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B당 1,000원으로 떨어졌으면 하고 바라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 SSD 가격은 1GB당 1,000원이 오히려 비싸게 느껴지는데 그치지 않고 언제 1GB당 500원의 벽을 깰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공정 미세화를 통한 낸드 플래시의 생산성 및 보급형 컨트롤러의 개선, 하드디스크와 달리 컨트롤러와 낸드 플래시등 기성품을 이용한 레퍼런스 디자인에 기반해 진입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참여 업체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경쟁의 결과 버티지 못한 업체들의 파산이나 인수 합병을 통해 SSD 시장이 정리되면서 내실있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들이 구분되었는데, 이번에 살펴볼 크루셜 BX100 120GB SSD는 치열한 경쟁에서 내실있는 업체로 평가받는 마이크론의 소비자용 브랜드 SSD 제품이다.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크루셜 BX100 120GB
크루셜 BX100은 마이크론의 커스텀 펌웨어가 적용된 실리콘모션의 SM2246EN SSD 컨트롤러와 마이크론이 자체 생산한 16nm MLC 타입 낸드 플래시를 사용해 엔트리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TLC 낸드 플래시가 가격대 용량면에서는 확실히 유리하지만 최근 TLC가 사용된 SSD의 성능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MLC 타입의 낸드 플래시가 사용된 점은 구매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타사의 SSD 컨트롤러를 사용했음에도 SSD 수명 테스트에서 최상위권의 내구성을 보이며 좀비라고도 불린 크루셜 M500 시리즈를 개발한 기술력을 갖춘 마이크론의 제품인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컨트롤러가 사용되기는 했지만 크루셜 BX100 120GB 역시 믿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크루셜 BX100 120GB는 보급형 제품이지만 상위 제품들과 같이 자체적으로 방열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매끄럽게 마감 처리된 금속 재질의 하우징을 사용했으며, 기존 제품들과 달리 상단 하우징과 하단 하우징을 걸쇄 형식으로 결합해 분해가 어렵게 조립되었다.
이는 사실상 소비자가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SSD의 특성상, 호기심에 분해해 문제를 만들거나, 만일의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분해해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갈수록 노트북이 슬림화 되면서 mSATA나 M.2 인터페이스 같이 PCB 앞뒤로 컴포넌트를 실장한 초슬림형 SSD도 출시되고 있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아직 2.5인치 폼펙터 제품이 유리하며, 때문에 2.5인치 폼펙터 SSD 역시 기본 두께인 9.5mm보다 낮은 7mm 두께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보고 있는 크루셜 BX100 120GB 역시 같은 이유로 7mm 두께로 슬림화되어 출시되었는데, 9.5mm 두께의 표준 2.5형 SSD 장착을 가정해 설계된 구형 노트북이나 외장 하드디스크 케이스에 장착할 경우를 대비해 플라스틱 재질의 스페이서가 함께 제공된다.
보급형 시장에 적합한 성능, 스펙에 부족한 4K 읽기 성능 개선 필요
아무리 보급형이라도 HDD를 쓸때와 비교하면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것이 최근 최근 SSD라지만 성능 확인이 빠질 수 없는 법. 알기 쉽게 핵심만 살펴보도록 하자.
대표적인 스토리지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인 크리스탈 디스크 마크를 통해 크루셜 BX100 120GB의 성능을 살펴보았는데, 아직은 낮선 실리콘모션 SM2246EN 컨트롤러는 데이터 특성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스펙상 성능과 비교해 연속 읽기 성능은 약 10MB/s, 연속 쓰기 성능은 약 4.5MB/s 빠르다.
한편, 이 수치는 기존에 살펴본 동일 컨트롤러가 사용된 제품과 비교했을 때 읽기 성능은 테스트 항목에 따라 10MB/s 범위에서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쓰기 성능의 경우 전체 테스트 항목에서 최도 10MB/s ~ 최대 40MB/s 까지 앞서는 수치를 보여 마이크론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Anvil's Storage Utilities로 크루셜 BX100 120GB의 성능을 살펴보면 좀 더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연속 읽기와 연속 쓰기 성능은 스펙상 성능(535MB/s, 185MB/s)에 거의 근접한 성능을 보여준다.
단지 4K 랜덤 읽기의 경우 스펙상 성능인 87,000 IOPS 보다 낮은 56,469 IOPS 수준에 머물러 스펙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제품이 엔트리급 시장을 타겟으로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닐 것이다.
