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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PS-C 미러리스의 축복일까 계륵일까, 소니 FX30

2023-02-21 15:00
이수원 수석기자 swlee@bodnara.co.kr

 

과거 소니는 전문가용 캠코더 및 시네마 카메라와 일반 소비자용 미러리스 카메라와 같은 확실한 구분을 두었으나, 지금은 풀프레임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와 함께 영상 제작 분야에서도 소니의 베니스(VENICE)에 도입된 기술들을 접목시킨 FX 시리즈가 영상 업계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FX 계열 시네마 카메라 라인업인 FX9, FX6, FX3, 그리고 PTZ 기능이 들어간 FR7까지 모두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와 이를 지원하는 풀프레임 E 마운트(FE) 렌즈를 사용하면서 비용 부담도 그만큼 컸는데, 작년 하반기에 내놓은 FX30은 시네마 카메라 제품군을 APS-C 크롭 바디까지 확대한 모델이다.

 

물론 출시 배경에는 풀프레임 미러리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돈이 덜 되는 APS-C 크롭 센서 카메라에 소홀했던 소니의 안일한 태도와, 그 틈새를 파고 든 블랙매직디자인 포켓 시네마 카메라(BMPCC) 6K/4K 시리즈나 파나소닉 GH5 II 및 GH6 등장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보다는 풀프레임에 이어 APS-C 시장에서도 고급기 경쟁을 시작한 캐논과 니콘, 후지필름 같은 경쟁사들의 행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소니 E 마운트 카메라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만들 수 있음에도 만들지 않았던 소니의 태도가 얄밉지만, 그 덕분에 풀프레임 기종이었다면 4K 60p 지원 정도로 시작해 몇 세대를 더 우려먹어야 만날 수 있는 FX3급 스펙과 기능을 A6600 이후 한 번에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풀프레임 FX3 디자인을 그대로, FX30

소니 FX30 (모델명 ILME-FX30)은 고속 하이브리드 및 리얼타임 Eye AF를 지원하며, 4K 120p 촬영과 듀얼 베이스 ISO, S-Cinetone 컬러 과학이 구현된 시네마 카메라 FX3의 주요 디자인과 특징을 APS-C (Super 35mm) 포맷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본체와 커버를 경량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 내구성을 높이고, 카메라 내부에 팬이 들어간 액티브 쿨링 방식으로 발열 제어 성능을 향상시켰으며, XLR 핸들 유닛 및 액세서리 장착을 위한 1/4" 스레드 홀을 갖춰 FX3와 거의 동일한 카메라 운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시에 투입하는 제작 현장에서 전체 카메라를 FX3로 구성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시네마 카메라답게 기존 A6000 계열의 APS-C 크롭 기종과는 조작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영상 촬영을 위한 레코딩(REC) 버튼을 중심으로 촬영 옵션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커스텀 버튼들이 제공되며, 셔터 버튼에는 전원(On/Off) 스위치 대신 전동 줌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다.

 

특히 XLR 핸들이 기본 제공되어 A7S3 (Alpha 7 S III)보다 출시 가격이 많이 올라간 FX3와 달리 FX30은 XLR 핸들 없이 카메라 본체만 구성된 모델(ILME-FX30B)도 따로 출시되어 구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소니 디지털 카메라들은 사진 촬영을 위해 전자식 뷰파인더(EVF)가 달려있는데 시네마 카메라 라인업인 FX30은 사이드 오픈형 터치패널 LCD를 사용한다. 영상 제작 현장에선 HDMI 연결을 통해 필드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FX30은 Atomos Ninja V/V+와 같은 외부 레코더로 16비트 RAW 비디오 출력도 지원한다.

전원 On/Off와 모드 변환이 일반 소니 카메라보다 불편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FX30 특성상 전원을 수시로 켜고 끄거나 영상 촬영 외에 다른 모드로 전환할 일이 많지 않으므로 제품 특성을 감안한 것으로 생각하는게 맞다.

