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 나진 상가와 함꼐 용산 PC 매장을 대표하던 터미널 전자상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PC 시장의 위기론이 어느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국전이라 불리는 국제전자센터, 테크노마트와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상가, 특히 PC 관련으로는 탑으로 불리던 용산 터미널 전자상가가 재개발의 여파로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철거되어 끊긴 연결 통로만이 옛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터미널 상가의 철거는 정치/ 사회 뉴스로도 수없이 언급된 재개발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PC 시장의 매카로 불리던 용산 전자 상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터미널 전자상가의 철거는 그만큼 PC 시장의 침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보드나라에서는 국내 IT업체의 대표격인 제이씨현시스템(주)의 안철중 부장을 만나 최근 시장 상황을 알아보고 근래 듀얼 디스트리뷰터 루머가 돌고 있는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에 대해서도 관련 입장을 들어보았다.
PC, 모바일 가리지 않는 전반적인 IT 침체기
제이씨현 그래픽 카드 사업부 안철중 부장
보드나라 : 90년대 중반에 대학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PC 구매를 위해 처음 들렀고, 그때부터 업그레이드와 게임 구매를 위해 수시로 드나들던 터미널 전자상가가 사라진 모습을 보니 뭔가 아련함이 느껴지네요. 제이씨현도 한 때 터미널 전자상가에 있지 않았나요?
제이씨현 : 제이씨현도 터미널 전자상가에 직영지점이 있던 시기가 있었는데, 착잡한 심정이죠. 재개발 여파라지만 애증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하고...
보드나라 : 그러고보면 터미널 전자상가로 대표되는 용산은 PC 사용자들에게는 애증의 곳이죠. 모든 전자제품이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속칭 '용팔이'의 악명이 '손님 맞을래요' 사건으로 확인 사살까지...
제이씨현 : 그게 2007년 5월 사건이니까 벌써 7년이나 지난 사건이군요.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시장이 줄어드는 와중에 그런 사건이 터지면서 불황을 부채질하지 않았나 생각도 되는군요.
지금은 사라진 터미널 전자상가 2층 구름다리 출구
보드나라 : 한때는 영원할 것만 같던 터미널 전자상가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는 영원한게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번 철거가 재개발 계획의 일환이기는 하지만 잘 나가고 있다면 호텔 대신 보다 커진 전자상가가 생겼겠죠?
제이씨현 :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와서는 의미없는 가정이고, 전반적인 IT 시장의 침체가 가장 먼저 치명상을 남겼다고 봐야죠. 대부분의 매장이 가격비교 사이트의 온라인 쇼핑 솔루션을 도입하고, 매장 자체는 일부 재고 보관이나 사무실 용도로만 쓰여온지가 꽤 됐으니까요.
보드나라 : 그러고보면 최근 시장의 중심은 확실히 온라인으로 넘어갔다고 보는게 맞겠죠.
제이씨현 : 아무래도 쉽게 가격 비교가 가능하고, 각종 쿠폰 제공에 이벤트까지 쉽게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마켓과 가격 비교 사이트쪽으로 시장의 중심이 넘어간건 오래되었지만,최근에는 IT시장 자체가 침체기에 들면서 디스트리뷰터들이 온라인쇼핑몰과 판매점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까지 와버렸습니다.
기가바이트 VGA 듀얼 디스트리뷰터는 루머, 유포자에 법적 대응도 불사
제이씨현은 12년 동안 국내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 공급을 수행해왔다
보드나라 : 제품 공급자가 갑이고, 물건 파는 곳이 을인게 보통 상황인데, 이게 역전될 정도라면 디스트리뷰터들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할테고, 최근 용산 업체들 사이에 돌고 있는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 듀얼 디스트리뷰터'에 대한 소문도 그에 일종일까요?
제이씨현 : 사실, 기가바이트 그래픽카드의 듀얼 디스트리뷰터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해 기가바이트 메인보드 듀얼 디스트리뷰터 체제가 도입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흘러나왔지만 구조적으로 기가바이트는 각 사업부 별로 정책과 이념을 달리합니다. 그러니까 그래픽카드 사업부와 메인보드 사업부는 클러스터 조직처럼 별개의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기가바이트 메인보드가 듀얼 디스트리뷰터가 되었으니, 그래픽카드도 듀얼 디스트리뷰터가 될 것이다'라는 소문은 저희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요.
보드나라 : 조직이 별개로 움직인다 해도 어차피 같은 기가바이트라면 한 번 일어난 일이 두 번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제이씨현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제이씨현은 지난 2002년 하반기부터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의 국내 공급을 시작해 2011년에는 전 세계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 출하량의 12.0%를 점유하여 '2011년 기가바이트 세계 판매 1위 파트너'를 기록했고, 2014년 현재 단일 브랜드로 국내 시장 점유율 27.0%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었습니다.
