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게임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 있는 PC를 알아보고 그와 함께 모니터도 사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금세 고민에 빠지고 말 것이다. 옛날처럼 화면 크기, 패널, 명암비, 응답 속도
등 주요 사양부터 따져봤는데 그 외에도 새로운 사양 및 부가기능이 여러 가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 알고 있는 지식만 참고해서 구매하더라도 평균 미달인 제품을 고를 일은 없지만 길게는 5년 이상 사용하는 것이 모니터인데 가능하면
최신 사양과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고르는 쪽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최근 추세에 맞는 모니터 관련 요소를 살펴보고 제품 구매 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정리해보겠다.
144Hz 이상 화면주사율과 AMD 프리싱크
게임 환경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모니터 구매 시 첫 번째로 화면주사율(화면 재생 빈도)을 살펴봐야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당
60Hz(헤르츠)까지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특별하게 살펴보지 않았는데 근래에는 144Hz 이상 지원하는 모니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주사율이 높을수록 모니터가 초당 처리 가능한 화면은 증가하는데 이로써 한층 더 매끄러운 화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현재 화면주사율 144Hz
이상인 모니터는 게이밍 제품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그보다 한층 더 나아간 165Hz 이상인 모니터도 시장에 출시 되어 하이엔드 게이밍 PC
사용자들에게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위 화면은 165Hz를 지원하는 모니터 올룩 G3200 커브드 게이밍 165 제로 화이트(AllLook G3200 Curved Gaming
165 Zero White)와 60Hz 모니터의 게임 화면을 비교한 것이다. 아이폰 SE로 슬로모션 촬영(240Hz)한 다음 재생 속도를
줄여보았는데 165Hz 쪽 화면이 한층 더 매끄럽게 느껴진다.
모니터와 PC의 그래픽 처리 속도를 동기화시키는 AMD 프리싱크
한편 모니터 화면주사율은 높은 것이 좋지만 PC의 그래픽 처리 속도와 동일하게 유지하지 못한다면 먼저 출력 된 화면과 이후 화면이 겹쳐서
위아래가 끊겨 보이는 티어링(Tearing) 현상이 생겨서 결국 화면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 PC의 그래픽 처리 속도를 화면주사율과 균일하게 맞춰주는 수직동기화(V-Sync) 기술이 있지만 60Hz 기준이며
때때로 PC의 그래픽 성능이 급감하는 문제가 있다.
그 때문에 수직동기화를 보완할 기술로 AMD 프리싱크(FreeSync)가 고안 되었다. 수직동기화와 달리 PC의 그래픽 처리
속도에 맞춰서 모니터 화면주사율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요구사양으로 프리싱크 지원 모니터 뿐 아니라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나 APU가 필요하며 라데온 제어판에서 프리싱크를 켜야 한다. 모니터 OSD 메뉴에서 먼저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라데온 제어판에서 켜는 것이 가능하다.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 사용자는 지싱크(G-Sync)를 지원하는 모니터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프리싱크와 달리 모니터에 전용
모듈을 탑재해야 하고
라이선스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다. 그로 인해 현재 시장에는 지싱크보다 프리싱크를 지원하는 모니터가 많이 출시 된 상황이다.
AMD 프리싱크 On / Off 비교 화면
AMD 프리싱크를 지원하는 올룩 G3200 커브드 게이밍 165 제로 화이트 모니터로 테스트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화면을 직접 비교해보았다. 프리싱크를 켜지 않았을 때는 화면이
몇 중으로 겹쳐 보여서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기술을
켜면 선명해져서 눈이 편안해진다.
게임 시 화면이 선명하지 않으면 게이머의 집중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눈은 초점을 맞추지 못해서 쉽게 피곤해지므로 AMD 프리싱크를 지원하는 모니터는 좋은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페이스 종류와 커브드 디자인
현재 모니터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인터페이스는 HDMI이다. 과거에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DVI는 지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HDMI처럼 영상과 오디오 신호를 함께 전송하지 못하고 최대 해상도는 2560x1600까지만 지원해서 4K UHD(3840x2160)를 지원하는 모니터에는 적합하지 않다.
