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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서? 잘 하라고? 심지어 독일제라는 궤변론자(뭐 모닝글로리가 외제라고
불매운동하고, 마시마로가 국산 캐릭터시장을 좀먹는 일제라는 TV뉴스도 있었으니… ㅡ.ㅡ;;;)까지 나오게 한 특이한 이름.
잘만이란 이름이 알려지기 전, 코엑스전시장에서 어떤 업체가 전시했던 플라워히트싱크와 하드케이스를 본 게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개조의 원인이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두껍고 몽땅한 알루미늄 판 히트싱크가 이름대로 꽃 같더군요. 당시 전시한 업체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회사로고가 꽃게모양이고, 카탈로그의 내용을 생각해볼 때 잘만의 협력 업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의 기억 때문인지 잘만의 제품 중 부챗살모양의 히트싱크, 그 중에서도 부식문제 (거의)없고 가벼운 알루미늄제품을 특히 좋아하고 CNPS2005-Plus도 마련했죠. 좁은 케이스 때문에 듀론에 써보지도 못하고, 펜티엄MMX233에 달았지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씁니다. 팬 없이 히트싱크만 쓰는데도 2005의 방열면적이 넓고, 소켓7의 비교적 적은 발열 때문인지 한여름에도 별 탈이 없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 업그레이드 때 CNPS6000-AlCu를 샀습니다. 마이크로 ATX방식인 베스텍의 쇽에 CPU소켓위치가 백패널 반대방향으로 쏠려있는 메인보드의 불리한 레이아웃을 알면서도 일부러 잘만 제품을 고집했죠. 당연히 문제가 생겼고, 이번 개조도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작아서 책상위에 올려놔도 별 거부감 없고, 아기자기한 맛도 있을 거란 환상에 가득 차 용산에서 짊어지고 온 부품들을 하나하나 꺼내면서,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군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땅 넓은 줄만 아는 통통한 놈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케이스 내부는 최신 퍼즐의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었고, 감정도 없는 놈들이 뭐가 좋다고 ODD뒤에 찰싹 붙은 6000-AlCu는 숨도 제대로 못 쉬더군요. 능력 되는대로 일 하라고 오버클럭도 안했건만, 애슬론 2500+은 뭐가 불만인지 단단히 화가 난데다 메인보드는 CPU전압조절조차 없었으니 아주 화끈한 열을 주체하지 못해, 한여름 온난화현상에 대도시특유의 열섬효과 속에서 훈훈하게 보내는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어쩌겠습니까?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고, 부모님께서 콤보로 두들기는 상황 속에서 각종 알루미늄과 종이로 종량제봉투만 채우다 이번 사진의 팬지지대를 만들게 됐습니다.
부챗살 히트싱크와 케이스내부 공기흐름을 유체역학적으로 분석, 가장 이상적인 설계와 정밀한 제작………을 하고 싶었으나, 엄청난 시간(백수입니다만…)과 비용(치명적이죠)과 인격테스트수준의 인내력(정말 열대야 속에서 살인납니다)이 필요하단 생각에, 정밀한 설계는 재벌3세나 하라고 포기했습니다. 그 다음부터 팔뚝을 키운다는 줄과 톱을 쥐고 각종 복날 삼계탕 없이도 땀 흘려가며 씨름하다 끝냈습니다. 물론 머리만 좋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들입니다만, 그 정도의 지능이라면 자르고 갈 필요 없이 바로 회사 차렸죠. ㅡㅡ;
실패해도 얼마든지 붙일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알루미늄보다도 플라스틱구하는 것이 더 힘들더군요. 할 수 없이 실수하면 끝나는 알루미늄으로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6000AlCu의 히트싱크는 개조 없이 팬지지대만 추가로 다는 방법을 썼습니다. 히트싱크 옆면과 아래 일부에서 공기를 끌어와 히트싱크의 열을 바깥으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좁은 케이스 특성상 케이스 밖으로 열기를 배출하도록 플렉시블(flexible)관을 썼고, 위쪽은 좁아서 플렉시블대신 팬을 달았습니다. 써보니 전에 잘만의 설치방식을 억지로 구겨 넣었을 때 보다는 히트싱크의 온도가 내려가더군요. 케이스 내부만 좀 넉넉하면 플렉시블관을 안 쓰고 위아래로 낮은
rpm의 팬만 달아도 CPU의 열을 조용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후 메인보드 손보러 갔다 와서 위쪽 팬을 바꾸면서 방향도 바꿀 계획입니다. 불행히도 메인보드가 잘못 걸리는 바람에 또 한 번 분해해야 하고, 그 때를 맞춰 팬을 바꿀 생각입니다. 몸도 고생이지만, 아까운 지하철비가 1400원씩 날아가는군요.