 

소니는 A7C와 같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일부 기종에도 소형 경량화를 위해 mciro-HDMI 포트를 넣어 불만이 있었는데, FX30은 풀사이즈 HDMI 출력 포트와 함께 마이크 입력 단자와 헤드폰 출력 단자를 모두 갖추고, 충전을 위한 USB Type-C 포트와 리모트/멀티 액세서리 연결용 micro-USB 포트를 따로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I/O 포트는 3개의 커버로 분리되어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만 커버를 열고 쓸 수 있다.

 

메모리 카드는 소니 고급 기종들처럼 듀얼 슬롯을 지원하며, 고속의 CFexpress Type A 카드 또는 UHS-II 규격의 SD 카드를 쓸 수 있다. CFexpress Type A 카드가 SD 카드보다 길이는 짧고 두께는 더 두껍다는 특징을 이용해 같은 슬롯에 넣는 방향을 앞뒤로 구분하여 2가지 형식을 지원한다.

다만 다른 카메라 제조사들이 속도는 더 빠르면서 용량도 크고 가격도 저렴한 CFexpress Type B 카드를 사용하는데 비해 소니는 크기가 작다는 이점 외에는 가격, 용량, 속도에서 모두 불리한 CFexpress Type A 규격을 고집하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메모리 리더기 역시 CFexpress Type A를 지원하는 제품은 비싸다.

4K 120p S&Q 모드나 All-Intra 포맷의 일부 촬영 옵션을 제외하면 UHS-II V60/V90 규격 메모리 카드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으므로 꼭 CFexpress Type A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듀얼 슬롯에 모두 메모리 카드를 넣으면 카메라 옵션에서 릴레이 촬영, 동시 촬영, 사진과 동영상을 슬롯별로 지정해서 찍는 것도 가능하다.

 

카메라 배터리는 용량이 적어 촬영 시간이 짧았던 NP-FW50 배터리팩(1020mAh)이 아니라 소니 FX30 및 풀프레임 미러리스, APS-C 기종 가운데 A6600에 들어간 NP-FZ100 배터리팩(2280mAh)을 사용한다. 시네마 카메라여서 별도의 배터리 그립(세로그립) 액세서리는 지원하지 않는다.

 

XLR 핸들이 없는 ILME-FX30B 제품 구성은 카메라 본체와 각종 매뉴얼, 정품 보증서, 소니 카탈리스트 브라우즈 소프트웨어 안내문, 그리고 USB 전원 어댑터와 USB-C to A 케이블이 들어있다.

 

한 방에 업그레이드, FX3급 촬영 기능 지원

FX30는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메뉴 구성과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 빠르게 액세스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Fn 버튼을 누르면 기존 소니 카메라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등록해서 메뉴에 들어가지 않고 쓸 수 있지만, 카메라에 달려있는 다양한 커스텀 버튼으로 이보다 더 빠르게 중요한 촬영 변수를 즉시 변경할 수 있다.

다만 동영상 촬영에 특화된 기종들이 그렇듯 모드 다이얼 대신 모드 버튼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수시로 바꾸는 사람은 모드 전환 단계가 추가된 것을 감수해야 한다.

 

micro-HDMI가 아닌 풀사이즈 HDMI 출력 포트를 제공하면서 케이블 고정성이 더 좋아졌으며, HDMI 포트로 16비트 RAW 출력을 지원하는 것도 FX30의 장점이다.

일반 HDMI 출력 중에는 내부 메모리 카드에 녹화를 하려면 출력 해상도가 1080p로 낮아졌고, 4K HDMI 출력을 할 때는 미디어 녹화 기능을 껐어야 하는데, Atomos Ninja V+ 같은 HDMI RAW 데이터 녹화가 가능한 외부 레코더에 연결하면 카메라 내장 메모리에 4K 60p 영상을 저장하면서 외부 레코더는 4.7K 60p RAW 포맷으로 기록할 수 있다.

 

FX3보다 늦게 나온 FX30에는 소니가 A7M4에서 선보인 포커스 맵(Focus Map) 기능이 들어갔다. 예전에는 포커스 피킹(Peaking)으로 초점이 맞은 위치만 특정 색상으로 강조하는 방식이었다면, 포커스 맵은 화면 전체의 피사계 심도를 색상으로 구분해 시각적으로 표시해준다.

