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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위대했던 선택의 허무한 결말,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2020-07-20 13:00
이수원 수석기자 swlee@bodnara.co.kr

 


본 리뷰는 SIEK에서 전달받은 게임 리뷰 코드를 기반으로 PS4 Pro로 플레이 했으며
리뷰 내용 가운데 게임 스토리 및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으니 주의 바랍니다

소니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PS5 (PlayStation 5) 등장을 앞두고 PS4 시대 마지막 걸작이자 2020년 GOTY (Game of the Year) 유력 수상작으로 손꼽혔던 너티 독의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The Last of Us Part II, 이하 라오어2)'는 출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매장에서 팔리지 않는 골치거리로 전락하며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33년 정체불명의 곰팡이로 전체 인류 60%가 죽거나 감염되어 좀비가 되어 버린 세상에서 치료제의 열쇠가 될 수 있는 소녀 엘리와 함께 험난한 여정을 했던 조엘에게 많은 게이머들이 감정이입을 하고 1편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완성된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라오어를 탄생시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닐 드럭만은 7년이 지난 현재 게이머들을 다시 4년 후 라오어 세상으로 초대했다.

그러나 닐 드럭만이 만든 라오어2는 1편의 감동과 추억을 기대했던 게이머들이 그리던 세상은 아니었다.

 

한편의 영화같은 감동적인 스토리로 영상화 소식까지 전해졌던 라오어 1편은 생각해보면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양한 게이머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작품이나 다회차 요소를 가진 멀티 엔딩 게임들이 많이 나오지만 너티 독은 언차티드와 마찬가지로 라오어에서 잘 만든 스토리의 힘으로 일자형 구성을 밀어붙였고. 그 결과를 파트2에서 보여준다.

라오어2 초반부는 전편 엔딩 직후, 라오어 리마스터 출시 행사에서 닐 드럭만이 배우들의 연기로 보여줬던 것으로 알려진 대본으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전작의 엔딩을 본지 오래되었거나 아예 1편을 해본 적이 없는 게이머에게 전작의 주인공 조엘의 선택과 행동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고백을 듣는 조엘의 동생 토미의 반응에서 전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조엘의 행동(엘리를 구하기 위해 파이어플라이 의사와 대원들을 모두 죽인)이 정당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라오어2가 파트2인 것은 바로 1편에서 조엘의 선택으로 운명이 갈라진 두 명의 여성이 게임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이다. 정체불명의 곰팡이로부터 인류를 구할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죽을 뻔한 엘리 파트2 주인공이며 그녀를 해부하려다 조엘에게 죽은 의사의 딸 애비가 서브 주인공에 해당한다.

1편의 시점에서 4년이 흐른 게임 초반부터 제작진은 잭슨에서 당당히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는 엘리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조엘을 쫓아 잭슨에 도착한 군사집단 WLF(Washington Liberation Front)의 멤버가 된 애비를 등장시키는데, 캐릭터 조작과 게임 시스템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에 해당하는 초반부 진행도 엘리와 애비를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도록 만들었다.

 

전작을 해본 게이머들은 새로 추가된 엎드리기와 점프, 얇은 틈 사이를 이동하는 동작과 보다 자연스러운 캐릭터 움직임, 회피와 은폐 등을 통해 전투가 좀더 빠르고 똑똑해졌다. 물론 소음과 은신으로 효율적인 잠입 공격을 할 수 있게 적들의 AI는 적당한 선에서 조정되고 있어 전투가 부담된다면 난이도를 낮추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다.

 

라오어2가 스토리 때문에 게이머들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게임 시스템이나 그래픽에서는 PS4 하드웨어 성능을 십분 활용해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컷씬에서 게임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은 물론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표정도 자연스러워 게임 속 이야기에 녹아드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지 않았다면 라오어2에서 게이머들이 조엘의 죽음에 분노하고 이를 대하는 엘리와 애비의 행동에 이토록 실망감을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라오어2는 스토리에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전편에서 제작진과 게이머 모두가 동의했던 결말, 라오어 세계에서 나름 주인공들만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조엘과 엘리를 선택했던 게이머들에게 엉뚱한 애비가 등장해 그녀를 반강제적으로 플레이하고 애비의 행동에 감정이입을 하기를 요구당하는게 마치 디즈니 버전 스타워즈가 원작팬들이 아끼는 오리지널 주인공들을 허무하게 퇴장시키고 새로운 주인공의 활약을 지켜보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이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 골프씬(?)은 그런 의미로 보면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골프채를 든 애비의 대사처럼 빨리 끝나지도 않고, 엔딩까지 집요하고 잔인하게 이어진다. 복수의 캐릭터 시점에서 게임을 다루는 것은 많은 게임들에서 채용된 방식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 대사를 빌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냐고 묻는 제작진은 정작 게이머들이 원하는게 뭔지 모르는듯 싶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전작에서 조엘(게이머)의 선택은 세상을 구할 기회를 날려버렸고 이를 위해 작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죽음을 불러왔다. 라오어2는 많은 살인을 저질렀지만 아무런 댓가를 치르지 않은 조엘이 선택의 결과를 마주하게 되고 이를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엘리의 복수가 이어진다.

