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1년도 길게 느껴지는 PC 시장, 무려 12년 째에 접어들어 재등장한 제품이 있다. 바로 여름을 앞두고 PC 발열의 원흉 중 하나로 꼽히는 CPU를 식혀줄
쿨러, 잘만 CNPS10X Performa Black이다.
지난 2010년 2월 보드나라에서 리뷰했던 12년 전 제품 그대로 가 아닌, 시대가 흐른 만큼 변화한 최신 CPU들에 맞춰
업그레이드되어 등장했는데,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CPU 발열을 잡고자 리테일 쿨러 구입을 고민 중인 사용자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줄지 점검해 보았다.
더 커진 팬과 방열면적 확대, DTH를 통한 쿨링 성능 강화
12년 전 잘만 CNPS10X 퍼포마(이하 원조 퍼포마)의 이름을 이어받아 등장한 잘만의
새로운 타워형 CPU 쿨러는 대부분의 타워형 쿨러와 흡사한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원조 퍼포마의 쿨링팬과 방열 면적이
각각 120mm와 7900㎠인 것과 비교해, 쿨링팬의 크기는 135mm로, 방열면적은 9271㎠로 늘어난 것이 차이점이다.
참고로, 원조 퍼포마의 크기는 132mm x 100mm x 152mm인데 반해
CNPS10X 퍼포마 블랙의 크기는 135mm x 95mm x 155mm로, 크기면에서는 거의 동일하다.
CNPS10X 퍼포마 블랙의 히트파이프는 원조 퍼포머의 다섯 개에서 네 개로 줄어든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쿨링팬이 단순히 크기를 키우는데 그치지 않고 방열판에 집중 조사될 수 있도록 블레이드 외곽을 따라
원형으로 가이드를 추가한 터빈 블레이드 형으로 디자인해 풍량을 늘렸다.
이러한 쿨링팬 디자인은 일부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에서 쿨링 성능 개선을 위해 앞서 적용해온 방식이다. 참고로, CNPS10X 퍼포마의 쿨링팬은 회전속도 700 ~ 1500RPM ±10%, 최대
소음 27dBA ±10%, 최대 풍량 75.16CFM, 최대 풍압 1.35mmH2O, 수명 5만 시간, EBR 베어링이
적용되었다.
한편, 쿨러를 구성하고 있는 쿨링팬의 전/후면 중앙 부위는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디자인되었다. 전체적인 방열면적 축소라는 약점을 감수하고 방열핀의 디자인을 변경한 것은, 고정 나사를 조일 때 드라이버와
방열핀간의 간섭을 없애기 위한 디자인이다.
덕분에 기존 방식들에 비해 조립 난이도는 훨씬 낮아졌다. 단지, 쿨링팬쪽 고정 가이드는
쿨링팬과 위치가 겹치므로, 써멀블록 고정시에는 전면 쿨링팬을 뗀 후 고정하고 다시 쿨링팬을 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쿨링팬쪽 방열판의 오목한 디자인은 편의성 개선효과없이 방열면적 축소 효과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방열핀 적층시 방향이 바뀌면 의도했던 디자인이 아닌 제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택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원조 퍼포마와 비교했을 때 CNPS10X 퍼포마 블랙의 또 다른 개선점은 바로 베이스
마감이다. 원조 퍼포마는 구리 재질의 베이스를 거쳐 히트파이프로 열이 전달되는 방식으로 디자인되었지만, CNPX10X
퍼포마 블랙은 히트파이프가 CPU 히트 스프레더(IHS)에 직접 맞닿아 보다 빠르게 열을 전달하는 DTH(Direct Touch
Heatpipe) 방식이 적용되었다.
히트파이프 파손 방지를 위해 필림이 붙어 있으니, 성능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장착전 필름을 떼어줄 필요가 있다. 참고로, 위 사진에는 쿨링팬에 가려진 메모리쪽 고정 홀의 모습과 케이스 배기팬쪽을
향하는 방향의 고정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잘만 CNPS10X 퍼포마 블랙, 2열 수랭 쿨러 부럽잖은 냉각 성능
CNPS10X 퍼포마 블랙의 성능 확인을 위해 AMD 라이젠 9 5900X 시스템에 장착했다.
보통의 경우 메모리 소켓과 간섭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잘만은 CPU 소켓쪽에 두께
8.7mm 이상의 튜닝 램을 장착할 경우, 메인보드 전원부 방열판의 높이가 PCB로부터 30mm 보다 높을 경우 간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라이젠 9 5900X는 쿨러가 번들되지 않아 보드나라 내부적으로 사용 중인
120mm 2열 수랭 쿨러와 온도를 비교했다. PBO를 활성화한 오픈 케이스 상태에서 진행되어 실제 사용 환경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120mm 2열 수랭 쿨러가 프라임95 SmallFFTs 테스트에서 약 60℃ ~ 61℃ 사이의 온도를
유지한 것과 비교해, 잘만 CNPS10X 퍼포마는 약 63℃ ~ 64℃ 수준의 온도를 유지했다.
확실히 수랭 쿨러에 비해 성능은 살짝 아쉬울 수 있지만 수랭 쿨러의 누수를 걱정할
필요없이 크게 부족하지 않은 냉각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쿨링팬 및 워터펌프의 동작 속도를 최대로 설정한 이번 테스트에서
쿨링팬이 하나인 잘만 CNPS10X 퍼포마 블랙의 체감 소음이 상대적으로 정숙했던데에 가산점을 줄 수 있겠다.
가성비와 편의성 향상, 누수 걱정없는 타워형 공랭 쿨러, 잘만 CNPS10X 퍼포마 블랙
출시 12년 째에 접어든 원조 퍼포마도 출시 당시 상위 모델 대비 뛰어난 가성비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세월이 지나고 이름을 물려받아 출시된 CNPS10X 퍼포마 블랙 역시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잘만 타워형 쿨러의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고정시 써멀블록과의 간섭도 해결하면서, AMD
계열과 인텔 계열 CPU를 따로 쓰던 가이드 클립도 백플레이트와 같이 하나로 통일해 조립 편의성도 높였다.
공식 출시 가격도 원조 퍼포마 대비 6,000원이나 낮춰 가성비도 높아졌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향후 쿨링팬 교체 필요시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135mm 팬이 사용되어 사용자가 다른 팬으로
교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나, 추가 클립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 정도를 들 수 있겠다.
그러나 사용자의 쿨링팬 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잘만 CNPS10X 퍼포마
자체를 본다면, 여름을 앞두고 가성비 높은 공랭 쿨러를 찾아 고민하던 메인스트림 CPU 사용자들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줄
모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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