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일: 2002년 02월 14일
세계 최대 그래픽칩셋 업체인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출시한 주기판 ‘엔포스’가 국내시장에서 절반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엔포스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열세인 AMD CPU용 주기판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엔비디아의 후광으로 출시 때부터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은 엔포스는 주기판에 지포스2 MX 그래픽칩셋과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사운드 칩셋 등을 내장했고, 메모리의 병목 현상을 줄여 주기판 성능을 10% 이상 향상시킨 신기술 ‘트윈뱅크 메모리 아키텍처’를 채용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주기판에 집약시킨 통합주기판이면서 가격은 각 부품을 낱개로 구입할 때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하다.
유니텍전자(www.unitec.co.kr 대표 백승혁)는 지난해말 선보인 엔포스 주기판 ‘K7N420 프로’를 지난 1월 5000여대를 판매, 당초 예상보다 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수입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PC업체 및 게임기업체에 납품하기 위한 미니 주기판(마이크로 ATX형)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미니주기판의 판매량이 월 3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엔포스가 월 5000대 판매됐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일반 유통시장은 물론 3D게임에 강하다는 강점을 살려 게임기 시장 등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컴퓨터(www.stcom.co.kr 대표 서희문)는 엔포스 주기판의 매출이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제품 인지도가 크게 향상되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중으로 기존 모델(A7N266)에다 A7N266-C와 A7N266-E 두가지 모델을 추가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판매량으로는 엔포스가 돌풍을 일으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엔비디아의 이름값은 했다는 평가를 할만 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특히 AMD CPU용인데다 국내에서 싸구려로 인식되는 통합주기판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는 것.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 엔포스가 고급제품이라는 인식이 심어졌다”며 “가격 부담으로 구입을 꺼리는 고객을 위해 이달부터 공동구매 및 애슬론XP와 패키지 판매 등으로 현재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