하지만 좌충우돌하는 엘리의 행동과 다른 캐릭터들의 행동은 게이머들에게 무력감을 더하기 좋은 요소가 된다. 주어진 미션에서 아무리 효율적인 전투를 하고 스킬을 향상시키고 아이템을 수집해도 전투 자체만 익숙해질 뿐 스토리는 여전히 사이다 없는 고구마처럼 목구멍에 밀려 들어온다.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 속에 가끔 숨 돌릴 듯한 장면이 나오면 차라리 여기서 게임을 저장(Save)하고 끝내는게 멘탈을 구원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라오어2에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들의 선택은 모두 나쁜 쪽으로만 이어진다. 그 선택지가 누군가를 죽이겠다는 복수였기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초반에 조엘과 엘리가 살고 있는 잭슨까지 찾아온 애비도, 마지막에 보트를 타고 떠나려는 애비를 바라보던 엘리도 복수를 멈출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현재의 상대를 향한 증오를 멈추지 못했고 결국 그 과정에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희생당한다.

엘리는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가족과 헤어지며, 애비 역시 자신이 속했던 조직과 동료를 잃었다.

 

복수의 대상보다 훨씬 많은 적들과 감염체를 죽이면서, 조엘 한 명을 잃었기 때문에 그 많은 동료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면서, 심지어 아군을 죽인 적을 다음 순간 플레이해야 하는 굴욕을 견디면서도 복수의 결말을 보기 위해 엔딩까지 달려온 게이머들에게 제작진은 멀티 엔딩 없는 허무한 결말을 던져준다.

복수는 허무한 것. 평론가들이 보면 좋아할만한 영화적 엔딩이지만 컨트롤러를 손에 쥔 채 수십 시간을 달려온 게이머들에게는 이처럼 무례한 엔딩도 없다. 그들의 수고와 노력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것이다.

 

전작의 주인공 조엘은 초반부에서 죽음을 당해 사라졌지만 중간중간 회상씬에서 계속 등장하며 엘리의 여정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 게임 초반 그는 동생 토미에게 자신이 했던 일이 결국 엘리를 구한 것이었으며, 에필로그에서 엘리와 마지막으로 만난 밤에도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말한다.

조엘의 말은 게이머들도 백번 동의하는 내용이지만, 라오어2의 엔딩을 보고 다시 1편으로 돌아간다면 게이머들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컷씬이 아니었다면 엘리를 데리고 나가기 전에 애비가 어디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지 않았을까)

 

게임을 끝내고 생각해보니 라오어2의 타이틀 화면은 애비를 놓아주고 망연자실한 엘리가 주저앉았던 바로 그 해변가였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낡은 보트와 '아무 버튼이나 누르라(PRESS ANY BUTTON)'는 첫 화면은 어차피 게이머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런 엔딩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제작진의 복선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전세계적으로 라오어2 재고가 쌓여간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타이틀 화면에서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은 사람, 혹은 구매 버튼을 누르지 않은 사람이 진짜 조엘과 엘리의 팬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영화나 게임 속 스토리와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전투와 아이템 수집을 즐기며, 1편을 플레이하지 않았거나 엔딩을 보지 못한 게이머들은 좀더 가볍게 라오어2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엔딩을 잘 보지 못하고 초중반까지만 하다가 금새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는 일이 잦은 게이머라면 금상첨화.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이나 제작진의 언행 때문에 정치적 올바름(PC)에 민감한 게임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게임에 포함된 과도한 폭력, 살인, 약물, 성적인 요소 등을 감안하면 특정 이념을 옹호하기 위한 부분은 없다. 그저 폭력적인 게임을 만들어놓고 그걸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의 폭력을 비판하는게 모순될 뿐이다.

 


이 기사의 의견 보기
그저웃지요 / 20-08-06 2:56/ 신고
진짜 게임하신분 맞나여?? 전세계에서 재고가 쌓여간다?? 아시아외에는 잘만 팔리고있는데
얼마나 국내유저들 기사에 맞게 쓴건지 그저 웃으만 나오네여 스토리가 산이가는것도 없고
파트2는 1편의 연장선 이야기입니다. 기사도 대충쓰는구만 여긴.
허접프로그래머 valkyrie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0-08-06 15:22/ 신고
충분히 스토리가 산으로 가던데요? 전작을 재밌게 했던 유저 입장에서는 정말 복장터지고 짜증나는 게임이었습니다.

정말 2편이 1편의 연장선이었다면 시작하자마자 전작의 주인공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필요까지야 없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그 전작의 주인공을 잔인하게 살해한 캐릭터로 게임을 진행하라니 이건 고문밖에 안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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