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5월. 엔비디아의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GTX 1080이 등장한
이례 벌써 2년이 넘었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사실상 지포스 500 시리즈에서 완성된 페르미 아키텍처 이후로도 제품군을
제외하면 보통 1년, 길어도 1년 반을 주기로 차세대 GPU가 등장해온 것을 감안하면 예외적으로 차세대 GPU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정확한 이유는 엔비디아만이 알겠지만, 차세대 GPU의 출시가 늦는 것과 관련해 대다수가
동의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는데, 바로 가상화폐 채굴 수요 예측에 실패해 발생한 대량의 재고 처분이 그것이다. 여기에
경쟁사인 AMD의 라데온 시리즈가 경쟁을 위해 내세울만한 제품이 감감 무소식인 것도 이렇게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가 늦어지면서 가상화폐 채굴 붐 탓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가격과 재고 부족으로 게이머들의 그래픽 카드 업그레이드가 미뤄져 왔다. 그리고 이제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또 다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 출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그동안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카드가 될
지포스 11 시리즈를 둘러싼 루머를 정리해 봤다.
지포스 11 시리즈, 볼타 - 앙페르 - 튜링 세 가지 코드네임의 경합?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10 시리즈가 흥행하고 있는 가운데, 1년이 지난
2017년 5월 GTC서 볼타 아키텍처 기반의 GV100 GPU가 쓰인 테슬라 V100이 공개되면서,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10 시리즈 때처럼, 게이머들은 당연히 지포스 11 시리즈 출시가 임박했다고 기대감을 키워갔다.
하지만 GV100은 지금까지의 테슬라/ 쿼드로 GPU가 지포스 시리즈와 크게는 동일
아키텍처 기반에 FP 연산 성능 차이로 구분되던 것과 달리, 머신 러닝을 위한 텐서 코어라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기
때문일까?
볼타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카드가 소비자용으로 등장한 것은 같은 해 12월 발표된 타이탄
V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기본적인 GPU 스펙은 텐서 코어를 포함해 테슬라 V100에 쓰인 것과 동일한데다, 약
1000달러 전후의 가격이 책정되었던 기존 타이탄 시리즈보다 두 배 이상 비싼 2,999달러(국내 가격 399만원)의
가격이 책정되었다.
지금까지 새로운 아키텍처가 발표되면 게이미용 지포스 시리즈 출시 후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타이탄 모델을 내온 것과 달리, 엔비디아는 볼타 아키텍처 기반 타이탄 V의 성격을 개발자용 그래픽 카드로 설계하면서 볼타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시리즈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SK하이닉스에서 GDDR6 메모리 양산 시점은 고객사의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에 맞춰 2018년 초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지포스 11 시리즈가 이때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모두가 알다피시 3분기에 들어선 7월 중순까지도 지포스 11 시리즈의 등장 시기는 베일에 가려져있다.
엔비디아가 타이탄 V를 발표했던 12월보다 잠시 시간을 앞으로 돌려보면, 11월 경
외신을 통해 차세대 지포스는 '앙페르(Ampere)' 아키텍처가 사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달 후
연산용으로 설계된 타이탄 V가 등장하면서 차세대 게이밍 GPU인 지포스 시리즈는 앙페르가 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으나, 그 직후 바로 앙페르가 아닌 '튜링(Turing)'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앙페르와 튜링 모두 볼타 이후 엔비디의 로드맵에 확인되지 않았던 코드네임이었기에 어느쪽이
실제 아키텍처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그 와중에 게이밍용 지포스 GPU용 아키텍처와 타이탄 시리즈나 테슬라/
쿼드로등에 쓰일 GPU 컴퓨팅용 아키텍처로 나뉘어 개발 중이라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최종적으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게이밍 GPU 코드네임은 튜링, 볼타를 잇는 GPU 컴퓨팅
용 GPU 코드네임은 앙페르라는 내용이 튜링의 테이프 아웃 소식과 함께 3월 말 전해졌다.
그리고 7월 현재, 약 100만 개 이상의 튜링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11 시리즈의
GPU가 생산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8월 게임스컴에서의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포스 11 시리즈의 튜링 GPU, 파스칼 대비 바뀐 점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지포스 11 시리즈에 쓰일 튜링 GPU는 아직까지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있다. 하지만 6월 말 지포스 11 시리즈의 테스트용 PCB가 유출된 것에서 볼 수 있듯 세상에 완전한
비밀은 매~ 우 드문 법.
드문 드문 유출된 정보를 종합해 지포스 11 시리즈가 어떤 특징을 보여줄 지 예상해봤다.
일단, 튜링 아키텍처의 지포스 11 시리즈는 맥스웰 아키텍처의 28nm에서 파스칼의
16nm(GTX 1060 이상)와 14nm(GTX 1050 이하)에 이어 TSMC의 12nm 공정으로 예상된다. 지포스
10 시리즈의 파스칼처 아키텍처와 900시리즈의 맥스웰 아키텍처는 구조상 큰 차이 큰 차이가 없지만, 공정 개선과 최적화를
통해 클럭을 대폭 높여 전체적으로 약 50% 이상의 성능 향상을 끌어냈다.
