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4월 출시된 8600시리즈가 이끈 엔비디아 전선이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지포스 8800GT가 성능으로 라데온 HD3850을 가볍게 누르고 있음에도 제품을 선택하는 유저들이 HD3850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반칙에 가까운 AMD의 하이엔드(Enthusiast)급 모델 HD8350의 미드레인지 강등이다.
어떤 그래픽 카드 수입사에 가서 물어봐도 꾸준히,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몇몇 칩셋 제품군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이런 제품들을 한데 묶어 '메인스트림(Mainstream)' 시장으로 구분짓는다. 특히 국내 수입사들은 어떤 그래픽 칩셋이 메인스트림 시장을 형성하는가에 지대한 관심을 쏟아 붓는데, 이 메인스트림 시장이 주로 10만원 중-후반 가격대의 중급형 라인인 '미드레인지(Mid-Range)' 제품군에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 중급형 라인이라고는 하지만, 2007년도 미드레인지 시장은 보급형에 가까운 라인업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8600의 스펙은 8500과 닮았으면 닮았지 8800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은 AMD(ATi)도 매한가지였다. AMD가 엔비디아에 비해 확실히 로우, 미들, 하이의 구분이 확실한 편이긴 했지만, 깊게 파고들면 다를 게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AMD가 꺼낸 비장의 카드 HD3850이 판을 얼마나 키운 것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하이엔드 급 그래픽 카드이지만, 가격은 미드레인지 수준인 HD3850 때문에 그래픽 카드 시장의 주도권이 AMD로 기울어져, 바야흐로 2007 하반기에서 2008년 1사분기 동안 엔비디아 제품만 수입하는 회사는 상당히 속을 태웠을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도 넋 놓고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8800GT가 HD3870을 완패시키며 명실공히 하이엔드 제품군의 왕좌를 더욱 굳건히 지키는 것과 동시에, 오는 2월 21일 HD3850을 메인스트림 왕좌에서 끌어내릴 미드레인지급 그래픽 카드 지포스 9600GT를 정식으로 발표하였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대응한 곳은 엔비디아의 파트너 중 하나인 '포사(FORSA)' 제품을 수입하는 대산아이티. 소비자 중심적인 생각으로 가격은 물론 성능도 뛰어난 9600GT를 하루 빨리 알리기 위해 21일 9시를 기해 NDA가 풀림과 동시에 일개 소비자인 필자에게 직접 연락, 자신 있게 자사 제품의 솔직한 소개를 요청해 지금 FORSA에서 선보인 9600GT 캡틴 제품을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려드린다.
△ 레퍼런스 구성을 충실히 따른 포사 9600GT 캡틴
포사 9600GT 캡틴은 타사 제품들과는 달리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설계를 충실히 따른 구조를 보여준다. 이미 대형 웹진 등에 미리 제품을 맡긴 R사 제품과 같은 경우, 해외 Palit社의 비레퍼런스 제품에 전문 회사의 자체 설계 쿨러를 장착한 제품이다.
Palit社 제품의 경우 국내 R사나 E사, A사 등이 동시에 같은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참고 : 아크로팬 특집, 그래픽카드, 똑바로 알고 사자!) 비레퍼런스 제품은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설계한 기판을 채용한 제품을 뜻하는 것으로, 주된 이유는 가격 절감을 위한 구조 변경이 주를 이룬다.
즉 레퍼런스 기판을 사용한 포사 9600GT 캡틴 제품과 Palit社 자체 설계 제품과는 품질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아쉽게도 당장 구성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기판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으니 잠시 후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하고, 먼저 국내 시장의 특성상 포사 9600GT 캡틴의 가장 평범한 점이지만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도 있는 레퍼런스 쿨러의 외형부터 순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 대구경 블로우 팬을 장착해 넓은 범위의 발열을 커버한다.
레퍼런스 쿨러의 팬은 8800GT의 레퍼런스 쿨러와 거의 동일한 크기의 대구경 블로우 팬의 형태를 띄고 있다. 8800GT 레퍼런스 팬의 소음이 쿨러 전문 회사들의 자체 설계 쿨러의 팬 소음에 버금가거나 더 뛰어난 수준의 정숙성을 보여준 점으로 미루어 보아서 상당히 기대되는 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최근 엔비디아에서 미리 설계해주는 레퍼런스 쿨러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잘만(ZALMAN)이나 에이팩(APACK) 같은 쟁쟁한 쿨러 제조회사가 자리잡고 있는 국내 시장의 특성상 자체 설계 쿨러들의 OEM 제품을 탑재한 제품이 많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레퍼런스의 비율이 적을 뿐이다.
△ 히트싱크를 식힌 뒤 뜨거워진 공기가 카드 윗부분의 홀을 통해 배출된다.
