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AI로 사이버 위협의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기업의 보안 대응 역량과 이를 저해하는 조직 내 요인을 분석한 ‘릴렌트리스 디펜스 보고서(Relentless Defense Report)’를 발표했다.
전 세계 30개 국가의 보안 전문가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보고서는 각 조직이 IT 환경 전반을 얼마나 폭넓게 보호하고 있는지, 위협에 대해 얼마나 신속하게 탐지•대응•해결하는지, 그리고 보안 대응을 지연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조직의 사이버 방어 역량 평균은 100점 만점에 64점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58점을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전 세계 조직 가운데 시스코가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 역량을 갖춘 그룹으로 분류한 ‘릴렌트리스 디펜더(Relentless Defenders, 최상위 방어자)’는 전체의 8%에 그쳤고, 국내에서는 1%에 불과했다.
보안팀의 신속한 대응을 가로막는 요인
보고서는 사이버 방어 역량 강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조직 내 마찰을 지목했다. 이러한 문제는 보안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불분명한 역할과 책임, 복잡한 승인 절차, 부서 간 사일로는 IT, 구매, 경영진 등 조직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팀 간 협업이 원활하지 않고 의사결정 권한이 불분명하거나 데이터가 분산돼 있을수록 AI를 도입하고 관리하는 과정 역시 더욱 복잡해진다.
• 조직 간 협업: 전 세계 조직의 41%만이 보안, 네트워킹, IT팀이 가시성과 도구를 공유하며 하나의 팀처럼 협업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에서는 그러한 응답이 24%에 그쳐, 4곳 중 3곳은 부서 간 사일로로 인한 대응 지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경영진 의사결정 지원: 전 세계 응답자의 43%는 현재 활용하는 보안 지표가 지나치게 기술적이어서 경영진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36%는 비즈니스 지표를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7%는 보안 성과를 일관되게 측정할 방법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 역시 응답자의 40%가 보안 지표의 기술적 괴리로 인해 경영진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데이터 접근성: 전 세계 응답자의 40%는 실제 위협에 대응하는 것보다 여러 시스템에 분산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39%는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해 중요한 인사이트를 놓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 역시 응답자 44%는 실제 위협 추적보다 흩어진 시스템의 데이터 수집 및 연계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I로 보안 대응 빨라졌지만…보안 우려로 도입 지연
보안 실무자 10명 중 8명 이상(한국 기업 동일 수치)은 AI 활용으로 위협 탐지 및 대응 역량이 최소 25% 향상됐다고 답했으며, 4명 중 1명 이상(한국 기업은 5명 중 1명)은 AI가 업무 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AI 기반 보안 기능을 폭넓게 활용하는 조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분야별로는 네트워크 보안에서 AI 활용이 가장 활발한 반면, 보안 운영 및 조사 분야에서는 가장 낮았다. 특히 보안 운영 및 조사는 AI를 활용해 보안팀의 업무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영역임에도 실제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운영에 AI 에이전트를 광범위하게 도입한 조직은 3분의 1에 그쳤다(한국 기업은 5분의 1). 데이터 노출과 시스템 침해, 외부 업체의 데이터 처리 등에 대한 우려가 도입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I 에이전트가 침해됐을 때 이를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조직은 54%(한국 기업은 37%)로 나타났다.
보안 역량 상위 8% ‘릴렌트리스 디펜더(최상위 방어자)’와 나머지 그룹의 차별점
‘릴렌트리스 디펜더’는 조직 내 마찰을 줄이고 자체 개발 중인 AI를 관리하는 데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안 운영에서 AI를 통해 더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높았다. 이는 단순히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가 아니라, 보안팀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 역량 전반에서 앞서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릴렌트리스 디펜더의 83%는 보안,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에서 정보와 도구를 공유하며 하나의 통합된 보안팀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나머지 그룹에서는 이 비율이 37%에 그쳤다.
• 릴렌트리스 디펜더의 86%는 AI 에이전트와 비인간 ID(non-human identities)에 일관된 보안 통제를 적용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그룹은 37%에 그쳤다. 또한 릴렌트리스 디펜더의 77%는 AI 에이전트가 침해됐을 때 이를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그룹에서는 그 비율이 51%로 나타났다.
• 릴렌트리스 디펜더의 25%는 AI를 통해 위협 탐지 속도가 100% 넘게 향상됐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그룹에서는 해당 비율이 7%에 그쳤다.
• 보안 투자를 확대한 조직 가운데 릴렌트리스 디펜더의 71%는 사이버 보안 사고가 감소했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그룹에서는 그 비율이 39%로 나타났다.
칼 솔더(Carl Solder) 시스코 호주 및 뉴질랜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네트워크에서 AI 도입은 필연적인 변화였다. 이미 수년 전부터 패킷 단위로 발생하는 위협의 속도를 인간의 대응만으로 따라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네트워크는 실시간으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다. 이제 보안 운영도 같은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며 “앞서 나가는 조직들은 AI를 보안운영센터(SOC)에 별도로 추가된 챗봇처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네트워크 패브릭 자체를 전체 보안 스택의 센서이자 정책 집행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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