판매량 뿐만 아니라 마케팅 협력에서도 최고의 파트너쉽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와 같은 확실한 파트너사를 두고 기가바이트 본사에서 듀얼 디스트리뷰터 체제를 시도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저희도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의 듀얼 디스트리뷰터 도입 소식을 듣고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명확한 근거없이 경쟁사에서 시장을 흔들기 위해 이러한 루머를 퍼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제이씨현은 경쟁사의 이러한 무분별한 루머 확산이 계속될 경우, 이제는 강력한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듀얼 디스트리뷰터 체제가 갖춰진 기가바이트 메인보드, 판매량은 늘었지만 매출은 줄었다
보드나라 : 상당히 단호하신데, 그래도 기가바이트가 메인보드 듀얼 디스트리뷰터 체제를 구축한 것은 뭔가 노림수가 있었을 테고, 성과가 있다면 그래픽 카드도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제이씨현 : 기가바이트에서 듀얼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노린 것은 아무래도 판매량과 매출 증대겠지만, 듀얼 디스트리뷰터 체제가 된 기가바이트 메인보드의 경우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양 디스트리뷰터간에 판로가 겹치게 되고 필요이상의 가격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치킨게임으로 인한 피해는 양 디스트리뷰터가 받게 되겠지만, 결국 최종 소비자까지 그 피해가 전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보드나라 : 그러니까 국내에서는 듀얼 디스트리뷰터로 얻을 수 있는 기가바이트의 이득은 크지 않다? 아니,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제이씨현 : 그렇죠.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같이 영토가 넓어서 단독 디스트리뷰터가 전국을 커버하기 어려운 곳이라면 모를까, 한국과 같이 단독 디스트리뷰터로 충분히 커버 가능한 곳에서는 오히려 재살 깍아먹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드나라 : 그런데도 이런 루머가 1년 이상 계속되는 건 특정 업체의 제이씨현 흔들기다?
제이씨현 : IT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와중에 새로운 활로를 찾는 와중에 때마침 기가바이트 메인보드가 듀얼 디스트리뷰터가 되면서, 추가적인 기가바이트 그래픽 카드 디스트리뷰터를 노린 업체의 악질적인 제이씨현 흔들기 행위로 보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루머 유포가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단호히 대처할 계획입니다.
듀얼 디스트리뷰터, 소비자에게 이익만 되는 건 아니다
철거된 용산 터미널 전자상가 터
보드나라 :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니 월급 빼고 다 오릅니다'인 상황에 듀얼 디스트리뷰터가 되면 제품을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은데. 당장 저만해도 제품 살 때 브랜드보다 최저가부터 검색하는데 말이죠.
제이씨현 : 아니, 그래도 제품 살 때 브랜드는 좀 봐주셔야...
보드나라 : 아, 물론 기본적인 브랜드는 봅니다. 지난 가짜 그래픽카드 사건 제조/ 유통사들은 당연히 아웃오브안중. 기본 품질은 지켜주는 곳 중에서 말이죠.(웃음)
제이씨현 :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웃음) 사실, 말씀하신 듀얼 디스트리뷰터로 인한 가격 인하는 상대를 죽일 작정으로 치킨 레이스를 달리는게 아닌 이상 그 한계가 명확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경쟁이 붙으면 아무래도 업체 입장에서는 경쟁사보다 많이 파는데 집중하게되겠죠.
그러면 자연히 소비자 대응이나 사은 행사 등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소위 '팔리는 제품'을 놔두고 악성재고 위험이 있는 '안 팔리는 제품'을 들여오려는데 얼마나 적극적이 될까요? 들여온다 해도 보다 민감해지니 수량은 훨씬 줄어들겠죠.
소비자 신뢰 위한 서비스 개선 지속
보드나라 : 그러고보면 지금은 좀 나아진 듯 하지만, 소비자 대응이라는 면에서 제이씨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게 현실이죠.
제이씨현 : 으윽, 참 아픈 곳을 찌르시는군요.
보드나라 : 저야 아직 제이씨현 A/S를 받아보지 않아서 체감하지는 못했지만, 각종 커뮤니티 A/S 관련 내용을 보면 '제품은 좋은데 유통사 때문에 안 산다'는 극단적 반응이 심심찮게 보이더군요.
듀얼 디스트리뷰터 문제와는 별도로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이씨현 : 네, 안그래도 그 부분은 회사 차원에서 개선을 위해 기존 A/S 노하우 및 인프라를 기반으로 IT 서비스 대행을 목적으로 CS 이노베이션 그룹을 출범하고, 서울을 포함해 대전, 대구, 광주, 부산에 지방지사 CS 팀을 운영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번 뇌리에 박힌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고, 백 번을 잘 해도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 신뢰관계인 만큼 A/S 외에도 소비자 분들께 신뢰를 줄 수 있도록 A/S 개선을 포함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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