튜링 아키텍처의 개선점을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제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클럭 향상과
CUDA 코어 추가 확보, GDDR6 메모리 채택에 따른 메모리 대역폭 확장이 확실시 된다. 또한 향상된 클럭과 다수의
CUDA 코어 밀집에 따른 발열 억제 및 성능 개선을 위한 아키텍처 최적화 혹은 개선 같은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요인을 고려할 경우 튜링 GPU는 동급의 파스칼 GPU 대비 최소 40%에서 최대
70%까지 성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만큼 TDP 상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포스 GTX 1080 Ti 이상에 쓰이는 GP102 GPU(TDP 250W) 대응
GT102 GPU의 TDP는 300W, 지포스 1080/ 1070에 쓰인 GP104 GPU(TDP 180W/ 150W)
대응 GT104 GPU는 최대 230W, 지포스 GTX 1060에 쓰인 GP106 GPU(TDP 120W) 대응
GT106의 TDP는 최대 165W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출시 시기는 언제가 될까?
일단, 다방면에 걸쳐 이야기되고 있는 지포스 10 시리즈의 재고가 문제다. 예상보다
빠르게 가상화폐 시장의 GPU 수요가 줄어들면서 다량의 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별히 신경 쓸 경쟁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재고 처분 전 급하게 차기 모델을 내놓을 이유가 없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불행이라면 불행이지만, 중국내 가상화폐 채굴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쓰촨성 홍수로 상당수의 가상화폐 채굴소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들의 교체 수요가 발생하면 현 재고를 털어내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른 가격 인상과 재고 확보 이슈가 불거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또 다른 이유는 GDDR6 메모리의 양산 상황이다.
GDDR6 메모리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16Gb GDDR6 메모리 양산을
발표하였지만, 정작 2018년 초 양산 계획이라고 밝힌 SK하이닉스는 7월에야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초 계획보다 최대 반 년 이상 늦은 것이며, 다행히 그보다 앞서 마이크론은 6월 8Gb GDDR6 메모리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와 데이터센터, 모바일 플랫폼 대응 메모리 증산을 위해
GDDR 메모리 설비의 일부를 돌린 영향과, 전체적인 메모리 수요 증가 영향으로 GDDR 메모리의 가격 상승율이 일반
DRAM의 두 배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그래픽 카드의 가격이 최대 20달러 인상되리란 전망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이미 100만개 이상의 차세대 GPU를 생산해 놓았다는 외신 보도도 있지만,
그래픽 카드 구성에 절대적인 GDDR6 메모리가 빠질 수 없고, 신제품 출시가 급하지 않은 만큼, 런칭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시기를 조율 중일 수 있다.
게이머들이 기다리고 있는 지포스 11 시리즈의 출시는 언제?
당초 출시일은 2017년 4월 SK하이닉스의 GDDR6 메모리 양산 계획에 맞춰
2018년 초가 될 가능성을 높게 보았지만 3월과 4월 GTC, GDC는 물론 6월 컴퓨텍스에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금은 변경되었지만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핫 칩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메인스트림 GPU' 관련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8월 출시설이 유력하게 대두되었고, 마침 같은
달 22일부터 25일까지 게임쇼 '게임스컴'에 엔비디아가 미디어들을 초청했다는 내용이 전해짐에 따라, 해당 행사서 지포스
11 시리즈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게이밍용 그래픽 카드를 발표하기에 게임 시연이 주를 이루는 '게임스컴' 행사는 최적의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를 놓치면 2018년 중 지포스 11 시리즈의 발표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발표가 곧 출시를 뜻하지는 않기에, 현재 지포스 10 시리즈의 과도한 재고 관련 루머가
사실이라면 재고를 충분히 소진한 후 게임스컴 이후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컴퓨텍스 당시 지포스 11 시리즈 출시
시기와 관련된 질문에 젠슨 황 CEO는 '오래 걸릴 것(It’s a long time from now)'이라 답해, 실제
출시는 4분기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튜링 아키텍처 기반 지포스 11 시리즈의 첫 출시는 게임스컴이 개최되는
8월에서 10월 사이 하이엔드 모델인 GTX 1180과 GTX
1170이 우선 선보이고, 퍼포먼스급인 지포스 GTX 1160과 플래그십 모델인 지포스 GTX 1180 Ti 및
타이탄 모델은 2018년 말에서 2019년 봄 시즌, 메인스트림과 엔트리급인 지포스 GTX 1150 및 GT 1130은 봄 시즌에서 여름 시즌 사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노버에서 현재 GTX 1050/ GTX 1050 Ti 그래픽 카드를 쓴 리전 Y530의
옵션에, 올 연말 GTX 1160 6GB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라는 미디어 보도가 나와, 위 스케줄은 아니더라도 2018년
중에 지포스 11 시리즈의 출시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세대 이후 2년이 넘어 등장할 지포스 11 시리즈는 게이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기 마련이고, 현실을 마주쳤을 때 더욱 냉정하게 평가하기 마련이다.
지포스 11 시리즈는 오랜 기다림에 지친 게이머들에게 만족감과 아쉬움 중 어느쪽이 더
크게 다가올까?
분명한 것은 판정의 시간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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