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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세계를 모바일 게임에 담았다, 디아블로 이모탈 알파 테스트 해보니

2021-06-02 13:00
이수원 수석기자 swlee@bodnara.co.kr

 

2018년 블리자드 연례 게임 행사인 블리즈컨(BlizzCon)에서 많은 팬들의 기대를 깬 신작 하나가 뜬금없이 공개됐다.

당시 블리자드의 3대 프랜차이즈 게임인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워크래프트(WarCraft), 그리고 디아블로(Diablo) 가운데 디아블로 신작을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로 발표했던 것이다. 디아블로4를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가져온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거 철 지난 만우절 농담인가요?"와 "님폰없" 밈으로 인터넷을 떠돌게 되었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디아블로4'와 '디아블로2 레저렉션'으로 골수 팬들의 불편한 심기를 다독이면서, 다른 한 편으론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통해 블리자드가 직접 만든다고 다 명작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서 디아블로 팬들도 이모탈에 대해 좀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비공개 알파 테스트로 선보인 디아블로 이모탈

지난 해 디아블로 이모탈 사전 예약을 받았던 블리자드는 작년 12월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에 이어 4월 21일 호주, 그리고 5월 20일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사전 예약자들과 이벤트에 응모한 사람들 가운데 임의로 선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5개의 직업과 최대 55레벨 제한, 새로운 지역 및 던전, 그리고 PvE 모드 외에 파벌 기반 PvP 전쟁 모드까지 지원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안드로이드 기기 최소 사양은 스냅드래곤 670 또는 엑스노스 8895 이상의 CPU와 Adreno 615 또는 Mali-G71 MP20 이상의 GPU를 탑재한 모바일 AP, 그리고 2GB 이상의 RAM과 안드로이드 5.0 OS 이상이다.

블리즈컨 2018 당시에는 관객들의 비웃음을 샀지만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의 GPU 발전 속도는 굉장히 빠르고 아이폰 12에 들어간 A14 Bionic 칩은 콘솔급 게임기 그래픽 성능을 구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미 2012년작 디아블로3를 윈도우 PC 뿐만 아니라 Mac, Xbox One, PS4, 그리고 Xbox 360과 PS3, 닌텐도 스위치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인 블리자드로써는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의 디아블로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필자의 갤럭시 노트9은 기본 그래픽 품질이 '낮음'으로 되어 있고 '중간' 이상은 디바이스 성능 부족으로 선택하지도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신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이 아니면 '매우 높음' 옵션은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번 비공개 알파 테스트는 호주와 일본, 한국을 대상으로 시행되므로 게임 음성은 영어를 기반으로 시스템 언어는 3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참가한 유저들은 영어 음성에 한국어 텍스트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으며, 블리자드에서는 추후 공식 출시 때 디아블로3와 마찬가지로 한국어 음성 또한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디아블로3 시스템을 기반으로 2.5 스토리 구성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 사이의 시간대를 다루고 있다. 디아블로2가 1편의 주인공 아이단 왕자의 타락과 세계석 파괴를 다루고 이후 3편의 중심인물 레아의 탄생과 성장으로 20년이 훌쩍 지났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중간의 빈 시간대를 디아블로 이모탈로 채우는 것은 꽤 영리한 선택이다.

2편에서 영웅들이 디아블로와 그 형제 대악마들을 없앴지만 타락한 세계석은 결국 대천사 티리엘에 의해 파괴되었고, 세계석의 파편으로 인해 곳곳이 오염된 대지와 악마들의 출몰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디아블로 2편과 3편에서 익숙한 지명이나 등장인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등장하는 영웅의 직업과 기술은 디아블로3를 기반으로 한다. 디아블로3 직업 가운데 부두술사를 제외하고 야만용사, 성기사, 수도사, 마법사, 악마사냥꾼, 그리고 이번 알파 테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은 강령술사가 등장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기술도 디아블로3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그대로 가져왔다.

디아블로 이모탈에서 달라진 것은 영웅의 직업과 성별 외에 새롭게 인종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인데, 요즘 게임계에서 이슈가 되는 PC(정치적 올바름) 문제와 인종차별반대 분위기를 의식한게 아닌가 싶다.