 

고급 기능에도 불구하고 APS-C 크롭 포맷의 한계

소니 FX30은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와 소니 미러리스 크롭 바디용 E 마운트 렌즈를 지원한다. 센서 포맷과 렌즈 구성 측면에서는 사진과 영상 촬영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소니 A6600/A6400/A6100 시리즈와 셀피 촬영 및 블로그 영상에 최적화된 ZV-E10과 비교해서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물론 소니 E 마운트는 풀프레임과 크롭용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APS-C 크롭 바디에 풀프레임(FE) 렌즈를 사용할 수 있고, 풀프레임 기종도 크롭용 E 마운트 렌즈를 장착하면 크롭 비율만큼 비네팅이 생기거나 자동으로 크롭 모드로 촬영이 된다.

 

FX30에 들어간 신개발 Super 35mm 포맷 APS-C 규격 이면조사형 2,700만 화소 Exmor R CMOS 이미지 센서는 사진 촬영시 약 2,600만 유효화소, 동영상 촬영시 약 2,010만 유효화소로 동작하며, BIONZ XR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을 통해 6K 오버샘플링 4K 레코딩과 듀얼 베이스 ISO, 10bit 4:2:2 레코딩, S-Cinetone, S-Log3, Cine EI 및 Cine EI Quick, Flexible ISO 같은 시네마 라인업의 고급 기술들을 지원한다.

다만 태생부터 저조도 촬영에 특화시킨 1,21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A7S3와 이를 바탕으로 4K 영상에 최적화시킨 FX3와 달리 일반 APS-C 기종처럼 고화소 센서를 사용한 FX30은 듀얼 베이스 ISO가 지원하는 고감도 베이스 ISO가 FX3(ISO 12800)보다 훨씬 낮은 ISO 2500라는 것이 차이가 난다.

또한 6K 오버샘플링을 처리하기 힘든 4K 120p 같은 촬영 모드에서는 센서 화소 거의 그대로 기록하게 되므로 1.62배 크롭 모드로 촬영하여 APS-C 크롭의 크롭(?)이 되는 셈이라 화각 제한이 커진다.

 

무엇보다 소니의 E 마운트 미러리스 카메라가 APS-C 크롭 바디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네마 카메라는 고사하고 프로급 레벨에 준하는 크롭 렌즈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FX30이지만 APS-C 기준으로 E PZ 16-50mm F3.5-5.6 OSS 같은 번들 렌즈나 E 35mm F1.8 OSS 같은 보급형 렌즈들이 아니라 화질과 성능이 뛰어난 소니 네이티브 렌즈를 찾으려면 풀프레임용 FE 렌즈만큼 다양한 선택지가 없다.

 

FX30에는 동영상 촬영 중에 초점 변화시 일어나는 화면 울렁거링 현상인 포커스 브리딩 현상을 최소화시키는 브리딩 보정 기능을 지원하는데, 기존에 출시된 크롭용 E 마운트 렌즈들은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소니가 작년 여름에 내놓은 APS-C 타입 E 마운트 렌즈 3종(E PZ 10-20mm F4 G, E 15mm F1.4 G, E 11mm F1.8 G)을 사용해야 브리딩 보정 기능이 활성화되며, 나머지 화각은 풀프레임용 FE 고급형 G/GM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4K 프레임별 크롭 비율 및 저조도 ISO 테스트

FX30은 그 동안 4K 30p 이상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넣어주지 않았던 소니 APS-C 미러리스 계열에 한 번에 4K 60p를 넘어 4K 120p 촬영까지 지원한다. 물론 4K 120p는 FX3과 마찬가지로 1.62배 가량의 크롭이 적용되기 때문에 렌즈 구성이나 화각 설정 등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A7M4도 4K 60p 동영상은 1.5배 크롭 모드로 촬영되기 때문에 1.04배 크롭되는 FX30보다 낫다고 보기 힘들고 4K 120p는 지원하지 않으니 FX30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다만 저조도 및 4K 환경에 특화된 풀프레임 센서를 탑재한 A7S3 및 FX3의 특징은 APS-C 크롭 바디인 FX30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FX30에 들어간 신개발 2,7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35mm 풀프레임 면적에 1,290만 화소 센서를 넣었던 FX3과는 저조도 촬영 능력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듀얼 베이스 ISO 범위나 테스트 영상도 기존 a6400보다 크게 앞선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다.

