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를 용도에 따라 구분하자면 크게 시스템 내부에 장착되어 운영체제나 필요한
소프트웨어, 펌웨어 등을 설치하기 위한 내장형, 다른 시스템과의 자료 교환을 위해 케이스와 보호 범퍼 등을 장착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외장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한 스토리지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하드디스크와 낸드플래시를 들 수 있는데, 내장형과 외장형은
그 용도에 따른 구분이기에 스토리지 자체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가격과 용량 이슈 때문에 대용량 외장 스토리지 분야에서만큼은
낸드플래시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공정 미세화의 한계에 도달하면서 그 타개책으로 SLC에서 MLC, 그
이후 TLC와 QLC를 거치며 3D라는 돌파구를 찾아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도 낸드플래시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낸드 플래시 기반 외장형 스토리지에 대한 도전 결과 중 하나인,
삼성의 3D 낸드 기술인 4세대 V낸드가 적용된 삼성 포터블 SSD T5 2TB 모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삼성 포터블 SSD T5에 적용된 4세대 V낸드 특징은?
삼성전자는 2013년 7월 1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번에 발표된 삼성 포터블
SSD T5에는 그동안의 노하우가 집적된 4세대 V낸드가 사용되었다. 삼성전자측의 발표에 따르면 4세대 V낸드는 3세대 V낸드와 비교해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 '초고속 동작 회로 설계'와 '초고신뢰성 CTF 박막 형성' 등 3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속도와 생산성,
전력 효율 모두 30% 이상 향상시켰다.
4세대 V낸드는 적층 수에 있어 3세대의 48단 대비 약 33% 개선된
64단을 이룩했으며, '9-Hole'이라 명명한 초고집적 셀 구조 공정 기술을 개발해 90단 이상의 수직 적층을 통해 칩
당 '1테라(Tera) 비트 V낸드' 구현이 가능한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
성능면에서는 3세대 V낸드의 667Mbps보다 50% 향상된 1Gbps 속도를 구현하고, 셀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속도(tPROG)도 3세대 V낸드보다 약 1.5배 빠른 500μs를 달성, 동작
전압을 3.3V에서 2.5V로 낮춰 총소비전력 효율도 30% 이상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아직도 일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수명과 관련해서는 원자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 CTF(Charge Trap Flash) 박막을
형성해 셀 크기를 줄이면서도 쓰기 지우기 특성 수명을 개선하고, 셀과 셀사이의 데이터 간섭 현상을 최소화하는 제어
기술(채널 박막화)을 더해 3세대 대비 신뢰성도 20% 향상시키는 등, 3세대 V낸드와 비교해 4세대 V낸드는
스토리지로서의 전 영역에 걸쳐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삼성 포터블 SSD T5, 명함 크기에 2TB 대용량 구현
삼성의 4세대 V낸드가 사용된 포터블 SSD 2TB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크기를
들 수 있다. 스펙상 공식 크기는 74mm x 57.3mm x 10.5mm로 일반적인 명함 지갑보다 작고, 무게도 51g에
불과해 휴대성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직육면체에 가까운 디자인이지만 상단과 하단을 라운드 처리하여 그립감을 개선하고, 우측에는
10Gbps 대역폭의 USB 3.1 Gen2(이하 USB 3.1) Type-C 커넥터를 더하고, 좌측면에는 제품 시리얼 번호와 용량 등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제품 하우징은 메탈 재질에 알루미늄 마감 처리되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며, 과열로 인한 제품 오동작과 데이터 손실 방지를 위해
표면 온도를 45도 이하로 유지해주는 동적 열 보호 기능(Dynamic
Thermal Guard Protection)이 적용되었다.
위 사진 한 켠에 자리한 열화상은 100GB 용량 파일 복사 작업을 반복해가며 찍은 것으로, 40도 전후의 고른 열 분포를 보여 주어,
동적 열 보호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크기와 무게로 인해 실수로 인한 물리적 충격에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도록, 최대 2m 낙하 충격과 0.5ms 사이에 발생하는 1,500G의 3축 충격, 10Hz ~ 2000Hz 주기의 3축
20G 진동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추가 악세서리로는 USB 3.1 Type-C to A 케이블과 USB 3.1 Type-C
to C 케이블이 제공되니 상황에 맞춰 적절한 케이블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4.4 이상 운영체제가 설치된
디바이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10Gbps USB 3.1 삼성 포터블 SSD T5의 성능 수준은?
4세대 V낸드 사용 외에 삼성 포터블 SSD T5의 또 다른 특징은, 3세대 V낸드가
사용된 전 세대 포터블 SSD인 T3가 USB 3.0(USB 3.1 Gen 1, 5Gbps)보다 한 단계 진화한 USB
3.1(USB 3.1 Gen2, 10Gbps) 인터페이스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USB 3.1과 USB 3.0 인터페이스에 따른 성능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삼성 포터블
SSD T5를 USB 3.1과 USB 3.0 포트에 연결해 성능을 측정했다. 연속 읽기와 쓰기 성능은 각각 13% 가량
향상되었으며, QD32 환경 테스트에서는 23%와 10% 향상되었다. 이는 삼성이 발표한 낸드 자체의 성능 향상폭에
미치지는 못해도 개선된 기술 도입 효과가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한편, 2.5인치 2TB HDD 2개를 RAID 0으로 묶어 4TB 용량을 구현한 외장
하드디스크와 내장형 7200RPM의 2TB 3.5" 하드디스크, 위 사진에서 크기 비교를 위해 등장했던
2.5" 500GB 외장 하드디스크의 성능도 확인해 보았다.
