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그레이드? 업그레이드! WD 스콜피오 WD600VE 필드 테스트
 권구희
 조회 : 4010 , 2005/01/04 22:14
옆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옆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웨스턴디지털의 스콜피오 WD600VE 필드 테스트

 

작성자 : 권구희

 

역사적(?) 배경

『기본사양으로 사용 중이던 VAIO Z1』

현재 사용 중인 노트북은 SONY의 VAIO Z1 라인업 중 PCG-Z1VLP라는 모델로 855PM 칩셋을 탑재한 센트리노 기반의 노트북이다. 사양을 살펴보면 펜티엄M 1.6G, 14인치 SXGA+ (1400*1050) LCD, 512MB DDR(266MHz) 메모리, 도시바의 60GB 4,200rpm (버퍼 메모리 2M) HDD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

노트북으로 게임은 거의 하지 않기에 기본 내장된 ATI Mobility Radeon의 VRAM 16M에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느린 속도로 인해 전체 시스템 성능을 갉아먹는 HDD는 자주 업그레이드의 표적이 되곤 하였다.

근 6개월 가까이 HDD의 업그레이드 유혹과 싸워가면서 여느때처럼 노트북을 사용하던 2004년 12월 그리 춥지 않던 어느 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업그레이드를 단행 하기로 마음을 먹고 가격 검색에 들어갔으나 평소 흠모하던 7,200rpm 모델은 엄청난 가격으로 인해 포기하고 즉시 목표를 수정하여 결국 사용 중이던 HDD와 똑같은 60GB 용량을 가진 놈들 중에서 많은 사용자들에게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유체 베어링 기술을 탑재한 히타치의 5,400rpm, 버퍼 메모리 8M 사양의 히타치 트래블스타 5K80 모델(이하 5K80)로 HDD를 갈아타게 된다.

『바로 한달 전, 이 놈으로 갈아타게 되는데...』

아뿔싸!
어렵사리 업그레이드를 마치고나니 예전에는 아이들 시의 딸깍거림이 살짝 거슬렸었는데, 교체한 5K80은 예전의 딸깍거림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엄청난 딸깍거림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늘어난 소비 전력으로 인해 배터리의 사용 시간도 줄어들게 되었으며, 예전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과부하시 왼쪽 팜레스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꽤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분명 상위 제품으로 교체해 느껴지는 성능 향상은 있었지만 위에 언급한 단점들로 인해 체감 성능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할 수 있었으며 특히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무던히도 알려주려고 애쓰는 고질적인 딸깍거림은 '삼성도 많이 좋아졌다는데 삼성 스핀포인트로 갔어야 했나?', '시게이트 모멘터스도 꽤 괜찮다고 하던데 그걸로 할걸 그랬나?' 등의 유혹에 빠져들게 하였고 혹시 불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귀차니즘의 발동으로 당분간 꾹 참고 써보기로 애써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러던 즈음...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습관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드는 케이벤치 공지 사항에 뜬 웨스턴디지털의 노트북용 HDD 스콜피오의 필드 테스터 모집 공고가 눈에 떡 하니 띄어 나름대로 사연을 담아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어 지금 이렇게 필드 테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들어가면서

흔히들 사양이 낮은 부품으로 바꾸거나 하여 시스템의 성능을 떨어지게 하는 것을 다운그레이드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를 업그레이드라고 지칭한다. 또한 나름대로 업그레이드를 하였으나 기대만큼의 성능을 내주지 못하고 예전과 성능이 비슷한 경우에는 옆그레이드라고 말장난을 하기도 한다.

노트북 HDD의 시장 점유율과 사용자들의 평가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히타치와 노트북용 HDD 시장에는 처음 문을 두드리는 웨스턴디지털의 노트북용 HDD와의 동일한 사양끼리의 비교 테스트. 히타치에서 웨스턴디지털로의 전향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 올 것인지...

먼저 외형부터 살펴보자.

『WD600VE의 앞 모습』

『다른 각도에서 촬영 』

『뒷면의 모습』

웨스턴디지털에서 발표한 스콜피오 WD600VE은 타사의 2.5" 노트북용 HDD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외형을 가지고 있다. 깔끔하고 단아한 자태를 뽐내고는 있지만 뭔가 평범한 느낌이 살짝 든다. 랩터에서 보여주었던 강인함과 요즘 웨스턴디지털에서 출시되고 있는 3.5" 모델들의 검은 색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카드와의 크기 비교』

WD600VE은 구동시 낮은 소음을 구현하기 의한 WhisperDrive™ 기술과 SoftSeek™ 기술을 필두로 외부충격으로부터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한 ShockGuard, DuraStep Ramp 등의 기술을 적용시켰다고 한다.
어쩜 저리도 원하는 기능만 쏙쏙 들어 있을까^^
하지만 사용중이던 히타치의 5K80 모델도 스펙상으로는 위의 기술들과 이름만 조금 다를 뿐 기술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기술을 자랑하고 있기에 선뜻 신뢰는 할 수 없었다.
 

