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라는 이름의 온라인 게임으로 잘 알려진 게임 회사 그라비티가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투자 회사에 매각되었다.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지난 30일 나스닥에 상장된 본인과 가족 명의의 그라비티 주식 52.4%를 소프트뱅크 그룹
계열의 투자 회사인 EZER에 매각했다. 주식 매각 대금은 약 4,000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라비티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
측으로 넘어가며, 김정률 회장은 9월 말 예정된 긴급 주주총회 전에 회장직을 사임할 예정이다.
한편 그라비티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이 게임을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던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일본내 주가가 48%가량 올랐다고
한다. 이는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95% 이상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서비스로 발생하고 있어, 이번 그라비티
인수로 라그나로크 및 향후 라그나로크2까지도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역시
소프트뱅크 계열사 소프트뱅크BB의 자회사다.

하지만 이번 그라비티의 일본 매각에 대해 이미 예견된 일이 아니었냐는 시각도 있다. 그라비티의 전 사장이자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개발을 주도했던 김학규 사장이 사임한 후 신임 사장으로 부임한 윤웅진 사장은 게임 분야가 아니라 금융회사와 IT업체에서 경력을 쌓았던 인물.
기업간 합병이나 주식 판매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윤웅진 사장이 개발자 출신인 김학규 사장을 대신해 그라비티에 들어온 것이
이미 그라비티라는 회사 또는 주식의 판매를 위한 준비 단계가 아니었냐는 이야기다. 또한 그는 김정률 회장과의 인연을 통해
그라비티에 오게 되었다는 배경도 있다.
김학규 사장이 그라비티를 떠나면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업데이트나 게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이머들의 원성도 높았다. 이 또한 어차피 팔 물건에 대해 돈을 많이 들일 필요가 있냐는 식으로 해석하면 현재의
그라비티 매각과 정황이 맞아 떨어진다.
4~5명의 단촐한 팀원으로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그라비티는 이제 4,00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일본에 팔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익을 얻은 것이 그라비티의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새로운 게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개발진이 아니라 지금의
기업 형태의 그라비티를 만든 투자자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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