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 이하 방통위)가 이동통신 요금 원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9월 6일 이동통신 원가자료를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공개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시민사회가 바라는 이동통신 요금의 투명성 요구에 부응하기로 하였다"며 이동통신 요금원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는 이번 법원의 판결 중 무료인 방송주파수의 공공성과 최대 약 1조원에 이르는 대가를 내고 사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의 공공성을 혼동하는 등 일부 사실 오인의 부분 등에 대해서만 최소화해 항소하기로 했다며, 자료공개 범위를 이동통신 원가 관련 영업 보고서 자료와 요금인하 관련 방통위 전체회의 보고자료, 통신요금 TF 보고서 초안 및 국회 보고자료, TF 공무원 명단 및 민간전문가 소속기관명 등으로 한정했다.
방통위는 법적으로 비공개가 불가피한 요금인가신청서 등과 민간전문가 9명의 실명에 국한해 항소범위를 잡았으며, 요금인가신청서 등에는 '원가자료' 뿐만 아니라 사업자의 '영업전략'을 담은 비공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개별 상품의 '영업전략'이 공개될 경우 공정한 경쟁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신요금 TF 구성원에 대해서는 공무원 명단과 민간전문가 소속기관명은 공개하되, 민간전문가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 비밀 등을 침해할 우려 등이 있어 비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통위가 요금인가신청서의 비공개 근거로 제시한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7호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이미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이동통신 3사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며 정보공개법 소정의 비공개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내용이라 사실상 법원의 요금원가 관련 핵심 자료 공개를 방통위가 거부한 것이다.
방통위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동통신비가 가계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요금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알뜰폰 활성화 등 경쟁촉진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단말기 자급제를 실효성 있게 안착시키고 통신사의 마케팅비 출혈경쟁을 철저히 감독해 이용자 중심의 신뢰성 있고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가 비싼 요금제에 힘입어 엄청난 방송매체 마케팅과 최신 스마트폰의 할부원금을 10만원 안팎까지 내려 버린 LTE 가입자 경쟁으로 사실상 알뜰폰이나 단말기 자급제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방통위의 이같은 개선책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방통위 발표에 대해 "이동통신요금 원가를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는 끝까지 비공개함으로서, 국민들의 공공기관이 아니라 통신재벌3사의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기존의 태도를 고수했다"며 방통위를 비난했다.
참여연대 측은 방통위가 이번에 공개하기로 한 자료 중 일부는 이미 공개하게 되어 있는 자료를 방통위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다가 이번에 공개한다며 생색내는 것이고, 통신요금TF 명단 중 공무원 명단과 소속기관명도 재판과정 및 방통위 통신요금TF 결과 발표 때 이미 밝혀진 내용으로 법원 판결의 취지를 살리려면 어떤 민간기관의 누가 들어가서 논의를 했기에 기본요금 1천원 인하라는 미약한 안을 채택한 것인지 국민들의 알 권리, 평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번 판결 당시 비공개로 명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참여연대 차원에서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며, 나아가 현재 급증하고 있는 LTE요금제 가입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LTE 요금제의 원가 등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