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가짜 그래픽 사태에 대한 엔비디아코리아의 입장은?
이렇게해서 문제된 그래픽카드는 GTX 550 Ti와 GT 630, GT 610 외에 GTX 650을 추가한 꼴이 됐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지포스' 이름을 사용하는 그래픽카드라는 것인데 좀 더 깊숙이 살피면 엔비디아가 만든 GPU 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 가짜 그래픽카드 기사를 접한 독자분들 중에 엔비디아측의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었다.
▲ 엔비디아코리아의 PR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선희 이사와 기술 지원 및 마케팅을 맡고 있는 김선욱 부장(사진)이 인터뷰에 응했다
글쓴이는 이에 따라 지난 주 중에 엔비디아코리아와 '가짜 그래픽카드'에 관한 공식 입장을 주제로 인터뷰를 정식으로 요청했고 이를 수락한 엔비디아코리아의 답변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 답변 중 중요한 내용들을 추려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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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엔비디아코리아는 케이벤치 및 보드나라에 '가짜 그래픽카드' 기사가 등록되기 전, 시중에 가짜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유통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는지요?
A1. 아닙니다. 전혀 몰랐습니다. 처음 가짜 그래픽카드에 관한 1부 기사를 접하는 중에 혹시 그래픽카드를 착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로 제기된 그래픽카드에서 다이렉트X 11을 지원하지 못했던 점 등의 후속 내용들은 충격이었습니다. 아주 예전에 이와 비슷한 사례를 접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 '가짜 그래픽카드'가 국내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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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글쓴이가 엔비디아코리아에 가장 처음 구했던 질문이다. 이 답변으로 엔비디아코리아는 국내서 '가짜 그래픽카드'가 유통되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짜 제품의 유통해 관해선 비교적 '청정 지역'으로 바라봤기에 이런 제품들이 유통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생각한 것이다. 즉, 가짜 그래픽카드는 우리 나라와는 관계가 없는 일로서 생각해 왔다는 것이 엔비디아코리아의 입장이다.
사실상 리마킹 GPU로 인한 가짜 그래픽카드 문제는 해외서나 벌어질 법한 문제로 간주돼 왔으니 국내서는 이를 인지하기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허나 엔비디아의 한국 지사로서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판매에 앞장섰다면 이들 제품에 관한 기본적인 감시 및 감독자 역할을 수행했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이다. 문제된 그래픽카드는 6개월 내지 1년 전에 등록돼 판매되던 제품이었는데 저가형 그래픽카드는 어차피 성능으로서 주목받지 못할 제품이니 이를 감지하려한 노력이 있었나 싶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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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엔비디아코리아는 이번에 문제된 '가짜 그래픽카드'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는지요?
A2. 정확한 원인은 단정할 수 없으나 600 시리즈의 케플러(Kepler)와 과거 400과 500 시리즈의 페르미(Fermi)가 서로 다른 아키텍처를 적용한 GPU 칩이란 점을 이용한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의 GPU를 지포스 600 시리즈에서 사용할 리 없을 것이란 일반적인 논리를 깬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사 혹은 제조사가 기존의 재고를 문제의 그래픽카드로 제작해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Q3. 문제가 된 그래픽카드의 GPU 칩은 정상 제품과 동일한 코드로 마킹이 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코리아는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A3. 문제된 그래픽카드와 정상 제품의 GPU 칩 마킹이 같다면 필시 '리마킹 GPU' 칩으로 의심될 소지가 충분합니다. 다른 GPU를 사용했다고 해도 이를 정상 제품으로 출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성능으로써 정상 그래픽카드의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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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엔비디아코리아의 김선욱 부장이 답한 내용이다. 문제됐던 지포스 GT 630과 GT 610은 정확히 어떤 GPU를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는 이들을 노려 '리마킹 GPU'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한 논리다.