한편, 4K 랜덤 쓰기의 경우 스펙상 성능인 43,000 IOPS 보다 높은 46,179 IOPS를 기록, 차후 펌웨어 개선을 통해 4K 랜덤 읽기 성능의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보급형, 고급형 부럽잖은 실성능의 BX100 120GB
크루셜 BX100 120GB는 마벨이나 LSI 샌드포스, 파이슨 같이 인지도 있는 회사가 아닌 실리콘 모션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업체의 SSD 컨트롤러를 사용했음에도 제품 타겟 층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기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만큼 단순히 읽기, 쓰기 성능만으로 실 사용 환경에서의 성능을 판단하기는 어려운데, 이와 같은 이유로 실제 사용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PCMark 시리즈를 통해 성능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비교 대상으로는 약 1년 전인 2014년 3월 출시된 크루셜의 퍼포먼스 모델인 M550 시리즈의 256GB 모델을 선정했는데, 일단 제품의 급이 다른데다 용량도 큰만큼 M550 256GB 모델의 성능은 당연히 이번 기사의 주인공인 BX100 120GB 모델의 성능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하지만 BX100 120GB의 성능을 M550 256GB의 성능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PCMark 8에서는 98.6%, PCMark 7에서는 95.71%와 96.4%(Raw)로 거의 근접한 성능을 발휘, 실 사용면에서 고급형 제품에 비교해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을 제공한다.
단지, 위 테스트 스코어는 세부 테스트 결과를 종합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제 작업에서의 성능은 다를 수 있으므로, 각 테스트의 세부 결과를 통해 다시 한 번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실제 작업에서도 고급형 SSD에 맞먹는 성능 발휘
PCMark 7은 테스트 결과를 성능(MB/s) 기준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결과값이 높을수록 고성능임을 알 수 있는데, BX100 120GB는 PCMark 7 스토리지 테스트 중 Importing Pictures와 Starting Applications 두 가지 항목에서만 M550 256GB에 뒤질 뿐 다른 테스트에서는 거의 동등한 성능을 보여주며, 성능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두 가지 테스트 결과 역시 M550 256GB와 비교해도 83.7%와 91.5% 수준의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윈도우 7 환경에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PCMark 7과 달리 윈도우 8 환경에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PCMark 8에서는 테스트를 완료하기 까지의 시간을 기준으로 성능을 비교하므로 낮을수록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포토샵 고부하 작업 같이 고성능이 필요한 일부 작업을 제외하면, PCMark 7의 세부 테스트 항목 결과와 마찬가지로 PCMark 8의 스토리지 테스트 세부 항목에서도 BX100 120GB는 M550 256GB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SSD의 핵심, 자체 기술력과 브랜드 벨류 갖춘 크루셜 BX100 120GB
SSD의 가격 인하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에서는 2015년 128GB 모델의 가격이 40달러(약 4만 5천원), 256GB 모델은 70달러(약 7만 8천원)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가격 인하는 보다 필연적으로 고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다.
문제는, 평소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이 있던 사용자가 아니라면 같은 용량대 제품일 경우 우선 가격이 싼 제품에 관심을 두게 되는데,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샀다가는 이후 작업하고 다운받은 자료를 모두 날리는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SSD는 제조업체는 많지만 그 속을 뜯어보면 컨트롤러와 낸드플래시 전문 업체의 제품들을 조합해 대량 생산되는 기성품에 가깝기 때문에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기술력이 뒷받침된 회사가 아니라면 제조사만의 특색을 찾거나, 데이터를 날릴 펌웨어 단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조사 차원에서의 발빠른 대응이 어렵다.
따라서 무조건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한 회사가 그동안 어떤 제품들을 출시해 왔고,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아왔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데, 이미 마이크론은 크루셜 브랜드 좀비라고 불릴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난 M550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는데다, 이번 기사에서 살펴본 BX100 120GB는 동일 컨트롤러가 사용된 타사 제품보다 자체 커스텀 펌웨어를 탑재해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기술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4K 읽기 성능이 공식 스펙보다 낮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보다 상위 등급의 고성능 제품보다 실제 사용에서는 거의 동일할 정도로 향상된 성능을 보여 문제 될 부분은 아니며, 이쯤되면 더 이상 브랜드 신뢰성과 성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잔소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같은 용량의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인 가격인 7만원 중반대에 출시되어, 부담없이 안정적으로 고성능 SSD의 신세계를 맛보고 싶은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