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윗 스팟 전략을 사용하는 데스크탑 GPU
AMD의 외부 GPU 전략은 '스윗 스팟(Sweet Spot)'이라고 불린다. 스윗 스팟은 가격대비 성능비가 높은 CPU를 만들던 AMD의 성격이 GPU 사업에도 접목된 것으로 보이는데, 무조건 고성능 GPU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정 가격대로 출시 가능한 성능을 가진 GPU를 먼저 생산한 후,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시장에는 듀얼 GPU나 멀티 GPU로 성능을 높이고 메인스트림 및 저성능 시장에는 같은 아키텍처 기반에 성능을 낮춘 제품을 차례로 투입한다는 것이다.
스윗 스팟 전략의 장점은 기존 세대보다 무조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비용이나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현재 구현 가능한 게임 및 멀티미디어 기술, 메모리와 GPU 제조 공정 등을 활용해 일정 수준의 성능을 제공하는 GPU를 만들기 때문에 생산비용 면이나 제조에 따른 문제들을 경쟁사보다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AMD의 스윗 스팟 전략은 라데온 HD 4800 시리즈에 이어 최신 5000 시리즈에서 더욱 구체적이고 빨라졌다. 라데온 HD 4870과 4850으로만 구분했던 초기 4000 시리즈 시장과 달리 라데온 HD 5000 시리즈는 5870, 5850, 5770, 5750 등 플래그십-하이엔드 모델 4개 제품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면서 DX(DirectX)11 시대의 주도권을 AMD 쪽으로 기울게 했다.
스윗 스팟의 보완책은 성능 대신 기술 경쟁
AMD 스윗 스팟 전략은 현실적인 GPU 출시를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지만 반대로 경쟁사가 무차별적인 성능 경쟁을 펼칠 경우 가격대비 성능은 우위일지 모르나 절대 성능에서는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ATI 라데온 HD 4800 시리즈는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하는 그래픽 카드였지만,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285와 같은 단일 GPU 플래그십 제품과 비교하면 절대 성능에서는 떨어진다.
AMD는 이처럼 절대 성능 경쟁에서 뒤쳐지는 스윗 스팟 전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성능이 아닌 기술 경쟁을 GPU 마케팅에 결합시켰다. 즉 경쟁 제품보다 특정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신기술을 한발 앞서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래픽 카드에서 3D 성능 비교 외에 또 다른 비교 포인트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예를 들어 ATI 라데온 HD 2000 시리즈는 HD 멀티미디어에 대한 지원 강화를 컨셉으로 했고, 라데온 HD 4000 시리즈는 별로 활용되지 않고 묻혀지긴 했지만 DX10.1 지원을, 그리고 라데온 HD 5000 시리즈는 DX11과 3개 이상의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해진 ATI Eyefinity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무조건적인 성능 경쟁에서 소비자들의 눈을 돌리게 했다.
스윗 스팟의 단점은 세대 교체 혼란
그러나 AMD 스윗 스팟 전략은 이론상은 문제가 없지만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상한 충돌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바로 전세대 하이엔드와 새로운 메인스트림이 충돌하는 모습을 띈다는 점이다.
AMD의 새로운 GPU는 최상위 모델이 이전 세대 최상급 GPU보다 2배 정도 높은 성능을 갖는 하드웨어 구조를 채용했다. 그런데 새로운 메인스트림 GPU는 최상급 GPU의 절반 정도의 하드웨어 스펙을 갖도록 만들어지면서 이전 세대의 최상급 GPU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성능을 갖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하이엔드와 메인스트림은 시장에 포진되는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이전 세대 하이엔드 제품의 가격 인하와 새로운 메인스트림 제품의 초기 가격 거품이 겹치면서 새로운 메인스트림 제품보다 기존의 하이엔드 제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물론 최신 GPU에는 3D 기술, 발열, 소비 전력, 부가 기능 등에서 이전 세대보다 발전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런 스윗 스팟의 단점은 과거 라데온 HD 3870으로 인한 4600 시리즈의 부진, 그리고 지금은 라데온 HD 5700 시리즈에 대한 4800 시리즈의 가격 우위로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에서는 안 먹히는 스윗 스팟 전략
AMD 최초의 40nm GPU는 무엇일까? 아마 대다수의 유저들은 데스크탑 그래픽 카드 시장을 기준으로 ATI 라데온 HD 4770이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1달 이상이나 앞서 발표한 제품이 있었다. 바로 AMD가 노트북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빌리티 라데온 HD 4860(Mobility Radeon HD 4860)이었다.
모빌리티 라데온 HD 4860은 4800 시리즈에 해당하는 이름 때문에 기존 4800 시리즈의 리뉴얼판으로 여겨지기 쉬운데, 실제로는 이 모바일 그래픽 카드에 들어간 GPU는 데스크탑용 라데온 HD 4770에 들어간 RV740 GPU와 동일한 하드웨어 스펙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제품이기 때문에 동작 클럭은 약간 낮다)
문제는 데스크탑용 라데온 HD 4770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에 비해 모빌리티 라데온 HD 4860은 이를 사용한 노트북이 어디 있는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노트북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성능보다 소비 전력을 우선시하는 노트북 시장에서는 모빌리티 라데온 HD 4860보다는 더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저전력 GPU를 원하기 때문에 데스크탑과는 다른 라인업이 형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