이번에 스피커, CPU쿨러, 컴퓨터 케이스를 개조하면서 청계천과 용산, 남대문을 지겹도록 다녔습니다. 그리고도 아직 못 구한 부품이 있어서 다시 가야 하는군요.
나름대로 인터넷과 전화로 필요한 물건, 가게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작정하고 다니는데도 헛걸음하거나 깜빡 잊는 바람(진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입니다. 그것도 한여름 뙤약볕에…)에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며칠 전에야 그렇게 찾던 ABS(브레이크 아닙니다)와 접착제를 구했습니다. 이놈만 진작 구했으면 그렇게 고생할 필요 없이 쉽게 자르고 붙여서 만들었을 텐데 말이죠. 저처럼 부품을 구하기 힘들어서 고생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사다 나른 부품의 목록과 가게 위치 등을 써놓겠습니다.
스펀지 5mm: 이오우레탄, 서울시 중구 주교동 방산종시 A동 1층 225호 ☎ 2269-8355 청계천5가 방산시장에 있습니다. 두께 5mm의 스펀지, 의외로 구하기 힘들더군요. 이놈은 스피커 내부와 본체 내부, CD크리너 등에 쓰려고 샀습니다. 바닥에 깔고 누워도 될 정도로 넓은 놈인데, 단단하고 탄성 좋은 압축스펀지는 얇은 것도 많았으나, 그냥 얇은 스펀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렇게 얇은 스폰지는 따로 켜와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낱개로 파는 경우가 별로 없다더군요. 가격은 이천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플렉시블(flexible)관: 동일, 서울시 중구 산림동 90-2호 ☎ 2277-4005 청계천 4가 길가에 관(음침한 그 관이 아닙니다. ㅡㅡ;) 파는 데가 많습니다. 이건 청계천 가서야 플렉시블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름 2인치에 길이 5m짜리 관을 10000원에 팔더군요. 5m나 되지만, 접어서 포장한 상태라 상자 길이는 50cm밖에 안됩니다. 재질이 스프링과 알루미늄인데, 이 스프링이 의외로 강해서 어지간한 니퍼는 이가 나갑니다. 스프링강을 절단할 수 있는 아주 강한 니퍼가 아니라면 그냥 싼 니퍼 하나 사서 버릴 생각으로 써야 겠더군요. 전 이놈 자르느라 니퍼 하나와 leatherman PST를 골고루 해먹었습니다. 약간 상한 정도지만 마음은 아프더군요. 돈이라도 있으면 Victorinox X를 하나 사겠지만, 돈이… 돈이… T^T
ABS: 한양절연, 서울시 중구 입정동 32 ☎ 2272-7592 청계천 3가 청계호텔 근처입니다. 한판에 만 몇 천원인 것 같습니다. 상당수의 가전이나 컴퓨터의 플라스틱 부분이 이놈이죠. 색은 바나나우유 비슷한 누런색이라 그냥 쓰면 곤란하겠지만 위에 칠을 하는 경우라면 별 무리 없이 쓸 겁니다.
이젠 쇽 손보던 거 마저 끝내야겠군요. 이놈 때문에 클리어와 경첩 및 단자 등을 구하러 또 나가봐야 합니다.
하여간 욕심이 과하면 몸과 마음이 편할 날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집에서 탄압이 심했는데, 이제 페인트냄새 풍기며 화이트펄 1, 2번을 순서대로 칠하고 클리어 칠하고, 열처리한다고 토치 켜면 호적에서 팔지도 모르겠네요. 쫓겨나면 갈 데도 없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된다면 백수가 노숙하지 않도록 하느님,
부처님, 예수(요건 하나님), 알라신, 제우스와 떼거리, 기타 뒷마당 바위 등 각자 믿는 것에 좀 빌어주세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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