포사 9600GT가 채용한 레퍼런스 쿨러의 구조는 8800GT와 90%정도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두 모델 간의 기판 구조가 약간 변경되었기 때문에 컴포넌트 배치에 따른 차이를 제외하면 모든 형태가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레퍼런스 쿨러는 8800GT에 처음 탑재 되었을 때도, 싱글 슬롯 쿨러지만 뛰어난 소음 대비 냉각 성능으로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서 레퍼런스 쿨러 찬양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더욱이 9600GT는 8800GT과 비교해 트랜지스터 집적율의 차이로 인해 발열이 적기 때문에, 효율이 한층 더 상승한 레퍼런스 쿨러로 충분히 만족할만한 냉각 성능을 얻을 수 있다.
△ 발열이 심한 컴포넌트 위치마다 열전도패드가 붙어있다.
주된 냉각원인 코어 부분은 구리 플레이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어 홀 사이로 3개의 히트파이프가 눈에 띈다.
포사 9600GT의 출력 포트는 최신 제품답게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동시에 지원하는 DVI-I 단자 두 개와 S-VHS 단자로 이루어져 있다. DVI-I 단자는 최신형 모니터의 디지털 포트인 HDMI도 변환 젠더를 통해 지원하고, 구형 모니터의 아날로그 단자인 D-Sub 또한 변환 젠더를 통해 지원한다. 물론 가장 많이 쓰이는 DVI 단자도 바로 연결해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아래의 기판 설계 구조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각각의 출력 포트마다 모두 쉴딩 처리가 되어있어 외부 전자파 간섭으로 인한 노이즈 등을 차단해 화질을 개선시켰다.
9600GT 캡틴은 포사의 미드레인지 제품이긴 하지만, 레퍼런스 제품 특유의 광활한 기판이 하이엔드 제품과 같은 만족감을 준다. 특히 레퍼런스 제품들은 엔비디아의 엔지니어 팀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대로 사용하였을진대, 사용된 캐패시터의 품질은 논할 필요 없이 가능한 한 가장 고가의 부품을 탑재했다고 봐도 될 것이다.
△ 칩셋 좌측에 금색의 작은 컴포넌트가 HDCP 키 롬이다.
포사 9600GT의 칩셋 좌측에 금색의 손톱만한 컴포넌트는 HDCP(High-bandwidth Digital Content Protection) Key 라고 불린다. 디지털 처리된 영상 데이터가 그래픽 카드를 통해 출력될 때 이 컴포넌트가 없으면 HD-DVD 미디어나 Blu-ray 미디어 영상이 정상적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출력 데이터에 포함된 암호를 해독하는 알고리즘이 HDCP 키 롬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포사 9600GT가 아닌 비레퍼런스 설계 제품들 중 HDCP키 롬이 없는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HD-DVD나 Blu-ray 영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포사 9600GT는 쿨러 변경의 기회를 제공한다. 선택의 폭은 포사 9600GT 쪽에 기울어진다고 할 수 있다.
레이아웃 편에서 최종적으로 살펴볼 전원부는 여러 제조사에서 광고 수단으로 써먹을 수 있는 다양한 구조가 존재한다. 보통은 캐패시터의 숫자로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다. 지겹도록 하는 말이지만 캐패시터가 무조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그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많을수록 좋긴 하지만 두 개의 값이 하나보다 덜 나온다면 고품질의 캐패시터 하나만 장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포사 9600GT의 전원부는 위치는 틀리지만 거의 8800GT와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 엔지니어 팀의 기술력이 9600GT의 칩셋 레벨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기도 했겠지만, 포사 9600GT와 같이 레퍼런스 제품들은 전원부 컴포넌트까지 전력 소모 절감에 일조한다. 고급형 메인보드로 유명한 기가바이트서도 자랑하는 저전력 소모 특성을 지닌 LowRDS 타입의 MosFET을 사용한다.
△ FORSA 9600GT System Specification
△ nVIDIA GeForce 8800GT System Specification
그래픽 카드(드라이버 포함)를 제외한 모든 시스템 구성은 동일한 상태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필자의 모니터가 1280*1024 해상도까지만 지원하는 이유로 모든 테스트의 해상도는 1280*1024로 설정하였다.
참고 사항으로 벤치마크 테스트에 사용된 프로그램인 3DMark06 1.0.2(크로스헤어 기본 제공)는 기본값으로 지정된 세팅으로 테스트 진행했다는 점. 게임 테스트는 필자가 즐겨 하는 PC게임들 중 최신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가늠하기에 적절한 대표적인 게임 두 가지를 선정해 설정 가능한 모든 옵션을 적용하였다.
