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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전파법 취소 사태,결국 소비자가 책임 떠안나?

2021-12-30 11:00
김민성 기자 kimmins@bodnara.co.kr

지난 12월 23일, DJI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적합성평가 취소처분을 받은 제품 일부에 대한 회수 및 보상 방안을 공지하였다. 이는 지난 6월 17일 국립전파연구원이 취소한 제품 중 안정성 검증 재시험을 받지 않은 제품 20개를 대상으로 하며, 20개 제품은 DJI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통해 회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때 구매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회수 대상 제품은 구매가와 동일한 가격의 바우처와 교환할 수 있으며, 3년이 경과한 제품은 제품 유형과 사용기간 등을 고려한 정액상각법(구매가액-사용기간÷5년×구매가액)×(1+10%)을 적용하여 감가상각이 산정된 바우처와 교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매가 1,000,000원 제품을 4년간 사용했다면 (1,000,000-4÷5×1,000,000)×1.1로 계산하여 220,000원의 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 식이다.

 

회수 기자재는 10월 발표했던 공지사항의 78개 중 20개로 축소되었으며 액세서리가 주를 이룬다. 이때 대부분의 기자재는 소비자에게 별도 판매를 한 적이 없었기에 이번 공지를 통해 회수신청을 할 수 있는 소비자는 적어보인다.

 

그럼 이제 전파법 취소 제품도 중고로 팔 수 있나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차례다. 전파법 취소 사태는 합법으로 산 제품이 불법화되어 중고거래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안정성 검증을 통해 불법제품은 합법이 되었을까? 답은 X다. 이유는 간단하다. 안정성 재검증 통과는 말 그대로 이 제품이 전파법 위반 제품이지만 사용하는데는 지장이 없다는 의미다.

심지어 전파법 사태의 대표적인 업체 DJI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안정성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대다수의 소비자는 불법 제품에 대한 회수 신청을 진행할 수 없다. 법령에도 명시되어있듯, 전파법 취소 제품의 회수 조치는 안정성 검증에 실패한 제품에 한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의 상황은 변함이 없다. 굳이 변한 점이 있다면 드론과 같이 허가가 필요한 제품은 사용 자체도 못할 뻔했다가 앞으로도 사용은 가능해진 정도다.

 

지난 11월 발표된 전자제품 중고판매 개정안은?

이때 한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바로 11월 발표된 전파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다. 기존 적합성평가 면제 제품(1인 1대)은 중고 거래가 불가했는데, 이번 입법을 통해 적합성평가 면제 제품도 1년이 지났을 시 중고 거래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전파법 취소 제품 역시 1년이 지나면 중고 거래가 가능해지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마저도 답은 X다. 전파법 취소 제품은 면제 제품이 아닌 취소 제품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파법이 취소된 제품은 구매 후 1년이 지났더라도 여전히 중고 거래가 불법이다. 인증받지 않은 기자재도 이제는 중고거래가 가능해질 예정이니, 전파법 취소 제품은 국내 공식 유통의 이점은 커녕 손해만 생긴 셈이다.

 

전파법 미등록 제품 거래는 처벌이 맞다. 그렇다면 전파법 취소 제품은?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있다. 전파법 취소 제품을 판매하는 게 과연 불법이 맞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불법이 아니다라는 입장에서는 전파법 취소 제품 중고 거래는 처벌할 법령이 없기에 단속 조건이 아니라는 의견이고, 반대 입장에서는 취소된 제품 역시 전파법 인증에 대한 효력을 상실했기에 전파법 미인증 제품으로 취급된다는 의견이다.

기관에서 알려주지 않기에 정답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하나다. 당장에 전파법 취소 제품 중고 거래 시 누군가 신고를 하게 되면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다.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해보아도 대다수 사람은 전파법 취소 제품 중고 거래를 불법으로 인식하고 있고 신고를 한다. 결국 귀찮아지는 건 소비자 뿐이다. 만약 정말로 불법이 아니라고 할지언정 불법으로 취급 받는 게 당장의 현실이다.

 

소비자만 전전긍긍, 이게 맞는 상황인가?

전파법 취소의 행정처리는 전파법 취소, 안정성 재인증 명령, 인증 실패 시 회수 및 보상 명령의 절차를 따르는데 결과적으로 전파법 취소 사태는 예상한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중국 업체는 고의든 실수든 국립전파연구원을 속였고, 국립전파연구원은 속아넘어갔다가 이제서야 실수를 바로잡고자 소비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처리를 진행했다.

행정처리를 받은 업체는 회수 및 보상을 진행하지 않기 위해 안정성 검사를 다시 시행했고, 지금껏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던 기자재들이기에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기자재가 안정성 검사를 통과했다. 사기는 중국 업체가 치고, 당한 건 국립전파연구원인데 피해는 소비자가 보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소비자가 투쟁을 해야만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번 전파법 사태에서 소비자는 잘못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국가가 인증해준 기자재를 국내 유통을 통해 구입하였는데, 국가에서 착오가 생겨 인증을 취소하더니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건 말이 안된다. 책임소재는 업체와 국립전파연구원에 있는데 어찌해서 소비자가 투쟁을 해야하나?

 

소비자만 답답한 일년 넘도록 진행되고 있는 전파법 취소 사태

물론 각종 기관의 합의가 반년만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전파법 사태는 지난 6월 수면 위로 떠올랐을 뿐 사실 재작년인 2020년 11월 10일부터 시작된 사건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파법 위조 사태를 적발한 게 발단인데 일년이 넘도록 중고 거래 관련된 사안은 미궁에 빠져있다. 그 사이 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은 물론 판매해야 하는 제품들까지 새롭게 전파법을 인증 후 그대로 판매하고 있다. 같은 제품일지라도 예전에 샀다면 불법제품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현재도 국립전파연구원 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문의를 하면 여러 기관과 합의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지만, 그렇다면 미리 소비자에게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 이전에 위조된 문서를 제대로 검토하였다면, 그리고 그 이전에 중국업체가 위조를 하지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터다.


이 기사의 의견 보기
newstar newstar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21-12-30 20:17/ 신고
관련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게해야되는데 책임을 물지못한다면 소비자에게도 책임을 전가할 수 없는것이 상식같은데...
게스트 / 22-01-02 22:51/ 신고
중국인을 신뢰해서는 안 되는데, 대충 믿은 거 잘못이고.
가장 좋은 해결은 정부(국립전파연구원 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국 업체
에게 징벌적 배상금을 때리는 건데. 그 돈으로 소비자 피해 배상하고.
근데 과연 정부가 그렇게 할까?
게스트 / 22-01-02 22:57/ 신고
위의 중국 회사는 SZ DJI사네. 소비자들도 무조건 가성비로 중국산 사는 거 생각해 봐야
할 듯.중국 DJI는 미국 제재업체이기도 하고.
제대로 일하는 업체라면 누구 처럼 잘 속이는 업체는 몇 년간 수입-판매불가 제재도
해야 하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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