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그래픽 시장 초창기 2D 그래픽 카드 옆에 붙어 3D만 전담하던 3dfx의 Voodoo를 기억하는가? 막 3D 그래픽 시장이 태동하던 90년대 당시만해도 다들 공개 표준인 OpenGL이나 MS의 설익은 DirectX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에 후발 주자였던 NVIDIA나 베리떼, 렌디션, ATI 등에 저 멀리 안드로메다행 편도 티켓을 끊어주던 위엄을 발휘했다.
Voodoo는 글라이드라는 자체 API를 앞세워 초기 3D 시장을 평정했다
사진은 3dfx의 유작이자 단 6대만 생산되었다는 전설의 명기(?) Voodoo5 6000
여기에는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자체 API인 글라이드(Glide)는 물론, 부족한 성능을 메꿀수 있도록 SLI(Scan-Line Interleave) 기술을 지원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DirectX의 발전과 3dfx의 자체 공장 생산 방침, 차세대 모델의 뒤늦은 생산등으로 인해 결국 자멸하고 NVIDIA에 인수되면서 자체 API의 시대는 막을 내리는가 싶었는데...
AMD로 돌아온 독자 API 시대, 맨틀이란 무엇?
글라이드로 끝을 모르고 치솟던 인기를 보인 Voodoo의 3dfx를 인수한 NVIDIA가 아닌 경쟁사 ATI를 인수한 AMD가 맨틀이라는 이름으로 독자 API를 선보이게 된다.
사실 PC 쪽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3D API인 DirectX는 운영체제에 종속적이고, GPU 개발사가 DirectX를 고려해 만들어야 하므로 자사의 특징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데다 새로운 기술을 넣고 싶어도 마음놓고 지원하기 어려우며, DirectX라는 미들웨어를 거쳐야해서 성능면에서도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독자 API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AMD 맨틀은 그래픽 어플리케이션, 대표적으로 게임이 중간에 DirectX를 거치지 않고 직접 GCN 아키텍처 기반 GPU를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CPU 오버헤드를 줄여, 그래픽 카드에 작업을 지시하는 드로우 콜을 9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즉, 같은 CPU라도 맨틀을 이용할 경우 DirectX를 사용할 때보다 같은 시간에 그래픽 카드에 보다 많은 명령을 내릴 수 있으므로 오버헤드로 손실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결과적으로 같은 시스템에서 보다 높은 성능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맨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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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맨틀의 핵심 두 줄 요약 :
DirectX를 거치지 않아 성능이 빨라짐
(CPU <-> 게임 <-DirectX-> 드라이버 <-> G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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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어려운 이론 보다 게이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래서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는가일텐데, 과연 그래서 얼마나 빨라졌을지 지금부터 살펴보겠다.
◈ 맨틀 체험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AMD는 이번 2월 1일 맨틀을 지원하는 카탈리스트 14.1 베타 1.6 드라이버를 공식 공개했으며, 2013년 10월 라데온 R9/ R7 시리즈와 함께 맨틀 발표와 함께 지원 타이틀로 소개한 배틀필드4의 맨틀 지원 패치가 맨틀 드라이버 공개 하루 전에 이루어졌다.
이에 따르면 AMD 맨틀 체험을 위해서는 GNC 1.0(라데온 HD 7000 시리즈) 이상 GPU 기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하며, 아쉽게도 이번에 공개된 맨틀 지원 드라이버는 배틀필드4와 라데온 R9 290/ 290X의 최적화에 집중한 버전이기 때문에 다른 그래픽 카드나 게임에서는 불안할 수 있다.
배틀필드4로 보는 DirectX vs Mantle 성능,
배틀필드4는 게임 엔진인 프로스트바이트3 자체에서 맨틀을 지원하므로 차후 출시될 동일 엔진 사용 게임에서도 맨틀 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이미 15개의 게임에서 맨틀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므로 배틀필드4를 통해 다른 프로스트바이트3 엔진 게임들의 맨틀 적용시 성능 향상 정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맨틀은 DirectX와 다른 API이므로 그동안 보드나라와 다른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자체 벤치마크 기능이 없는 게임의 성능 측정을 위해 사용해왔던 Fraps를 이용한 성능 체크가 안되는데, 배틀필드4는 이번에 맨틀 업데이트와 동시에 자체적인 성능 측정 콘솔 명령을 추가했다.
따라서 맨틀의 효용성을 알아보기 위한 이번 테스트는 이번에 추가된 콘솔 명령어(PerfOverlay.FrameFilelogenable 1/ 0)을 이용해 진행했으며, 테스트 구간은 배틀필드4에서 CPU 영향을 테스트했던 구간인 싱글 플레이 엑트6 초반의 2분 가량의 이벤트 구간에서 진행되었다.