벤치마크 테스트 :: 3DMark06
△ 3DMark06 테스트 결과
FORSA 9600GT는 미드레인지급 모델임에도 하이엔드 모델인 8800GT와 동등한 성능을 보여준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테스트 :: Command & Conquer - Tiberium Wars
△ 커맨드 앤 컨커 3 : 타이베리움 워 결과
1280x1024, Anti-Aliasing 8x, Anisotropic Filtering 16x
nVIDIA GeForce 8800GT :: 2008-02-24 12:10:52 - cnc3game
Frames: 10741 - Time: 600000ms - Avg: 17.902 - Min: 10 - Max: 21
FORSA 9600GT 캡틴 :: 2008-02-24 13:00:28 - cnc3game
Frames: 10673 - Time: 600000ms - Avg: 17.788 - Min: 11 - Max: 20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 장르는 특성상 화면에 유닛, 특수 효과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래픽 카드가 처리해야 할 개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거의 모든 3D 전략시뮬레이션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으로, 차세대 전략시뮬레이션 기대작들 중 하나인 스타크래프트 2 또한 예외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스타크래프트2는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는 동급, 혹은 더욱 뛰어난 그래픽으로 고사양 시스템을 요구하는 또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커맨드 앤 컨커 3 : 타이베리움 워'에서 8800GT와 비교함으로써 FORSA 9600GT가 얼마나 메리트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였다.
'커맨드 앤 컨커 3 : 타이베리움 워'FRAPS 프로그램을 사용해 10분의 테스트 시간 동안 최대, 최저, 평균 프레임 값을 체크 하였다. 게임 내 테스트 연관 설정은 건물이 많은 공식 스커미쉬 지도인 미국 소도시에서 위의 사진과 같이 가상의 시가전을 구성해 테스트를 진행, FRAPSLOG.txt 파일에 기록된 결과를 기재하였다.
일인칭 슈팅 게임 테스트 :: Call of Duty 4 - Modern Warfare
△ 콜 오브 듀티 4 : 모던 워페어 결과
1280x1024, Anti-Aliasing 4x, Anisotropic Filtering 16x
FORSA 9600GT 캡틴 :: 2008-02-25 22:49:03 - iw3sp
Frames: 16226 - Time: 523993ms - Avg: 30.966 - Min: 11 - Max: 98
nVIDIA GeForce 8800GT :: 2008-02-25 23:56:38 - iw3sp
Frames: 19199 - Time: 545539ms - Avg: 35.193 - Min: 13 - Max: 96
PC 게임 중에서 그래픽 카드가 가장 절실한 장르를 꼽아야 한다면 FPS가 빠질 수 없다. 그래픽 카드가 아무리 발전해도 최신 FPS 게임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테스트 게임인 콜 오브 듀티 4 : 모던 워페어도 그런 종류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크라이시스에 비하면 상당한 수준의 최적화로 요구사항이 조금 낮은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뛰어난 그래픽은 물론 게임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크라이시스에 비해 더 많은 인기를 구가하는 콜 오브 듀티 4 : 모던 워페어를 FPS 게임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콜 오브 듀티 4 : 모던 워페어'의 테스트 과정 역시 '커맨드 앤 컨커 3 : 타이베리움 워' 와 마찬가지로 FRAPS를 사용해 미션을 클리어 하기 까지 최대, 최저, 평균 프레임 값을 기재하였다. 테스트 방법은 프롤로그의 승무원 사살 미션 플레이로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갑판 위나, 컨테이너들과 적의 교전이 있는 내부 등 벤치마크 테스트를 하기에 딱 적절한 부하가 걸려 무난하게 최대값과 최저값을 도출할 수 있었다.
SLi 구성, 가시권으로 들어오나?
비록 테스트는 짧게 끝났지만 이렇듯 짧은 테스트로도 느낄 수 있는 점은 9600GT를 지금까지의 미드레인지와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이다. 테스트 결과로는 8800GT에 근접하는 성능, 만약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오버클럭을 한 제품을 출시한다면 오히려 9600GT가 8800GT를 상회하는 성능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게 만든다.
또한 9600GT는 비단 매니아가 아닌 일반 유저들에게도 SLi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는데 일조했다. 공식적인 9600GT의 가격은 미화 200$ 미만. 지금은 출시 초기라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곧 현재 8600시리즈의 위치에 자리잡고 3800시리즈와 패권 다툼을 할 때가 올 것이다.
8800GT를 두 개 구입하긴 힘들지만 8600GT라면 조금 무리한다면 두 개를 구입하는 것도 꿈의 이야기는 아닐 터, 만약 9600GT가 8600의 전선을 무사히 이어받는다면 SLi 구성을 노릴 유저들이 한 둘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3부(!?)에서는 SLi 구성을 통한 테스트는 물론, 2부에 비해 더욱 많은 실제 게임 테스트로 독자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 3부의 게재는 3월 8일로 내정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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