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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게임성으로 찬사를 받았던 '헬블레이드 세누아의 희생' 후속작인 '세누아 사가
헬블레이드 II(Senua's Saga Hellblade II, 이하 세누아 사가)'가 출시되었다.
세누아의 희생은 세누아 사가와 같은 방식의 후속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완료되었지만, '세누아'의 '사가'를 이어가기 위함인지 본작에서도 주인공은 여전히 끊임없는 환청과 환각에 시달린다.
조현병 환자인 주인공 주변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환청, 환각과 현실을 자연스레 넘나드는
게임 방식은 본작에도 유지된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5 기반의 더욱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구성된 시네마틱과 게이머의 '플레이'
구간이 구별되지 않는 연속성을 제공하며 게이머의 정신도 쏙 빼놓는다.
필요한 정보는 끊임없이 속삭이는 환청을 통해 제공된다. 때문에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환청에
주목하면서 게임 내 주인공인 세누아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자연스레 경험면에서도 게임이라기 보다 플레이어가 주인공인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3D 공간 오디오 기술이 적용되어 헤드셋 사용이 강력 추천되고, 영화같은 경험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화면비도 2.39:1 비율을 사용하기에 일반적인 16:9
비율의 모니터에서는 상하 레터박스가 위치한다.
세누아 사가는 전작에 이어 더욱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이 강화된 것이 가장 큰
차이라 볼 수 있다.
게임 '플레이' 면에서 세누아 사가는 오늘날의 게임에 거의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튜토리얼은 물론이요, 체력이나
목적지나 주변 상호 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 등을 표시해주는 인터페이스, 미니맵 등,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요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전작에 이어 영화같은 몰입감을 주기 위한 요소가 더욱 강조되고 있기에 세누아 사가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을 중시한다면 호평할 것이요, '플레이'
경험을 중시한다면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바로 직전에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오르던 주인공이 무릎높이도 안되는 둔덕을 넘지
못해 빙 돌아가는 상황을 격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게임'임을 인식하고 '몰입감'이 깨지게 된다. 특히 한글 자막의 경우
종종 이상하게 나뉘어 표시되는 경우까지 있다.
사용하는 키와 버튼은 공격, 회피, 강타, 방어로 간단하지만 전투는 여전히 처절하다.
전편에서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한단계 발전한 주인공이 다시 자신의 죄책감을
끊없이 자극하는 내면의 적과 납치당한 동족들을 구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되새기며, 도저히 어쩔 수 없어 보이는 거인족들을 마주하게
된다.
실제 전투에서도 적의 모션과 주변의 아우라를 보고 적절히 공격, 방어, 회피해야 하며,
어시스트 기능이 없기 때문에 전투 상황에 따라 적의 몸 주변 아우라 변화를 살펴 대응해야 한다.
전투 과정에서 내지르는 기합은 전의를 끌어올리기 보다 죄책감과 의무, 자신의 맹세를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에 가까운 처절함을 느끼게 한다.
전투가 '플레이'의 재미를 위한 요소라기 보다 게이머가 주인공의 내면 상태에 몰입하게
하기 위한 요소가 더 크게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게임내 퍼즐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의 전작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퍼즐로 시작해
혼란스러운 세누아의 내면을 반영하듯 위아래가 뒤짚히며 공간을 희롱하는 분위기 속에서 키 아이템을 직시하는 방식으로
풀어내간다.
전투와 퍼즐 모두 일반적인 게임의 퍼즐이라기 보다 세누아의 심리 상태 반영에 중점을 둔
느낌이 강하다. 때문에 전투와 퍼즐의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으며, 대체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세누아 사가의 분위기에
깊이를 더하는 장치로 동작한다.
세누아 사가 헬블레이드 II, 종합 '예술'로서의 게임
현세대 최신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비주얼, 사운드, 시청자(게이머)와의 상호 작용,
여기에 연극이나 영화에서와 같은 스토리까지 집대성되기에 오늘날의 게임은 종합 예술로도 불린다.
그런 점에서 세누아 사가 헬블레이드 II는 게이머들이 기본적으로 바라는 '놀이'로서의
게임이 아닌, '예술' 부분에 집중한 타이틀이다.
대체로 목적지까지의 이동,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인공 내면의 환청과 독백, 이후 짧은
전투와 퍼즐, 이벤트가 반복되는 플레이 구조 중 이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인공 내면의 독백과 환영들의 대화가 핵심이고,
전투나 퍼즐, 이벤트는 이를 위한 배경 장치로 동작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부 게이머들은 본작을 워킹 시뮬레이터나 인터렉티브 '무비'로
부르며, 실제로 게이머는 플레이 내내 세누아가 되어 그녀가 듣고 보는 것을 그대로 경험하도록 설계되었고, 게임의 시점을
감안할 때 게이머는 세누아의 또 다른 내면 인격 역할로 참여하는 인터렉티브 무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게임 고유의 분위기와 특성상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기에 블록버스터보다 독립영화에 가깝다.
게임 시장의 다양성 확대 측면에서 세누아 사가는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최근 MS의 개발 스튜디오 폐쇄 및 통합 결정을 볼 때 세누아
'사가'가 이번 타이틀로 끝날지,
앞으로도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아쉬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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