 

사실 디아블로 게임 속 시간대 기준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은 2편 확장팩 파괴의 군주의 5년 후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디아블로3보다는 디아블로2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3 시스템을 가져온 것은 디아블로2는 게임 소스가 너무 오래되어 레저렉션으로 다시 만드는 중이고, 디아블로4는 이제 개발에 들어갔다는 현실을 고려한듯 싶다.

물론 디아블로3가 지금도 꾸준히 시즌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 같은 낮은 사양에서도 돌아갈 정도로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게임 내 유저 인터페이스(UI)는 이미 많은 양산형 모바일 MMORPG 게임들을 통해 증명된 터치스크린 조작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좌측의 방향키와 우측의 기술 버튼은 디아블로3의 콘솔 버전에서도 구현된 것이고 여기에 상황에 맞춰 아이템을 줍거나 NPC와 대화하고 포털로 이동하는 등의 상호 작용을 하는 액션 버튼이 나타난다. 필요하다면 사용자 설정에서 조작 방식과 기술 버튼의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다.

 

디아블로3와 마찬가지로 직업별 기술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풀리거나 향상되며 총 5개의 기술을 장착 가능하다. 기본적으로는 캐릭터를 움직이면 적의 위치에 맞춰 어느 정도 공격 방향이 정해지지만 세밀한 방향을 조절하려면 기술 버튼을 누른채로 방향키처럼 움직이면 된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콘솔 게임패드에서 우측 아날로그 스틱이 하는 역할을 버튼에 직접 할당했다. 익숙해지면 악마사냥꾼이나 마법사처럼 공격 방향 지정이 필수인 캐릭터로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싸울 수 있다.

 

인벤토리 디자인은 좀 달라도 기본 구조는 디아블로3의 시스템을 참고했으며 모바일 게임에서 모든 아이템 상세 정보를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착용 중인 장비보다 좋은 장비를 표시해주는 기능이 있다. 장비의 분해와 업그레이드, 보석을 끼울 수 있는 소켓 등 가방에 룬이나 참을 넣고 다녔던 디아블로2와는 거리가 멀다.

대장장이나 보석상을 찾아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전설 보석이나 일반 보석을 끼워서 스탯과 기술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아이템 등급은 디아블로3와 마찬가지로 일반(흰색), 마법(파란색), 희귀(노란색), 전설(주황색) 색상으로 구분되지만 디아블로3에서 주로 사용하는 세트 아이템과 카나이의 함 기능은 빠졌다.

대신 전설 아이템의 등급을 높이거나 재련하는 등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강화하는 모바일 게임 아이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호라드림의 큐브는 없지만 호라드림 재단에 각 지역에서 만나는 괴물들의 정수를 등록하는 생물도감 레벨을 올리면 생명력과 공격력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게임 중간 이벤트 영상을 표현하는 방식도 디아블로3를 따라갔다. 블리자드에서는 자동 사냥 같은 시스템은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해당 지역의 메인 미션을 모두 끝내면 현상금 사냥 같은 일일 미션은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까지는 제공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초반 튜토리얼이 끝나면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다른 플레이어들도 돌아다니는 필드 위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중요한 스토리 진행을 할 때만 1인 스토리 던전 형태로 진행되고 기본적으로 필드 사냥이나 마을에서는 다른 게이머들을 만나게 된다.

디아블로3처럼 던전이나 균열, 태고 균일 등에 입장할 때는 최대 4인까지 파티를 모을 수 있고 혼자서도 플레이 가능하다. 태고 대균 입장시에는 문장을 추가하여 균열 변경 및 추가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 비공개 알파 테스트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종 레벨은 55레벨이며 이후에는 정복자 레벨을 올리고 지옥 난이도로 더 강한 괴물들과 싸우면서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디아블로3에서는 이용이 적었던 PVP 기능은 전장에서 각자의 실력을 시험하고 불멸단과 그림자단에 속해 상대 진영과 싸워 승리를 거두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디아블로3처럼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사이드 퀘스트를 만날 수 있고 모험 모드 기능도 들어가 현상금 수배 일일 퀘스트를 최대 12개까지 수행할 수 있다. 탐험 모드에서는 아직 공략하지 못한 지역을 모험하고 보스 몹를 찾아 처치하면 배틀 패스 경험치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의 필수 과금 요소도 존재