현재는 HDMI와 더불어서 DP(DisplayPort)가 주력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았다. 둘 다 케이블 하나로 영상과 소리 모두 전송 가능하고 연결부 크기도 작아서 모니터와 그래픽카드 공간을 덜 차지하는 이점도 있다.
게다가 기본 규격보다 작은 미니 HDMI와 미니 DP 포트 및 케이블도 있으므로 작은 것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딱 어울린다.
다만 버전에 따라서 전송 대역폭이 달라서 최대 해상도와 화면주사율에 차이가 있으므로 모니터를 선택할 때는 그 점을 신경쓸 필요가 있다. 4K
UHD 해상도 및 화면주사율 144Hz 이상을 지원하려면 HDMI는 2.0버전 이상, DP는 1.2버전 이상이어야 한다.
독특한 디자인과 화면 가독성을 함께 고려한 커브드 모니터 (사진: 올룩 G3200 커브드 게이밍 165 제로 화이트)
패널이 곡선 형태인 커브드(curved) 디자인도 게이머가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평면이 아니라 곡선인
독특한 외형에만 주목할 수 있는데 커브드 디자인은 단순하게 눈에 띄는 외형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넓은 화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가장자리까지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어서 모니터 사용자는 눈의 초점을 수시로 옮길 수밖에 없다.
커브드 디자인은 가장자리 양쪽 화면이 중앙보다 앞을 향한 구조이므로 눈과 떨어진 거리가 줄어들어서 그런
한계를 완화해준다.
게다가 입체감을 높여주는 효과도 있으므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더 몰입할 수 있다.
4K UHD와 HDR
4K UHD(울트라 HD) 지원도 따져봐야 한다. 풀 HD보다 4배 넓은 해상도(3840x2160)는 동시에 여러 창을 띄워놓아도
여유로워서 모니터 사용자에게 속이 탁 트이는 기분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 풀 HD 모니터와 비슷한 크기인 4K UHD 모니터라면 PPI(Pixels Per Inch, 화소 밀도)가 더 높은데 4K
UHD 콘텐츠를 재생하면 이미지가 한층 더 세밀하게 표현 되어서 화질 면에서 유리하다.
그런 이유로 여러 디스플레이 기업이 4K UHD를 강조하고 이를 지원하는 모니터나 TV를 선보이고 있는데 해상도가 늘어난 만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도 대폭 증가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지원도 훨씬 더 중요해졌다.
앞서 언급한 144Hz 이상 화면주사율은 그 자체로도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므로 현재 기술로는 4K UHD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144Hz 이상을 지원하는 모니터는 대개 최대 해상도를 풀 HD까지만 지원하므로 소비자는 화면주사율과 해상도 중 자신이 더 선호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제품을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최근 모니터 화질과 관련해서 가장 주목 받는 기술을 HDR(High Dynamic Range)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화면에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하여 명암비를 강조해 실사에 가깝게 보여주는 기술이다.
사진 분야에 먼저 도입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도입 되었는데 직접 HDR 화면을 체험한 이들은 그 화질에 매료 되어서
요즘 주요 디스플레이 및 영상 관련 기업들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4K UHD와 함께 적용 된다.
모니터 뿐 아니라 연결하는 기기와 콘텐츠 역시 HDR을 지원해야 제대로 된 화질을 체감할 수 있다. HDR을 지원하지 않는 콘텐츠라면
모니터로 HDR 활성화 시 오히려 화질이 이상하게 변하고 만다.
PC와 비디오 게임기, 스마트폰 등 차츰 HDR을 지원하는 제품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다른 요소를
우선시하는 쪽이 나을 수 있다.
조준 돕는 크로스헤어와 어둠을 극복하는 블랙 스태빌라이저
게임 시 직접 도움을 주는 모니터 부가기능으로는 '크로스헤어(Cross Hair)'와 '블랙 스태빌라이저(Black Stabilizer)'가
있다.
