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마트 EN-7247 케이스
 전상현
 조회 : 3298 , 2004/06/07 18:15




■ 들어가면서..

 

 다시 여름이 왔다. 새삼스레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컴을 사랑해마지 않는 이들에게는 발열과의 전쟁에 시달리는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비단 오버클러커들 뿐만 아니라 프레스콧 CPU나 최근 출시된 고성능 VGA를 사용하는 이들도 역시 발열 때문에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은근한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인지 최근 출시되는 케이스들은 대부분 하나같이 냉각성능을 높이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하다. 이번에 살펴볼 "컴퓨마트 EN-7247 케이스" 또한 그런 제품들의 연장선에 있다. 그렇지만 이 케이스는 기존 케이스들에서 볼 수 있었던 에어가이드와는 상당히 다른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고 그 외 디자인이나 여타 측면에서도 꽤 독특한 제품이다.

 그간 컴퓨마트의 컴퓨터 케이스에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이 제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신경을 기울인 제품인 만큼, 비록 부족한 내용이나마 이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 박스 및 포장 상태 ■



 사실 컴퓨마트하면 에너맥스 파워가 떠오를 만큼 많이 연관되어 있어서 화려한 포장을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수수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제품은 자체 생산품이 아닌 대만에 본사를 둔 "ENLight Corp.(http://www.enlightcorp.com)"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스 측면의 레이블을 보면 'Made in China' 마크와 함께 부산항에서 통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고급 제품이어서인지 내부 포장 상태 또한 괜찮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양 측면의 스티로폼을 통해 완충하고 있고 다시 그 안에 투명 비닐과 부드러운 재질의 플라스틱 가공 포장재로 2중으로 포장해서 손상을 방지하고 있다.



 케이스 본체 외의 내용물은 매뉴얼 한장과 메인보드 스테이션 및 각종 조립용 볼트가 들어있는 비닐팩이 전부이다. 문제 없는 구성물이지만 매뉴얼에 있는 제품명이 EN-7254이고 자세히 보면 삽입된 그림도 이 제품과는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포장하는 과정에서 EN-7247과 섀시를 공유하는 다른 케이스와의 혼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EN-7247 케이스 내외부 ■



 EN-7247 케이스의 전면과 후면 모습이다. 블랙 & 메탈릭실버의 투톤 컬러가 차가우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보다시피 곡선미를 활용하는 장식적인 요소가 없어서 전체적으로 심플한 인상을 받게 된다. 후면부 역시 잡다한 구멍들이 하나도 없어서 어떤 절제된 듯한 느낌마저 풍길 정도이다.



 좌측면과 우측면 패널은 모두 블랙 색상이고 전후면부와 마찬가지로 장식적인 요소가 전혀 없이 심플하다. 하지만 우측면에는 큼지막한 에어가이드가 있는 것에 비해서 좌측면에는 환기구멍조차 없어서 케이스 내부의 공기순환을 생각한다면 냉각효과가 저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EN-7247 케이스 전면의 실버 색상 부분은 베젤과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약간의 공간을 두고 볼트로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재질은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꽤 두껍긴 하지만 아무래도 플라스틱인 만큼 잘 휘어져서 케이스를 이동시킬 때 잡을 곳이 없어서 이 곳을 잡게 될 경우 상당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플라스틱부 메탈 실버 색상의 도장은 매끄럽고 두꺼워서 쉽게 작은 흠집이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EN-7247 케이스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슬라이딩 도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몇 차례나 언급했듯이 전체적으로 군더더기없이 심플한 디자인이 그 컨셉인데도 불구하고 위 사진처럼 화이트 또는 연베이지 색상의 주변장치는 그런 장점을 한꺼번에 갉아먹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결코 좋게 봐줄 수는 없는 부분이다.



