 텐데, 단지 데스크탑 PC를 겨냥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인텔은 모바일 PC나 서버용 컴퓨터 시장에만 팔겠다고 배짱이다. 비싼 RD램을 쓰지 않아도 되는, 10만원이나 더 주고 850 칩셋 메인보드를 사지 않아도 되는, 게다가 비슷한 클럭의 펜티엄 4보다 더 빠른, 이처럼 장점만 이야기하기에도 숨이 찬 새 펜티엄 III 프로세서가 펜티엄 4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릴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인텔의 말대로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 0.13미크론 CPU를 구경할 수 없을지 그렇지 않을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인텔코리아의 마케팅 담당 이사는 "인텔은 공식적으로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에게 PC용 메인보드 개발 목적으로 0.13미크론 펜티엄 III를 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이 정말이라면 떡 줄 인텔은 생각지도 않는데,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은 김칫국만 마신 꼴이다.
0.13미크론 펜티엄 III를 메인보드 업체들에게 PC용으로 준 일도 없고, 팔 생각도 없다는 인텔과 새 CPU에 딱 맞춘 메인보드를 내놓은 제조회사, 도대체 누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 다시 커져버린 펜티엄 4
자, 이제 펜티엄 4 이야기로 돌아가자. 지금의 펜티엄 4는 과거의 펜티엄 II 못지 않을 만큼 굉장히 희한하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크기는 작고 성능은 더 뛰어나게 만드는 것이 첨단 기술 이라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을 또 저지른 것이다.
펜티엄 II일 때는 더 많은 L2 캐시를 넣기 위해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펜티엄 4는 펜티엄 III보다 L2 캐시가 더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닌데도 커져버렸다. 사실 조금 커져도 상관없다. CPU를 들고 다닐 일은 없으니까 크다고 불편할 것은 없고, 또 펜티엄 II의 어마어마한 덩치에 견주면 우습다. CPU에 달린 핀의 개수가 펜티엄 III의 370개보다 많은 423개로 늘어났으니까 하고 봐주면 그만이다. 더구나 종전 모델보다 덩치가 커진 CPU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니어서 신기하지도 않다.
그러나, 인텔 덕분에 또 한 번 홍역을 치를 일이 남았다. 인텔이 올해 연말에 선보인다는 새로운 펜티엄 4 CPU는 0.13미크론 공정으로 생산한다. 지금 시장에 풀린 펜티엄 4는 0.18미크론 공정으로 만든다. 펜티엄 III가 0.13미크론 공정으로 만들면서 512KB의 L2 캐시를 되찾았는데, 한 수 위인 펜티엄 4가 256KB라는 것은 우습다. 0.13미크론 펜티엄 4 역시 L2 캐시가 512KB로 늘어날 것은 뻔하다.
L2 캐시가 늘어나는 일은 반가운 것이니까 일단 넘어가자. 웃기는 것은 핀의 수가 478개로 더 많아진다는 데에 있다. 핀의 개수가 달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현재 가장 빠른 CPU는 펜티엄 4 1.7GHz다. 이것보다 1GHz쯤 더 빨라진 펜티엄 4 2.7GHz가 나오면 뭐할 것이고, 3.7GHz를 내놓으면 어쩔 것인가... 어차피 꽂아 쓰지도 못할 텐데 말이다. 결국 새 펜티엄 4를 쓰려면 비싸게 산 펜티엄 4 메인보드를 내다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먹은 경험은 작년에도 있었다
메인보드 이야기가 나오니까 얼굴 붉힐 만한 쓰라린 추억(?)이 되살아난다. 작년 5월 인텔은 i820 칩셋을 꽂은 메인보드 중에서 MTH(memory translator hub)를 이용한 제품을 몽땅 거두어 들였다. 그 대신 MTH가 없는 새로운 i820 메인보드나 돈으로 환불했다. 문제가 되었던 MTH는 과연 무엇인가?
인텔은 i820 칩셋을 만들면서 SD램 대신 램버스사와 손잡고 RD램을 선택했다. SD램이 고작 100MHz나 133MHz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은 것에 비해, RD램은 800MHz의 엄청난 속도를 지니고 있어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한 방에 날려 줄 빛이요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주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RD램은 수율이 낮고 값이 비싸 상용화하는 데 문제점이 있었다. 인텔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에 속아주는 것도 한 두 번이지 i820 메인보드 내놓는다고 말 꺼내놓은 것이 언제인데 무턱대고 기다려 줄 수는 없었다.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비아사가 만든 694칩셋에 눈길을 돌려버렸다.
뜨끔해진 인텔은 RD램을 포기하고 SD램과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부품을 만들어 냈다. 그것이 바로 MTH다. 급한 불 끄겠다고 억지로 만들어낸 MTH가 제대로라면 그것이 더 이상하다. 기대했던 대로(?) MTH는 문제 투성이였고, 때문에 인텔은 리콜 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
미안했던지 인텔은 엄청나게 비싼 128MB짜리 RD램을 하나씩 덤으로 줬다. 문제는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i820 칩셋 덕분에 뜨거운 맛을 보았던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은 더 이상 새로운 제품을 만들지 않았다. 인텔이 공식적으로 i820 칩셋을 포기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소비자다.
당시, 슬롯 1 방식의 CPU가 시장을 이끌었지만, 인텔이 새로 선보인 펜티엄 III와 펜티엄 4 CPU는 모두 소켓 형태로 바뀌는 바람에 잘 쓰던 메인보드에는 꽂아 쓸 수가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라이저카드는 인텔이 인정하는 방법이 아닐뿐더러, 설령 쓴다 하더라도 메인보드 제조회사들이 i820용 제품의 새로운 바이오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지 않아 요즘 나오는 빠른 속도의 CPU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인텔 펜티엄 4, 미워도 다시 한 번?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인텔 펜티엄 4는 성능만 놓고 따졌을 때 매력적이다. 또한 인텔은 전세계 CPU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여러 소프트웨어 제조회사들 역시 펜티엄 4를 기준으로 삼아 그에 어울리도록 개발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이게 될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연말에 선보인다는 0.13미크론 펜티엄 4가 왠지 마음에 걸린다. 지금 펜티엄 4 메인보드를 사면 결국 새로운 프로세서가 나왔을 때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미운 짓을 알고도 인텔만 고집한다면 펜티엄 III냐 펜티엄 4냐는 것만 있고, 이왕이면 펜티엄 4를 고르는 것이 낫다. 펜티엄 4 1.4GHz를 예로 들면, CPU 값만 놓고 보았을 때 펜티엄 III 1GHz보다 싸다. 나중에 중고로 팔려고 하더라도 펜티엄 III보다는 더 받을 수 있다. 그리고 0.13미크로 펜티엄 4가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CPU가 나온다고 해서 당장 살 사람은 드물 것이다. 펜티엄 4 1.4GHz도 처음 나왔을 때는 80만원이 넘었다.
결국 0.13미크론 펜티엄 4가 값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려면 적어도 내년 이 맘 때까지는 버텨야 할 것 같다. 그 때라면 메인보드 역시 갖가지 신기술이 들어 갈 것이고 어찌되었든 지금의 메인보드를 그 때까지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인텔은 우리에게 펜티엄 4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그것도 값을 아주 싸게 내놓고 말이다. 이 응석을 또 받아줄지, AMD나 사이릭스로 눈길을 돌릴지는 이용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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