WD600VE와 5K80의 사양 비교

비교 테스트를 하게 될 사용중이던 히타치 트래블스타 5K80을 WD600VE와 외형과 사양부터 비교해 보도록 하자.

『WD600VE와 5K80의 앞 모습 비교. 스티커 좀 잘 붙여주지...』

『왼쪽이 WD600VE, 오른쪽이 5K80』

 

스콜피오 WD600VE

트래블스타 5K80

제조사

웨스턴디지털

히타치

회전 속도

5,400rpm

5,400rpm

용량

60GB

60GB

버퍼 메모리

8MB

8MB

평균 검색 시간

12ms

12ms

디스크(플래터)

2장

2장

소비 전력(라벨)

2.5W(5V, 0.5A)

5W(5V, 1.0A)

적용 기술

유체베어링, 충격보호

유체베어링, 충격보호

품질 보증 기간

3년

제조일부터 30개월

시중 가격

14만원대

14만원대

『사양 비교표. 사양이 정말 많이 닮아있다』

『스콜피오 WD600VE의 라벨에 인쇄된 사양』

『히타치 트래블스타 5K80의 라벨에 인쇄된 사양』

두 HDD의 사양을 살펴보면 정말 대부분의 항목에서 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소음을 줄이기 위해 유체 베어링을 채용한 점이나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내부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 등이 특히 그러하다.
각각의 HDD 라벨에 붙어 있는 사양을 비교해보면 소비 전력이 WD600VE는 2.5W(5V*0.5A), 5K80은 5.0W(5V*1.0A)로 무려 2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기를 반밖에 안 먹으면서 같은 성능을 내는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조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술 문서를 참조해 각각의 소비 전력을 정리해 보았다.

 

스콜피오 WD600VE

트래블스타 5K80

기동시

4.5W

5.0W

읽기/쓰기

2.5W

2.5W

탐색시

2.5W

2.6W

Performance Idle

2.0W

2.0W

Active Idle

1.3W

1.3W

Low Power Idle

0.85W

0.85W

Standby

0.225W

0.25W

Sleep

0.190W

0.1W

『동작별 소비 전력 비교표』

기술 문서 상으로는 WD600VE도 5K80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전기를 덜 먹는정도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결국 P(전력,W)=I(전류,A)*V(전압,V)에 따라 히타치 트래블스타 5K80은 기동시 필요한 전류값을 라벨에 표기한 것이며 웨스턴디지털 스콜피오 WD600VE는 탐색시 필요한 전류값을 라벨에 표기한 것의 차이었을 뿐이었다. 소비 전력의 표기에도 모든 제조사가 공통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표준이 있는데 그걸 따르지를 않은 것인지 아니면 따로 그런 것이 없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경우처럼 골탕을 먹는 경우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테스트 준비 및 설치

기존에 사용중이던 5K80과의 비교를 위해 먼저 2.5" 외장 HDD 케이스에 WD600VE를 설치하고 유틸리티를 이용해 5K80과 WD600VE를 내용물이 똑같은 놈으로 만들었다.

필드 테스트를 위해 먼저 노트북을 분해하였다.

『키보드를 들어냈지만 보이지 않는 HDD』

VAIO Z1은 HDD 교체하기가 매우 번거롭다. 아랫 면의 나사들을 제거하고 키보드를 들어내면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슬롯이 나타나게 되고 HDD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다시 상판을 조심스럽게 들어내야 한다.

『상판을 들어내야만 HDD를 교체할 수 있다』

『추후 조립의 편리함을 위한 A4 용지에 나사박기』
 

성능 테스트 1

『5K80의 HD Tach 퀵 벤치 결과. 크게 보려면 그림을 클릭』

『WD600VE의 HD Tach 퀵 벤치 결과. 크게 보려면 그림을 클릭』

Simpli Software의 HDD 성능 벤치툴 HD Tach version 3.0.1.0을 실행시켜 두 HDD간의 성능차이를 알아 보았다. WD600VE의 연속적인 읽기 성능 그래프가 히타치의 5K80보다 더 높은 측정값과 보다 안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평균적인 읽기 성능도 5K80의 25.2 MB/s에 비해 29.0 MB/s로 앞서고 있다. CPU 점유율은 모두 2%로 같으며 버스트 스피드 부문에서는 5K80이 91.6 MB/s로 WD600VE의 88.7 MB/s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Sandra 2005의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 결과 - 히타치 트래블스타 5K80』

『Sandra 2005의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 결과 - 웨스턴디지털 스콜피오 WD600VE』

SiSoftware의 Sandra Lite 2005.1.10.37에서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를 통해 얻어낸 결과값이다. 오차를 감안할 때 거의 대등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성능 테스트 2

이번에는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하드 디스크를 이용한 레코딩 프로그램을 통해 성능을 비교해 보도록 하자. 쉽게 말해 얼마나 많은 수의 CD음질의 Wave 파일(16비트, 44.1kHz, 스테레오)들을 동시에 플레이 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히타치 5K80은 65개의 스테레오 트랙까지 무리없이 재생 가능』

『WD600VE는 66개의 스테레오 트랙까지 무리없이 재생 가능』

하드 디스크 레코딩이 보편화 되면서 데스크탑 뿐만 아니라 노트북에서의 레코딩 및 믹싱 작업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통 말하는 '몇 트랙으로 녹음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의 트랙을 모노로 간주하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최고 132트랙까지 정상적으로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후부터는 소리가 끊어져서 재생이 된다. WD600VE가 재생 가능한 스테레오 트랙의 수가 5K80보다 1개 더 많았다.
 