 또 하나 조금 아쉽다면 중고가의 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고휘도의 LED가 아닌 구형의 연두색과 오렌지색 LED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또한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그럼으로써 좀 심심한 느낌이 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
 전원버튼과 리셋 버튼은 모두 직사각형인데 눈에 띄게 크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아랫쪽에는 전면 흡기팬을 위한 큼지막한 팬그릴이 있어서 외기의 유입을 도와주는 것과 동시에 먼지는 걸러주는 필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맨 아래에는 인입되어 있는 USB2.0 포트 2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대부분 케이스들이 전면에 Line-Out 단자와 마이크 단자를 갖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는 생략되어 있다.



 EN-7247 케이스 바닥면에는 미끄럼과 하부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고무발이 달려있지만 케이스 크기에 비하면 좀 작은 감이 없지 않다.



 이 케이스는 전면 베젤을 분리하는 방식이 특이한데 위에 보다시피 케이스 아래쪽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이를 제껴서 분리해내도록 하고 있다.



 사이드패널은 전면 베젤을 분리한 다음에야 떼어낼 수 있는데 보다시피 앞쪽 방향으로만 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케이스 뒷면이 깔끔해보인다는 디자인상 이점이 생기긴 하지만 케이스를 자주 열어보는 사람에게는 은근히 불편하다.



 사이드패널을 떼어낼 때 무척 묵직하게 느껴져서 놀랐는데 그도 그럴 것이 사용된 철판의 두께가 상당해서 0.8mm 이상이다. 그래서인지 케이스 전체의 무게도 8kg이나 되니 상당히 무거운 편이다. 사진상의 검은 플라스틱 부분이 에어가이드인데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서 그 크기나 형태면에서 특이하다.



 사실 이 에어가이드만으로도 냉각효과가 상당하지만 쿨러장착부가 마련되어있기 때문에 극한 냉각 효과를 위해서는 이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위 두번째 사진은 설치 후의 모습인데 CPU쿨러와 VGA가 이 에어가이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심플해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케이스 내부는 상당히 복잡하면서도 아기자기해 보이는 면이 있다.



 메인보드는 스페이서와 스테이션을 통해서 고정하도록 되어있는데 왼쪽 위에 보다시피 일반 케이스에 비해 상당히 커다란 스테이션이 사용되고 있다.



 EN-7247 케이스는 중고급 케이스들이 그렇듯이 가능한 볼트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냉각팬의 고정 방식이다. EN-7247 케이스에는 쐐기형의 플라스틱 고정장치가 있어서 볼트 없이도 장착이 가능하다.
 I/O 쉴드 역시 고급형의 케이스 품질답게 일일이 떼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따로 부품화되어 있고 2중구조로 되어 있어서 외관상 보다 깔끔해 보인다.

 


 브라켓 장착부의 마감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각각 개별부품으로 되어 있어서 장착시에 분리가 용이할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5.25인치 베이수는 4개로 일반적이지만 3.5인치는 외부베이 2개, 내부베이 1개로 하드디스크를 많이 장착하는 이들에게는 많이 부족한 수이다. 전면 흡기팬의 장착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케이스 확장성 면에서 본다면 손해가 아닐 수 없다.



 5.25인치 베이에는 조립용 가이드가 있어서 볼트 없이도 장착이 가능하다. 일부 저가 케이스의 경우에는 이 가이드가 있더라도 그 아귀가 잘 맞지 않아서 조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은 양호한 품질을 보이고 있다.



 3.5인치 베이는 비록 5.25인치 베이와 같은 가이드는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보다시피 전체가 박스형으로 분리가 가능해서 조립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다만 케이스 앞쪽으로 빼내도록 되어 있어서 삼성 하드디스크에 포함된 조립용 볼트처럼 볼트머리가 클 경우에는 다시 섀시에 밀어넣을 때 좀 까다롭다.



 전면 80mm 흡기팬의 장착부인데 볼트 없이도 장착이 가능하다. 중고가 케이스임에도 전면팬이 기본 장착되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다.



