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사가 최근 선보인 ‘지포스4 MX 440’ 칩셋을 장착한 3차원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경우 데스크톱PC가 부정기적으로 부팅이 되지 않은 현상이 발생해 관련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지포스4 MX 440’칩셋은 엔비디아가 코어·메모리클록 200㎒·400㎒의 ‘지포스2 Ti’칩셋을 대체할 목적으로 지난달 중순 선보인 차세대 그래픽칩셋중 하나로 코어·메모리클록이 각각 270㎒·500㎒이다.
이 칩셋을 사용한 그래픽카드로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곳은 주기판 업계. 유니텍전자·엠에스디 등 주요 주기판 업체에는 지포스4 MX 440 칩셋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설치한 후 부팅이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자 “주기판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문의하는 전화가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는 것.
유니텍전자 관계자는 11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문제가 발생한 주기판에 지포스2 MX 200·400, 지포스4 MX 420 칩셋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해 ‘지포스4 MX 440 칩셋 드라이버’로 인해 시스템 부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70만원대 펜티엄4 PC를 선보이면서 PC게임방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한 조립PC 업체는 일주일전 한 PC방에 납품한 PC 20대가 부정기적으로 시스템 부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품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반품으로 인한 손해보다는 지난 몇년간 품질과 신용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PC게임방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생각에 하룻밤을 꼬박 새 부품을 바꿔가면서 분석한 결과 그래픽카드가 문제의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결국 손해를 무릅쓰고 이 그래픽카드보다 개당 4만원이 비싼 20만원대 그래픽카드로 무상으로 교체해 주었다.
시그마컴·인사이드텔넷컴 등도 이 칩셋을 탑재한 그래픽카드 시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근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에 납품했지만 드라이버 안정화가 안돼 다음달 중순까지는 채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그래픽카드 개발자는 “대부분 초기 칩셋들은 드라이버 안정화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지만 ‘지포스4 MX 440’칩셋은 문제가 너무 많이 발생한다”며 “이같은 문제를 지난달말 엔비디아의 국내총판을 맡고 있는 피치텔레컴측에 통보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서 이 칩셋을 사용한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픽칩셋 드라이버가 안정화되지 않는 문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PC제조업체가 해당 그래픽칩셋을 탑재한 그래픽카드를 채택한 이후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포스4 MX 440 칩셋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엔비디아코리아 박용진 사장은 “칩셋이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수십가지의 다양한 상황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데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본사차원에서 새로운 드라이버 개발에 나섰으며 다음달 중순까지는 인터넷을 통해 드라이버를 무료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