삼성 포터블 SSD T5
2TB가 연속 읽기 쓰기 분야에서 최대 두 배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며, 체감 성능에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는
4K 성능은 10배에서 200배 까지도 뛰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위 결과는 어디까지나 스펙상 성능에 가까운 것으로 실제 체감 성능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므로, 실제 활용면에서 다른 스토리지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지 직접 파일 읽기/ 쓰기 작업을
통해 알아보았다.
테스트는 특정 스토리지의 성능 병목으로 인한 이슈를 방지하기 위해 인텔
카비레이크 시스템에서 DDR4 2400MHz 8GB*2 메모리 중 8GB
용량을 램디스크로 만들어, 여기에 7.06GB 용량의 단일 파일과 총 4.81GB 용량의 5638개 파일을 읽고 쓰는데
걸리는 시간을 체크했고, 내장형 3.5" 7200RPM 2TB 하드디스크를 제외한 외장 스토리지는 동일한 USB 3.1
포트에 연결한 상태로 테스트했다.
보면 삼성 포터블 SSD 2TB가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특히 연속 읽기/
쓰기 성능이 반영되는 대용량 단일 파일 작업에서 500GB 외장 하드디스크에 비해 세 배 이상 빠른 성능을 발휘해, 대용량
동영상 파일이나 일러스트, 렌더링 작업에서 등에서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프로젝트 관련 파일이나 시스템 백업 등의 이유로 다수의 크고 작은 파일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를 가정한 환경에서는 대용량 단일 파일 작업 때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소요 시간은 늘어났지만, 여전히 삼성
포터블 SSD 2TB 모델이 가장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위 테스트는 시스템 구성 한계상 파일의 용량이 제한되었지만, 보다 대용량 RAM 디스크와
테스트 파일을 이용한다면 각 결과 차이는 더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성능 저하 없는 AES256bit HW 암호화, 자료 유출 걱정無
솔직히 말해보자. 단순히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기에는 아직도 외장 하드디스크가 가격대
용량 비에서 삼성 포터블 SSD T5보다 월등하다.
정확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세대 모델인 T3의 가격을 감안하면 결코 싸다고
볼 수 없는 가격이 예상되며, 이러한 가격을 감안하고도 T5를 구매한다면 그만한 가격을 지불하고도 시간을 아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즉, 영화나 기업 단위의 컨텐츠 크리에이터, 혹은 기업의 제품 연구소 및 대학 실험실
등에서 해킹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연결을 다 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만 연결한 후, 조심스럽게 자료 공유가 이뤄지는
경우를 쉽게 상상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자료가 만일에라도 유출된다면 그 피해는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행히 삼성 포터블 SSD T5에는 자체적으로 AES 256bit 하드웨어 암호화 기능을
제공한다. 함께 제공된 암호화 프로그램을 설치 후 암호를 설정하면, 정확한 암호 입력 없이는 드라이브 암호화 관련
파일들만을 볼 수 있어 소중한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을 줄여준다.
구체적인 원리는 밝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해당 파일은 삭제해도 다시 연결하면 복구되어
나오므로, 암호화된 디스크 복호화를 위해 관리 프로그램을 굳이 별도로 보관할 필요는 없다.
삼성 포터블 SSD T5를 암호화 했을 때는 장치관리자를 포함해 시스템에서 전체 용량이
80MB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되며, 혹시라도 원 소유자가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완전 초기화 외에 복구 방법이 없으니
비밀번호 관리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암호화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능 저하가 예상되지만 하드웨어 방식
암호화이기 때문에 특별히 성능 저하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앞서 테스트에 사용한 4.81GB 용량의 총 5638파일을
암호화 유무에 따라 복사하는데 걸린 시간 차이는 수차례 반복 테스트에도 1초 ~ 2초 정도에 불과했다.
성능/ 용량/ 보안을 한 큐에, 삼성 포터블 SSD T5 2TB
4세대 V낸드 기반으로 디자인된 삼성 포터블 SSD T5는 휴대용 스토리지 제품군에
요구되는 성능, 용량, 보안은 물론, 안드로이드 4.4 이상 한정이지만 모바일 플랫폼까지 지원, 현재 휴대용 스토리지라는
본분에 충실한 제품이다.
화룡점정점으로 명함보다도 작은 크기에 가벼운 무게의 삼성 포터블 SSD T5는 누구나 욕심낼만한 최상급 휴대용 스토리지로 꼽을 수 있지만,
이번 기사에서 다룬 2TB 모델은 물론이고 다른 저용량 모델들도 외장 HDD 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 예상된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모 드라마의 부제처럼,
삼성 포터블 SSD T5의 가격을 견딜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할 휴대용 스토리지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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