 

소니 APS-C 계열 카메라 중에서도 바디 손떨림 보정(SteadyShot)은 a6600 같은 상위 기종에만 탑재됐었는데, APS-C 플래그십 시네마 카메라인 FX30에도 당연히 이 기능이 지원된다.

물론 지난 번 DJI RS3 Mini 리뷰 때 테스트했던 것처럼 스테디샷은 카메라를 가만히 손에 들고 있을 때, 액티브 모드는 손만 약간 움직이거나 가볍게 걷는 수준에서 화면 흔들림을 줄여주는 것이지 액션캠처럼 뛰어나 카메라를 마구 움직여서 센서 보정 범위를 벗어나는 상황까지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풀프레임 중심으로 계륵이 된 크롭 플래그십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풀프레임에 탑재된 최신 기술을 크롭 센서 기종에도 추가한 제품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비록 FX30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의 위치를 생각하면 늦게 나온 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대신 a6000 계열의 적당한 선택지가 아닌 한 번에 플래그십 기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FX3과 같은 디자인 및 하드웨어적인 특징을 갖춰 XLR 핸들이나 풀사이즈 HDMI 연결, 16bit RAW 외부 레코더 출력, 듀얼 CFexpress Type A 카드, 케이지 없는 액세서리 장착 등이 가능하며, S-Cinetone 픽처 프로파일을 비롯해 듀얼 베이스 ISO, Cine EI, S-Log3, 10bit 4:2:2 레코딩, 4K 120p 레코딩, 포커스 맵, 포커스 브리딩 보정과 같은 고급 기능들도 지원한다.

 

그러나 소니의 네이티브 렌즈 최대 화질은 거의 다 풀프레임용 GM 계열에서 제공되고, 이런 렌즈를 APS-C 크롭 바디인 FX30에 쓴다는 것은 비용은 물론 렌즈 활용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은 아니다.

소니 FX3가 한 컵 가득 채운 시원한 물이라면 FX30은 절반 조금 넘게 담긴 미지근한 물이라고 생각된다. 컵 모양은 똑같지만 담긴 물의 양과 온도가 다르니 평가도 달라지게 된다. APS-C 크롭 E 마운트 렌즈를 가진 사람에겐 바디 기능이 아깝고, 풀프레임용 FE 렌즈가 있는 사람에겐 크롭 센서가 아쉬운 계륵 같은 존재다.

APS-C 바디에 풀프레임 FE 마운트 GM 렌즈를 쓰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다거나 이미 FX3나 다른 풀프레임 기종을 보유한 사람이 세컨드 기종으로 추가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풀프레임보다 비싼 FX30의 가격이 장애물이다.

만약 FX30을 구매하거나 운영하는데 들어갈 비용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FX3을 두고 이런 핸디캡을 감수할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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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드렛츠고 / 23-02-21 15:35/ 신고
소니가 요즘 시네마 카메라에 재미 들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작년 최대 흥행작인 아바타: 물의 길, 탑건 매버릭에 쓰인 메인카메라가 소니 베니스였으니까요. 영화 디지털 카메라의 강자는 아리 사의 알렉사이긴 하지만 소니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원래 디지털 시네마 캠의 돌풍을 일으켰던 레드는 신뢰성 때문인지 요즘은 별 이슈가 안되는 것 같고, 레드의 강점이었던 가성비도 블랙매직이나 타 기종들의 가격 인하로 별 메리트가 없고...
21퍼 / 23-03-04 19: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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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FX30 리뷰 잘봤습니다
무척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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