크로스헤어는 화면 중앙에 조준선을 표시해주는 기능인데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색상과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게임 속 기본 조준선보다 눈에 잘
띄어서 사격 시 집중력을 높여준다.
위 화면은 오버워치 실행 중 모니터의 크로스헤어를 켠 모습인데 배경 때문에 희미하게 보이는 기본 조준선보다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블랙 스태빌라이저는 화면 명암비를 임의로 높여서 어두운 곳에 있는 캐릭터와 사물을 식별하기 쉽게 해주는 기능이다. 모니터에 기본 탑재 된
명암비 조절보다 효과가 좋으므로 조금 더 수월하게 게임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제조사에 따라서 이름에 차이가 있는데 이번 기사에서 사용한 모니터인 올룩 G3200 커브드 게이밍 165 제로 화이트는 '다이나믹 루미너스 컨트롤(Dynamic Luminous
Control)'이라는 이름이다.
게임 시 블랙 스태빌라이저를 끈 상태와 켠 상태를
비교해보면 어두운 장소에서도 캐릭터와 사물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에서 매복한 캐릭터 때문에 늘 골치를 앓는
게이머라면 환영할 만한 기능이다.
눈을 보호하는 로우 블루라이트와 플리커 프리
업무용이든 게임용이든 모니터 사용자는 최소한 몇 시간은 기본으로 책상 앞에 앉아서 화면을 쳐다보는 것이 일상이다. 물론 그러는 경우
눈에 쌓이는 피로도는 만만하지 않은데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힘들어도 모르고 넘어가거나 그냥 참는 경우가 흔하다.
모니터에서 발산하는 청색 파장을 줄여주는 '로우 블루라이트'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모니터 업계에는 약 5년 전부터 눈을 보호하는 기술이 몇 가지 고안 되었다. 첫 번째는 '로우 블루라이트(Low
Bluelight)'이다. 자외선과 유사한 청색 파장을 줄여서 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로우 블루라이트가 처음 선보여진 시기에는 청색 파장이 감소하면서 화면 색상이 크게 변해버리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근래에는 차단 수준을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알맞게 변경하면 된다.
현재는 대중화 된 기술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모니터가 지원하는 기능은 아니므로 구매 전에 지원 유무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 다음은 플리커 프리(Flicker-free)이다. 모니터는 작동 원리상 화면을 출력하는 도중 백라이트가 켜지고 꺼지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그 때 초당 200회 정도 깜빡임 현상인 플리커가 생긴다. 너무 빠른 속도여서 사람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눈에 피로도를 가중 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플리커 프리는 백라이트를 끄지 않고 광량을 조절하여 플리커를 줄이는 기술이다. 로우 블루라이트와 달리 수동 적용하는 기술이 아니고 육안상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나 장시간 모니터를 보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알면 알수록 구매 만족도 상승하는 모니터
시간이 지날수록 PC가 발전한 것처럼 모니터 역시 변화를 겪고 있다. 화질을 높이고 사용자가 더 편하게 화면을 볼 수 있게, 그리고 게이밍 주변기기로서 요건을 갖추기 위해 차츰 새로운 기술이 도입 되었는데 나름 PC를 알고 있는 사람도 명쾌하게 모든 것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모든 요소를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용도에 맞춰서 정보를 모으고 제품을 선택해야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결국 PC 사용자가 직접 보는 것은 모니터 화면이므로 거기에도 나름 신경을 쓰고 투자해야만 만족스러운 환경이 완성 된다.
모니터 구매 시 몇 가지만 따져본다고 해도 이 제품, 저 제품 비교하다 보면 꽤 골치를 앓게 되지만 노력을 들이는 만큼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낄 만족감은 커진다. 따라서 현재 새로운 모니터를 사려고 준비 중인 소비자라면 그 점을 기대하고 차근차근 관련 정보를 모아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