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해 아주 차가운 담임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우리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우리를 바라봐주시지 않고 늘 선생님의 일만 바라보시던 분이었으니까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때론 엄마 아빠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 혼자 울다 지쳐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을 때도 선생님은 늘 퇴근하셔야 한다며, 우는 저를 두고 집으로 가버리셨습니다.
당연히 전 선생님이 절 사랑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라고 늘 제게 관심 없는 선생님을 두고 그렇게 말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결국 너무 힘들어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와 "절 찾지 말아주세요" 라고 담임선생님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집에는 한 장의 쪽지를 남겨두었습니다, 그리고는 큰 저수지 앞에 홀로 서 있었습니다.
엄마의 전화도, 아빠의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늘 너무 차갑던 담임선생님의 번호를 보고는 받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선생님 전화 받아줘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너무 다행이다~" 계속 우시면서도 전화를 끊기라도 할까봐 제게 뭐라 계속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제게 "듣고 있는 거 맞지? 그동안 선생님이랑 무지 통화하고 싶었나보구나?" 이렇게 농담까지 하시면서 말이죠.
결국, 전 학교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절 보자마자 화를 내셨고, 전 그날 아주 많이 혼났습니다.
하지만 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무서운 선생님의 얼굴은 아직 사랑을 주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 생긴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위한 것이란 걸요.
그리고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지만 그것도 분명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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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요란스레 드러나지 않는 사랑도 분명 존재합니다. 눈에 확연하게 보이진 않아도 그 마음 물빛처럼 은은하게 나타나는 깊디깊은 사랑도 있습니다.
- 그 사랑, 보이지 않아 더 그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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