디아블로1부터 3편까지 디아블로 시리즈는 패키지 게임 판매 방식을 따랐으며 확장팩 추가 구매 외에는 특별한 과금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디아블로3 출시 초반에 경매장 시스템을 도입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으나 아무튼 경매장 폐쇄 이후 지금까지 조용하게 시즌 업데이트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은 다른 모바일 MMORPG 게임과 마찬가지로 무료 게임 플레이에 인앱 결제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비빨이 강하게 작용하는 디아블로라는 게임 특성을 고려해 돈만 많이 지르면 이길 수 있는 '페이 투 윈(Pay to Win)' 방식은 고려하지 않고 균열 입장시 사용하는 문장과 재련석, 백금화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 실패,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 초반의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디아블로 이모탈의 유료 결제 방식이 경매장과는 다르며 공정하고 건전하게 운영되어 게임 플레이를 해치지 않을 거라고 밝히고 있다. 현금 결제가 포함된 아이템 강화 방식이라 디아블로3처럼 시즌 초기화는 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상점에서 구입하는 전설 문장은 태고 균열에 입장할 때 무작위 속성 2개를 추가하고 모든 파티원이 특수 효과를 받으며, 본인은 전설 보석 1개와 룬 3개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재련석은 장비의 옵션을 바꿀 때 무작위 옵션 범위를 줄여서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아이템 거래 및 부적 제작 등에 사용되는 백금화는 게임 속에서도 얻을 수 있지만 현금 결제로도 획득 가능하다.

배틀 패스 시스템은 시즌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모으는 배틀 패스 포인트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배틀 패스 레벨이 올라가고 보상이 지급된다. 무료 트랙에서는 재련석과 문장 등의 보상을 준다면, 유료 트랙을 구매할 경우 전용 꾸미기 아이템과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상점 결제시 사용되는 영원한 보주는 현실 화폐로만 구매 가능한데, 비공개 알파 테스트가 끝나면 계정과 캐릭터가 모두 삭제되기 때문에 현금 결제를 하지 않고 매일 무료 선물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디아블로3 DLC로 즐겨도 좋을 디아블로 이모탈

비공개 알파 테스트를 통해 플레이했던 디아블로 이모탈은 양산형 모바일 MMORPG 게임과 비슷하게 바뀌었으나 게임 스토리는 디아블로 시리즈 팬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디아블로2편과 3편 사이의 여러 궁금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면서 친숙한 인물들을 만나고 익숙한 지역에서 새로운 모험을 펼칠 수 있다. 인앱 결제도 알파 테스트 수준이라면 초반 상위 랭킹을 노리고 달리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스토리 모드가 디아블로3 신규 확장팩으로 나왔다면 훨씬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캐릭터 직업과 전투 기술을 디아블로3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디아블로 이모탈만의 차별화된 무언가를 느끼긴 어려웠고 스마트폰 화면은 작고 표시된 정보는 많다보니 터치스크린 조작이 은근히 까다로워 방향키로 움직이려다 퀘스트 창을 눌러 멈추거나 공격 버튼 사이의 빈 공간을 눌러 아무런 기술이 나가지 않는 경우도 종종 겪게 된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현재 게임패드를 지원하지 않지만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지 않고 태블릿이나 외부 모니터로 게임을 하려면 추후 게임패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패드로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면 굳이 모바일 기기에 머무르지 않고 닌텐도 스위치나 콘솔 게임기용으로 출시되도 좋지 않을까?

 


이 기사의 의견 보기
newstar newstar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06-02 21:21/ 신고
스샷보면 완전 PC게임같은데 핸드폰으로 하면 저렇게 보이지 않는다는데....
스샷보고 핸드폰 게임 설치했다고 실행해보고는 바로 삭제하게되더군요. 최소한 테블릿은 되어야 비슷하게 보여지더군요.
푸른바다 / 21-06-02 22:44/ 신고
newstar님을 댓글을 보니 본문 마지막 문장 "어쩌면 블리즈컨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스토리 모드가 디아블로3 신규 확장팩으로 나왔다면 훨씬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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