 각종 프론트베젤 연결 케이블들과 전면 USB 2.0 포트 연결 케이블들이다. 배선을 깔끔하게 하기 위한 고리와 함께 PVC피복 쉴딩, 그리고 케이블 타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조립을 완전히 끝낸 후의 내부 사진이다. 일반 케이스들보다는 약간 크기 때문에 많은 주변장치들을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공간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보인다.

 


■ EN-7247 케이스의 성능 ■


 예전과 달리 사용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케이스에도 성능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바로 냉각성능과 정숙성이 그것이다.
 먼저 이 케이스의 존재 이유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냉각성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비교 제품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케이스인 아이구주 G3이고, 테스트시 비교 조건은 윈도우 진입후 저부하 상황과 오버크럭후 풀로드 상황의 2가지 상태에서 약 30분간에 걸쳐서 측정했다.


A. 윈도우 진입후 저부하 상태


▲ G3 케이스

▲ EN-7247 케이스


 EN-7247 케이스의 에어가이드를 통한 냉각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하다.
 CPU 온도를 보면 평균 4도 정도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반대로 케이스 온도는 4도 정도 높은데 아무래도 전면 흡기팬을 장착하지 않은 이유가 크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에어가이드의 크기가 워낙 큰 편이어서 CPU 온도를 떨어뜨리는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케이스 내부의 공기흐름에는 그리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도 또한 그 한 원인으로 볼 수도 있다.

 테스트 도중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생각보다는 실내온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위 테스트는 모두 한밤중이나 새벽에 시행되었지만 한낮에 테스트했을 때는 약 2~3도 정도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B. 오버클럭 후 풀로드 상태

▲ G3 케이스

▲ EN-7247 케이스


 노스우드 2.4GHz CPU의 FSB를 200MHz에서 220MHz로 오버클러킹한 후(2.64GHz), 풀로드 상태에서 30여분간 CPU 온도와 케이스 온도를 측정한 결과이다.
 EN-7247 케이스에 장착된 에어가이드의 효과는 오버클럭시에 더욱 극적으로 나타난다. CPU 온도의 경우 평균 5도나 낮은 결과를 보여주는데 최고 온도가 채 50도에도 이르지 않는다는 점은 상당히 괄목할만 한 것이어서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케이스 온도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이렇게 뛰어난 냉각 효과를 발휘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희생된 측면이 있는데 바로 소음이다.
 사이드패널의 큼지막한 에어가이드 뿐만 아니라 전면에도 꽤 큰 흡기팬그릴이 있기 때문에 케이스 내부의 소음이 외부로 새어나오기 쉽다. 사운드 레벨미터가 없어서 객관적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비교 대상인 G3 케이스에 비해 약 20% 이상 커다란 소음이 발생하므로 시스템을 켜두고 잠자리에 들 경우 숙면을 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결론 ■



 근래 들어 출시되는 케이스들은 이전까지의 케이스들을 생산하면서 거쳤던 시행착오가 상당수 극복되고 있고 사용자들의 요구사항도 어느 정도 체계화되고 있으며, 기술적인 축적도 상당하기 때문에 대부분 만족할 만한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성숙해진 케이스 시장 상황에서는 결국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일이 곧바로 판매 신장에 직결되곤 한다.
 이번 EN-7247 케이스 또한 그러한 제조사의 노력이 많은 결실을 맺고 있는 제품이다. 특이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것과 함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주는 대형 에어가이드, 케이스 내외부의 조립편의성 및 사용자를 배려한 이런저런 사항들은 충분히 개성적이어서 많은 이들이 주목할 만 하다. 5만원대 후반~6만원대 초반에 거래되는 가격이 그나마 약간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러한 가격이 그리 아깝지 않을 만큼 내외부가 충실하다. 다만 대만 생산품이기 때문인지 패키징이나 번들된 물품이 좀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이 흠으로 보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제품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슬라이딩 도어의 설치가 그리 어렵지 않은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었으면 한다. 가전화되어가는 컴퓨터 본체에서는 케이스가 디자인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인만큼 사용자의 기호를 충족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고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필드테스트 기회를 주신 '컴오즈'와 '컴퓨마트' 측에 감사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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