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과 앰프 이야기...
 리누
 조회 : 3806 , 2006/11/30 16:32
 

최근에 CYDO PCR-2100 리시버를 5천원 + 택배비 5천원에 구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렴하게 주신분.. 감사합니다. ^^ 양보해주신 분께도 감사.. 볼륨조절 다이얼이랑 액정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뚝딱뚝딱 대충대충 고친 결과 지금은 그럭저럭 잘 쓰고 있습니다. 원래 이미 PCR-2110 패키지를 사용했었고, 기숙사로 이사하면서 스피커를 가져올수 없어서 헤드폰으로 생활하고 있는 참에 헤드폰에 연결해볼까 하고 구입해봤습니다. 헤드폰은 젠하이져 HD555를 사용중이며 만족하고 쓰고 있습니다.
 

아예 간단히 소감만 쓰기로 작정한만큼 제품 사진은 한컷만 올리고 생략합니다. 이미 중고 외에는 구입할수 없는 스피커이니만큼 아는분은 알고 모를분은 모르실겁니다. 사용기도 원래 리시버를 중고로 구한 pc-speaker.com에만 간략히 쓸 생각으로 만든 것인데 두, 세 군데 더 올려보려고 합니다.


항상 앰프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습니다. 어떠한 과학적인 조작도 원본보다 뛰어난 결과를 낳을수는 없다는 비가역적인 법칙이 있는데, 어찌하여 헤드폰에 앰프를 사용했을 때 음질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f**shop이라는 사이트에서 리뷰어는 휴대용 앰프의 리뷰에 이런 글도 남겼더군요.


'아이팟 나노 2G에 물려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이어폰 ER6i) 본앰프에 연결하자 단순한 소리증폭이외에도 전 주파수영역대에 골고루 소리가 쫙 펴지고 보강되어 전반적으로 풍부한 양감이 전해주는 음질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저런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제 상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앰프는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이 약한 출력의 앰프에서 볼륨이 낮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원본을 능가하는 해상력이나 노이즈 수준을 구현하기는 어렵다는게 제 판단입니다. 음향학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제 상식 선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 판단을 검증하기 위해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RightMark Audio Analyzer라는 프로그램은 주파수 응답 특성이나 노이즈 수준, 다이나믹 레인지, 왜율 등등을 측정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용방법은 사운드카드의 출력단자와 라인인 단자를 스테레오 잭으로 직접 연결하는 것이며, 측정 방식의 특성상 DAC가 더 뛰어난 스펙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ADC의 성능만큼만 측정이 됩니다. 사운드블래스터 X-Fi 익뮤를 사용중이기에 이 정도 테스트를 해볼만한 여건은 된다고 판단하고 사용하였습니다. ADC 스펙이 더 좋은 X-Fi 엘리트프로 같은 사운드카드의 경우 더 정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테스트 1
X-Fi 익뮤의 SPK out -> Line in 바로 연결

테스트2
X-FI익뮤의 SPK out -> 사이도 리시버 -> 리시버의 이어폰잭 -> X-Fi 익뮤의 Line 1 입니다.


즉, 바로 연결하느냐 중간에 앰프가 들어가느냐 차이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노이즈 수준이나 다이나믹레인지, 왜율 등의 특성이 안 좋아지게 되어 있습니다. 고급 앰프를 사용한다면 특성이 안 좋아지는 폭이 덜하겠지만 비가역적인 특성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주목할부분은 주파수응답특성의 스펙트럼인데, X-Fi 익뮤의 고유 출력이 50Hz부터 20KHz까지 1dB 미만 차이로 고르게 출력해주는 것에 비해 사이도 앰프를 거친 소리는 5kHz를 넘는 고음에서 응답특성이 뚝 떨어지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캡쳐한 화면에서는 떨어지는 폭이 그래프에 5dB까지밖에 표현되지 않았지만 확대해보면 20kHz 영역에서는 10dB까지 떨어지고 그 이후로도 계속 떨어집니다. 즉, 가청주파수 영역중 가장 고주파에 해당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원음의 1/10 정도까지밖에 출력을 못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밌는건, 16Hz~5kHz의 범위에서는 X-Fi의 직접 출력보다 1dB 정도 높은 출력이 나옵니다. 이러한 특성이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는 중저음이 강화된 느낌을 줍니다.

위와 같은 차이는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 충분히 체감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앰프를 연결했을 때 처음 느꼈던건 헤드폰의 떨림이었습니다. 단지 1dB의 차이일 뿐이지만 보컬 및 드럼 등의 느낌이 훨씬 잘 살아났습니다. 반면 귀가 시릴 정도의 고음은 많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었구요. 아마 많은 분들은 X-Fi에 직결했을 때보다 CYDO 앰프의 음색을 더 좋아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좀 더 고품질의 앰프라면 원음에서 왜곡되는 범위가 저렇게 적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쿨러마스터의 진공관앰프인 Musketeer III를 리뷰할 때 테스트했던 자료인데, 그 당시엔 저 정도 왜곡이 심하다 생각했고 실제로 청음했을 때 무언가 탁해진 느낌만 들었는데, CYDO 리시버를 통과한 소리는 왜곡이 더 심해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을 보면 사람의 감성이라는 것은 음질과 비례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위에서 인용했던 문구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저기 리뷰어분이 무단 인용했다고 태클 들어오면 피곤해질거 같습니다 --;;

'아이팟 나노 2G에 물려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이어폰 ER6i) 본앰프에 연결하자 단순한 소리증폭이외에도 전 주파수영역대에 골고루 소리가 쫙 펴지고 보강되어 전반적으로 풍부한 양감이 전해주는 음질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음색까지 음질의 범주에 넣으신 모양입니다. 사람 귀가 기계도 아니고 주파수응답 특성이 균질해지는지 어쩌는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앰프의 특성에 따라 이어폰에서 부족했던 주파수응답특성을 딱 맞게 개선해줬을 수 있고, 이것이 자신이 듣기에 좋았다면 그 앰프는 이어폰과 찰떡궁합인 제품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그 앰프는 테스트에 사용된 ER6i와 주파수응답 특성이 거꾸로인 이어폰에 연결하면 소리가 심하게 망가질겁니다.

볼륨증폭이 목적이 아니라 음질 향상을 목적으로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앰프에 연결해 듣는 것을 고려하는 분들은 음질의 정의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왜곡이 거의 없는 아주 고품질의 앰프가 아니라면 앰프는 증폭 기능 외에는 값이 고정되어 있는 이퀄라이져일 뿐입니다. 손상된 음질을 복원시켜줄 수는 없습니다. 앰프를 꼭 써야 하는 환경에서는 가급적 좋은 앰프를 쓰는 것이 좋겠지만, 앰프 없이도 충분한 볼륨이 나온다면 음질이 좋아질거라는 착각 속에 앰프를 연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충 결론짓죠.. 저렇게 음질이 떨어지는걸 확인하고 나서 제가 앰프를 안 쓸까요? 그래도 씁니다... 일단 볼륨조절이 편해진게 가장 큰 이유겠군요. 그리고 따로 떼어놓으면 들리지도 않는 고주파음 때문에 귀가 피곤해 하는 것보다 들으면서 편한 느낌을 주는 소리가 좋네요. 그러려면 대체 X-Fi는 왜 산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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