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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스크롤3:모로윈드, 게이머들 힘으로 한글화

2005-11-16 10:46

천여명의 게이머가 참여한 한글화 프로젝트 마무리

 
 
국내 게이머들이 모여서 큰 일을 해냈다. 2002년 중순에 발매되었던 3D 롤플레잉게임 '엘더스크롤3:모로윈드'를 유저들만의 힘으로 한글화 해낸 것. '엘더스크롤3:모로윈드'는 게임 내 텍스트만으로 소설책 수십권 분량이 될 정도로 넓은 세계를 가진 게임이다. 국내에는 EB코리아를 통해 소규모로 유통이 됐었지만, 방대한 텍스트를 한글화 하지는 못했었다.

 

'엘더스크롤3:모로윈드'는 엔딩이 없는 싱글 플레이어 게임으로 게이머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한 무한한 자유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엄청난 규모의 세계와 그 안에서의 자유도를 제공하는 만큼, 영어에 대한 부담 또한 큰 게임이기도 하다. 유저의 결정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또 캐릭터의 성향을 결정짓기 때문에 선택 하나에 대해서도 소흘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한글화가 가지는 큰 의미는, 아무런 영리도 없는 게임 한글화 프로젝트에 천여명이 넘는 유저가 참여하여 100% 한글화라는 큰 성과를 이루어 낸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게임조선은 '엘더스크롤3:모로윈드' 한글판의 배포를 담당하고 있는 사이트의 운영자를 온라인 상으로 인터뷰 하였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loopy라는 닉을 쓰는 엘더스크롤 시리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입니다. 2차 한글화팀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하여 지금은 4차 한글화팀에서의 사이트 운영 및 자료 배포등의 총괄적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한글화를 최초에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모로윈드를 처음 해보고 느낀건 "재미있다!" 였죠. 그래서 주위 친구들과 같이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려고 했는데, 영어라서 도통 못 접하겠다고 하더군요. 어려운 게임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한글화를 생각하고, 생각 맞는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게 됐습니다.

 

 

 

번역팀을 4차에 나눠서 구성할 만큼 긴 기간동안 작업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100% 한글화에 다달았는지 궁금합니다.

 

꽤나 험난했죠. 사실 2차 번역작업은 지금의 것과 상당히 비슷했어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된 번역체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자료들을 훔쳐가서 자기들의 자료인 마냥 공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비공개화된 3차 한글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소실되어 번역 분 상당수도 함께 소실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3차 한글화 작업은 비공개 번역팀을 대상으로 일정량을 할당하고 번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참여율이 너무 저조해서 결국 모든게 멈춰버렸습니다. 엎친데덮친격으로 여기서 데이터가 한번 더 소실되버렸구요.

 

당시 번역이 약 70% 가량이 진행되었는데, 지금 남아있는 3차 번역팀의 번역 분량은 약 30% 에 못 미치는 정도입니다. 소실도 있고, 재변역도 있고 해서 약 70%를 이번 4차 번역팀에서 새롭게 번역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4차까지 작업을 했는데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지금의 버전이 나오기까지 1년이 조금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4차 번역만 두고 보자면 9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엘더스크롤3:모로윈드'가 굉장히 많은 분량의 텍스트를 가졌다고 들었는데, 한글화 한 텍스트의 분량은 어느 정도나 되는건가요?

 

모로윈드 내의 전체 텍스트를 합치면 두꺼운 소설책이 수십권이 나온다고들 합니다. :)

 

 

그럼 모로윈드의 한글화에 참여한 게이머들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1~3차까지는 사실 그다지 널리 알려진 것도 아니었고, 중간에는 비공개로 돌아서기도 해서 100명이 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4차 번역팀에서는 번역에는 총 1400명 가량이, 완료에는 200명 가량이 참가해주셨죠. 누구에게나 공개된 번역이고, 익명 번역도 가능하니 실제 사이트에 가입하신 1400명을 넘는 유저가 참여해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영리 번역 프로젝트에 1400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여했다는 것은 대단한 참여율이라 생각되는데, 이 인원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참여하게 된 것인가요?

 

처음에는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번역률이 올라감에 따라 이게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하더군요. 여러 유저들의 블로그, 게임 커뮤니티 등등을 통해서요. 직접 광고를 좀 하기도 했지만 이런 입소문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죠. 또한 누구나 간단하게 익명으로도 번역이 가능하니, '나도 하나쯤 해볼까...' 라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참여한 게이머들의 번역수준은 어떠했는지요. 번역수준이 들숙날숙 하는 것도 문제가 됐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사실 그 문제는 꽤나 심각했습니다. 번역기로 번역을 해놓거나, 번역 대신 그냥 욕설을 적어놓은 경우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한 사람이 번역을 했다고 해서 그 글이 곧바로 완료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그 글에 대한 다른 번역글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개된 번역체계를 갖추어놓았기 때문에 문제는 저절로 해결 되었습니다.

 

 

그런 공개된 번역체계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게됐나요?

 

일단은 저희들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이용, 게임 내의 대사를 추출해냅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른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정렬하여 DB 에 업로드 하고 난 뒤, 여기에 유저들에게 접근권한을 줘서 번역을 진행하게 되는거죠. 모로윈드의 대사들은 전부 체계화되어서, 그리고 공개된 상태로 들어있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가능했죠.

 

 

번역을 할 때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이 인명이나 지명 등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례로 상용화 한 게임에서조차 인명, 지명이 자주 바뀌어 버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일단은 '고유명사는 영어로 표기. 꼭 번역해야 할 경우에는 괄호로 보조 표기' 라는 규칙을 정해놓긴 했지만 아직도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shrines 이라는 토픽입니다. 어떤 분은 성지. 어떤 분은 제단. 어떤 분은 사당으로 번역이 정말로 제각각으로 되어있죠.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는 패치의 베타버전 공개 이후 최종 조율을 통해 수정할 생각입니다.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100%라는 큰 목표를 달성했는데, 그에 대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음, 뭐라고 해야할지... 정말 뭐라고 말 할수 없는 그런 기분인데.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이 그렇듯이, 저도 일단은 기쁩니다. 정말로요. 정말로 기뻐요. 이것 외엔 마땅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100% 한글화 달성 축하드리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엘더스크롤3:모로윈드 한글화사이트 바로가기 ]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는 금지되어 있습니다.보드나라는 게임조선과 컨텐츠 제공계약을 체결,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의 의견 보기
valkyrie (ID) valkyrie님의 미디어로그 가기  / 05-11-16 11:24/ 신고
100% 한글화를 유저가 했다는 것은... 국내에 공식적으로 발매된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이상하네요....;;;
zooc80 (ID) / 05-11-16 15:18/ 신고
무슨 게임이지? 첨 들어보네여
makesound (ID) / 05-11-16 23:22/ 신고
대단합니다~~~~유저들의 힘....솔찍히 돈으로 따지면 엄청난 돈일텐데....
athlon88 (ID) / 05-11-17 10:40/ 신고
햐. 이 게임을 한글화하다니 대단합니다. 해외에서는 유명한 롤플레잉 게임이죠.

한글화 된 게임 언제쯤 발매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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