HDD 발열 테스트

HDD가 뿜어내는 열을 측정하기 위해 하드 디스크 레코딩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부하를 주어 HDD를 충분히 흥분(?)시킨 뒤, 산드라 2005의 파일 시스템 벤치마크를 실행시키고 벤치마크가 종료가 된 직후의 온도를 각각 측정하였다.

『5K80의 발열을 체크하기 의해 부착된 온도 센서. 측정 부위가 라벨로 덮혀있어 조금이나마 유리할 듯 하다』

『측정된 온도는 섭씨 42.4도』

『WD600VE에 부착된 온도 센서. 측정 부위에 라벨이 없어 다소 불리할 듯』

『불리한 측정 조건에도 불구하고 섭씨 38.6도를 기록』

5K80은 42.4도, WD600VE는 38.6도로 발열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약 3.8도의 온도 차이는 별 것 아닌 것 같았지만 노트북의 팜레스트에서 느껴지는 체감 열기는 매우 큰 느낌의 차이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소음 테스트

『녹음을 위해 사용된 AKG의 콘덴서 마이크』

HDD 구동 시 발생하는 소음을 비교 청취하기 위하여 녹음을 하기로 했다. 데스크탑 컴퓨터의 미세한 소음 때문에 데스크탑을 이용하지 않고 노트북에 컨버터와 마이크를 연결해서 녹음을 하기로 결정. 집에 가지고 있는 AKG의 콘덴서 마이크 세트 중에서 국소지향적인 C1000S 모델이 이번 테스트에 더욱 적합할 것 같다. 노래방에서 쓰이는 다이나믹형 마이크보다 섬세한 녹음이 가능하다.

『프리 앰프 및 AD/DA 컨버터, 이고 시스템의 쿼타파이어 610』

콘덴서 마이크를 이용한 녹음을 위해 등장한 프리 앰프 겸 AD/DA 컨버터인 이고 시스템의 쿼타파이어 610 모델. 6 In 10 Out이라서 610이라는 모델명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시스템에서도 사용하기 편하도록 IEEE1394 인터페이스를 채용하고 있으며 최고 24비트 192kHz까지 지원을 한다. Z1과 1394로 연결하고 나서 마이크 전원 공급을 위해 +48V 팬텀 전원을 넣고 게인 조절 후 한 컷.

HDD 자체의 진동이 마이크에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스폰지를 씌우고 HD Tach 3.0.1.0 버전의 퀵 벤치 중에서 랜덤 액세스 테스트와 시퀀셜 리드 테스트 구간을 녹음해 보았다. 녹음된 mp3 소스는 같은 레벨로 녹음한 뒤 비교청취가 편하도록 똑같은 값만큼 볼륨을 올려 놓은 것이다. 히타치에 비해 WD가 부드럽고 조용한 작동 소음을 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백견(白見)이 불여일문(不如一聞)! 직접 들어 보시길...

『5K80의 작동소음』

『WD600VE의 작동소음』
 

마치면서

이번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과연 웨스턴디지털이 처음으로 진출하는 모바일용 2.5" HDD 시장에서 이미 두터운 유저층과 2.5" HDD 분야에서 오랜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히타치에 감히 비교가 될 수 있을지 강한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래서 불만 사항 이었던 딸깍거림이나 좀 줄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전체적으로는 옆그레이드면 만족, 다운그레이드가 되더라도 딸깍거림만 잡힌다면 불평하지 않기로 하고 테스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테스트 내내 스콜피오 WD600VE가 보여준 발군의 성능은 이제 VAIO Z1에서 기존의 히타치 5K80을 몰아내고 메인의 자리에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군림하고 있다. 그야말로 진정 원하던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하드 디스크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임무인 자료의 보존성에 대해서는 좀 더 오랜 기간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컴퓨터 환경에도 웰빙의 열풍은 마찬가지여서 이제는 성능보다는 좀 더 저소음, 저발열의 제품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의 스콜피오 WD600VE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면서 성능조차도 뛰어난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모델이다. 이러한 강점이 모바일용 시장에서는 초보라는 약점을 얼마나 상쇄시킬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끝으로 필드 테스트 기회를 마련해 준 웨스턴디지털과 케이벤치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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