라데온 R9 290으로 살펴본 배틀필드4의 DirectX 11과 Mantle 환경에서의 성능 차이를 살펴보면, DirectX 환경보다 맨틀을 적용했을 때 보다 한 두단계 높은 그래픽 카드급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각 프리셋에서의 성능 차이를 살펴보면, Ultra 프리셋에서는 약 5프레임(약 7%) 가량 성능이 향상되었지만, High 프리셋에서는 약 10프레임(약 10%) 성능이 향상되어, CPU 성능이 중요해지는 경우에 맨틀의 효과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Star Swarm으로 보는 DirectX vs Mantle 성능은?
한편, AMD는 배틀필드4의 개발사인 DICE외에도 클라우드 임페리엄 게임즈(Cloud Imperium Games), 스퀘어에닉스(Square Enix)® 그룹의 에이도스 몬트리올(Eidos-Montréal)™, 옥사이드게임즈(Oxide Games)등 대형 게임 개발사와 맨틀 지원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64bit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위한 새로운 엔진인 나이트러스를 디자인한 옥사이드게임즈는 AMD의 맨틀 드라이버 발표 하루전에 나이트러스 엔진을 이용한 Star Swarm 테스트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배틀필드4가 상용게임인 만큼 게임 구매자만 맨틀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이번에 공개된 Star Swarm 테스트 프로그램은 밸브의 게임 플랫폼인 스팀을 통해 무료 공개되어 누구나 맨틀의 효과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스타 스웜에서는 역시 DirectX 11보다 맨틀을 사용할 때 더 높은 성능 향상을 보여주었지만, 배틀필드4와 달리 그래픽 부하가 높은 Extreme 프리셋에서는 맨틀을 쓸 때 거의 절반 가까운 성능 향상이 이뤄진 반면, Low 프리셋에서는 성능 향상폭이 약 14% 수준으로 낮게 측정되었는데, 이는 게임 특성 차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사양 CPU + 고사양 그래픽 카드에서의 맨틀은?
여기서 잠깐, AMD의 맨틀 소개 중 CPU의 오버헤드를 줄여 드로우 콜을 9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문구가 기억나는가?
이말은 결국 CPU가 그래픽 카드에 좀 더 많은 작업을 지시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고사양 CPU보다 저사양 CPU에서 맨틀의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확인해 보자.
이번 테스트를 위해 코어 i7 4770K를 듀얼 코어 / 쿼드 쓰레드(2C/4T)에 2GHz로 동작하게 했을 때와, 앞서 코어 i7 4770K 기본 상태(4C/8T, 3.5GHz)로 동작하게 했을 때 Star Swarm 테스트에서 라데온 R9 290의 성능을 비교해보았다.
CPU의 기본 성능이 낮아진 만큼 라데온 R9 290의 DX 11 성능과 맨틀 성능 모두 확실히 감소하긴 했지만, 맨틀의 성능 하락폭(Extreme 18%, Low 28%)이 DirectX의 성능 하락폭(Extreme 38%, Low 46%)보다 낮게 측정되었다.
즉, 게임이 맨틀을 지원한다면 CPU의 성능이 낮아도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활용하는데 DirectX보다 맨틀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MD 회심의 무기 맨틀, 성공 위해 적극적인 게임 개발사 끌어안기 필요
스팀 게이머 중 AMD 그래픽 사용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전세계 최대 7백만 게이머가 넘는 동시 접속자를 보유한 스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문조사에 따르면 AMD의 그래픽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전체적인 PC 시장이 위축 경향을 감안하면 AMD에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외장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는 게이머들이람 같은 값이거나 약간 고가여도 고성능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만큼, AMD로써는 소비자들 사이에 가격대 성능비로 규정된 라데온 그래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 저성능 CPU + 고성능 VGA 조합에서 특히 유용한 AMD 맨틀
극도의 부두 최적화 게임으로 유명한 디아블로2
이런때 새롭게 공개된 맨틀은 별다른 비용없이 추가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하므로 대부분의 게이머, 특히 비용 한계로 낮은 성능의 CPU와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구매하려는 유저들에게, CPU로 인한 성능 저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당시 최고사양 그래픽 카드 유저도 성능 부족으로 버벅이다 퍽퍽 죽어나가는 환경에서도, 글라이드를 지원하는 3dfx 부두 유저는 여유롭게 살아남을 정도의 최적화를 보여준 디아블로2를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자체 API 최적화가 얼마나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지 알기에 AMD 맨틀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배틀필드4와 함께 시작한 AMD 맨틀, '3D=Voodoo'를 정립한 글라이드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문제라면 역시 업계에 영향력이 큰 게임 개발사가 얼마나 맨틀 지원에 적극적인가 하는 점일텐데, 게임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DirectX 환경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맨틀을 지원한다고 해도 대부분 DirectX를 우선하고 맨틀 지원을 위해 인력과 시간, 비용등을 추가 투입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즉,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맨틀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데, AMD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게임사들을 지원해 이러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지, 얼마나 많은 게임사들을 끌어안을 수 있느냐가 맨틀의 성공, 더 나아가서는 AMD의 그래픽 시장 재패 야망 실현 여부에 관건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