라인업에 따른 GPU 칩의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포스 GT 640부터 GTX 690까지는 28nm 공정의 케플러 GPU, 400과 500 시리즈는 40nm 공정의 페르미 GPU를 쓴다. 그럼 중간인 GT 610부터 GT 630 그래픽카드는 무엇에 속해있다고 볼 수 있을까? 600 시리즈니까 케플러 GPU라고 답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은 40nm 공정의 페르미 GPU를 쓴다. 왜냐하면 엔비디아의 저가형 그래픽카드는 해당 시리즈의 넘버링에 부합하지 않는 새 제품이 출시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가 그래픽카드의 등급을 쉽게 구별하기 위해 '리네이밍'을 해서 출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 '리네이밍' 때문에 가짜 그래픽카드의 한 원인으로 제공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는 문제될 게 없는 사항이다. 다른 등급의 제품인 GTX 550 Ti나 GTX 650을 봐도 마찬가지다. 리네이밍은 일반 소비자가 제품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한 기준이지 '가짜 그래픽카드'의 원인은 아니다. 지난 기사에서도 재차 다뤘듯, 정상 제품과 동일하게 마킹을 한 GPU 칩, 즉 '리마킹 GPU'가 사용됐을 가능성에 대해선 엔비디아코리아도 의견 일치를 보인다.
엔비디아가 만든 GPU 칩들, 엔비디아 스스로 관리할 순 없었나?
이는 엔비디아코리아가 직접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위치에 있지도 않으니 이렇게 보고 있다고 치자. 그럼 전세계로 판매될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GPU 칩을 설계한 엔비디아 본사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엔비디아가 직접 만든 GPU 칩만 올바르게 관리가 잘 이루어졌다면 '가짜 그래픽카드'의 기반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약 10년 전에도 지포스 8600 GT가 9600 GT로 둔갑해 중국서 팔렸을 시절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엔비디아가 왜 지금의 지포스 500 시리즈 및 600 시리즈에서 벌어진 동일한 사태는 미리 파악하지 못했냐하는 것이다.
당시 뿌리를 뽑지 못하고 잡초의 윗부분만 베어버린 것일까? 사실 이런 부분에는 확싫치 않으나 가능성이 있을 만한 온라인 거래처가 있다. 기업과 기업간 최대 규모의 온라인 B2B 거래처로 불리는 중국의 알리바바닷컴(www.Alibaba.com)에서 엔비디아의 노트북용 GPU와 이를 사용한 그래픽카드가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가짜 그래픽카드의 GPU 칩도 실은 노트북용 GPU를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 CUDA 코어가 48개와 96개인 GT 630이 거래되고 있었으며 공식 제원보다 낮은 OEM용 GT 630 그래픽카드를 팔기도 했다. GPU 칩의 경우 CUDA 코어 개수 등 제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B2B 거래라면 개당 단가가 낮은 대신 최소 100개에서 1,000개 단위로 거래가 이루어질 텐데 이곳에선 최소 1개씩 낱개 단위로도 거래가 된다는 점을 포착했다. 출처가 확실히 여기라 말할 순 없으나 문제가 될 만한 GPU 칩의 공급처로서 가능성을 제시할 수는 있다. 이곳에서 CUDA 코어가 48개인 지포스 GT 630이 거래되고 있단 사실도 이런 가능성의 일부분에 포함돼 있다.
때로는 온라인 구매처에서 엔비디아의 정품 GPU로 인지하고 사들였겠지만 차후 이를 사용한 그래픽카드에서 리마킹한 GPU 칩이 이용된 것인지는 뜯고 써 보지 않고선 모른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지 않는 대신,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주요 제조사와 국가별 지사에 속한 유통사들을 한데 묶어 이들을 '공식 파트너'라 칭했다. 이들 공식 파트너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로 그래픽카드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만약 엔비디아의 공식 파트너가 아닌데도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유통했다면 필시 문제될 일이다. 엔비디아의 보호망을 벗어나 있는 회사란 반증일 테니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