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대표 류일영)가 지난 23일 김정률 前 회장을 업무상 공금횡령 및 배임 등의 협의로 형사 고소한 사건을 두고 증권가를 중심으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곳은 비상장 주식거래 전문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www.38.co.kr)의 그라비티 주식 동호회. 이곳 동호회 주주라는 회원은 "인수 때부터 상장폐지를 주장하더니 결국 이런 식으로 몰고 가는구나"라며 그라비티의 이번 행태가 상장폐지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라나다라는 회원은 "지분인수 때부터 소액주주 공개매수가 낮추려고 상장폐지 운운하더니 SEC 실사 결과 나오기도 전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꺼내놓는다"며 "공개매수 시기는 4월로 예상하며 그 전에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각종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며 매수 시기까지 내놓고 있다.
또한 이번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은 그라비티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김 前 회장의 회계 부정과 관련해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에서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의 정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힌 대목. 그라비티는 SEC의 실사 결과에 따라 그라비티가 나스닥 상장 취소 운명에 처할 수도 있으며 향후 엄청난 금전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그라비티 관계자는 SEC가 그라비티에 대해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그라비티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대해 그라비티측은 모든 의혹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라비티 감사위원회의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브이콤측 관계자는 "SEC에서 비공개적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나스닥 상장이 취소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과가 언제쯤 발표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결과에 따라 그라비티측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나스닥 상장퇴출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그라비티는 24일 현재 7.09달러에 장을 마친 상태다. 상장 당시 그라비티의 공모가는 13달러50센트였다.
그라비티와 합병 의혹을 받고 있는 日게임업체 겅호는 지난 해 9월 김정률 前 회장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던 그라비티 지분 전량 364만주(52.4%)를 사들인 EZER社의 실질적인 대주주이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동생 손태장 사장이 경영 중인 온라인게임 서비스 업체. 그라비티 류일영 대표는 EZER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