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을 '철학'이 아닌 '경제학'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철학에서는 인간을 '이타적인 존재'나 '나약한존재'로
규정하고 있지만, 애덤스미스는 인간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보았으며, '부를 창출하는 존재'로 보았다. 철학이나 신학에서 인간은
수동적인 존재였던 반면, 애덤스미스는 인간을 '능동적'인 존재로 바라보았다. 인간이 유일하게 능동적일 수 있는 학문, 그 경제학의 시초로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을 꼽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또한가지 언급할 수 있는 점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를 상당히 중시했다는 점이다. 한가지 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중재자'가 없이는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전력 투구할 것이므로, 반드시 이 '중재자'가 필요하다 역설했다. 애덤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부른다. 현대 경제에서 이 중재자 역할은 일반적으로 '정부'가 시행하며, '공정거래법'이 존재하는 것 역시
이러한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중시하고,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의 장치로 그 역할을 다한다.
한국시장에서 재벌이 비판받는 이유는 이 240여전 전 집필된 '국부론'하나만 가지고도 증명할 수 있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재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자유로운 한국의 시장경제를 훼손한다. 중소기업과의 공정경쟁을 꺼리며, 정치와의 유착도 서슴치
않는다. 언론을 마음대로 통제하려 한 시도들도 다수 파악된다. 이 모두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에 위배되기에 우리는 재벌을 비판하며, 공정한 경쟁을
하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정부가 신자유주의 적인 경제논리들을 역설하며,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라고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때마다 가장 비판받는 이유 중의 하나
역시 이 '공정한 경쟁' 에 위배되며, 심판의 노릇을 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특정 계층에게 힘을 실어주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결과까지 평등한 세상을 바라지는 않지만 (이는 공산주의일 뿐이다) 기회와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기를 바란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부'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아이폰4가 해외에 공식 출시되고 국내에도 7월 출시가 다가오면서 또한번 시장이 시끄러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약간 다른 듯 하다. 바로 시장이 이제는 더이상 애플이 '絶對
善(절대 선)
'이 아니라는 증빙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발점은 분명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문제로 발단이 되었다.
아이폰4 수신문제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엇갈린다. 하나는 그러한 것은 문제가 아니고 아이폰의 가치를 희석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한 부류다. 이는 스티브잡스가 <문제될 것 없군요. 그렇게 잡지 마세요> 라고 한 답변과 상황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두번째는 애플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며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는 부류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두 부류가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삼성의 갤럭시S에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떠했을까? 한 유저가 삼성의 최지성사장에게 한 질문에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이
<그렇게 잡지 마세요> 라고 했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미 우리는 비슷한 상황을 한번 겪은바 있다. 아이폰 3GS 국내 출시때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이 '극성스런 네티즌 때문에 아이폰 판매가 는것' 이라고 발언한것 때문에 한동안 엄청난 비아냥을 이미 받은 바 있다.
당시 '대기업 사장의 인식이 저렇게 안이할까'는 허탈함이 발생함은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동시에 스티브잡스의
발언을 보고나서도 '잡스옹이라 해서 다른것은 하나도 없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브잡스나 최지성 사장 모두
상황 인식이 안이한것은 하등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이런 같은 상황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크게 차이가 났다는 데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갤럭시S의 판매 상황에서, 일부 언론이 기술적 편집에 기반하여 다시 갤럭시S
띄우기를 하는것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 그와 동시에, 아이폰4의 안테나문제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선에도 동시에 우려를 표한다. 만약 갤럭시S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온갖 말폭탄이 쏟아져 나왔음이 시쳇말로 '안봐도 비디오' 이기에, 이러한 상황은 더욱 씁쓸하다.
필자는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문제가 애플의 말대로 소프트웨어의 결함 문제인지, 아니면 하드웨어적인 안테나 설계 오류인지는 잘 모른다.
문제는 만약 국내 제조사들의 제품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더라도 '디자인의 문제이지 기계결함이 아니라 문제없다' 거나, '범퍼를 끼면 해결된다니
됐다' 거나 '범퍼 이쁘다' 는 등의 사용자 반응이 과연 나왔을까 하는 점이다. 절대로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제품이든 그 제품을 구입했을때는, 그 자체로 온연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기본 명제이며, 아이폰4의 안테나 문제는
이 명제에 위배된다 문제 지적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에 지적된 것이다. 그러한 수신문제가 실제 사용에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한 것 만으로
그것은 지적 대상이다. 실제 통화시에 문제가 없으니 문제가 없다는 논리는, 갤럭시A가 720MHz이든 800MHz이든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그만이다 라는 논리와 이론적 차이가 없다.
애플은 스스로를 단일 최대 모바일기업이라 칭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분야에서 미칠 파급까지 생각하면 거의 독점 수준이다. MS가 그러하고
인텔이 그러했고 삼성이 그러한 것 처럼, 애플 역시 그와 같은 제품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고, 업계선도적 입지의 회사이기에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제품품질을 우리는 요구할 수 있다.
초기 아이폰 3GS 출시에 국내대기업이 비판받았던 것은 그들이 시장선도적 혹은 시장지배적 업체로 소비자 주권을 외면해 왔다는 상황 인식에
그 바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문제 역시 애플이 업계 선도적 모바일 업체이며, 수신율 문제는 제품의 품질과
관련된 중요 이슈이기에 관련해 충분한 문제제기를 하는것이 옳다.
이왕이면 그 문제제기의 수준은 기존 시장지배적 업체가 받았던 것 만큼의 같은 수위였으면 한다. 갤럭시A의 CPU클럭
변경은 큰 문제이지만 수신율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는 논리엔 필자는 동의할 수 없으며, 그러한 문제 제기가 지속되어야만 기존 시장지배적
업체가 받은 말폭탄들이 소비자 주권을 찾기 위한 올바른 행위이며, 특정업체 감싸기가 아님을 증명할 것이다. 만약 애플만은
여기서 '논외'라면, 이는 애초부터 국내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에 불과하며, 국내대기업 죽이기에 기반한 횡포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그나마 애플과 삼성의 상황인식이 다른점은 딱 한가지 면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이 갤럭시A의 CPU 클럭
변경 미공지건에 발견되지 않은 '환불'의 단어를 애플의 이번 iPhone4 수신문제에 대한 입장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는 점 정도다.
삼성이든 애플이든 문제가 발생하고,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언제나 '소비자'였다는 점은 차이가 없으며, 해명 자료가 납득이
100% 되지 않는 것 역시 동일하다. 단지 환불을 해주고 안해주고의 차이 일 뿐. 물론 이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라 한다면 필자도 할말은
없다.
일부 소비자가 특정제품에 대해서 선호현상을 보인것은 비록 애플이 아니더라도 여러 예에서 찾을 수 있다. 'AMD PC' 판매도 병행하던 한
조립 업체 앞을 지나며 '어머, 여기는 PC 안파나봐' 라며 스쳐지나간 여성의 입을 통해, '인텔'이 아니면 'PC'가 아니라는 무의식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한때는 인텔의 독점 횡포로 인해 사용자들은 끊임없이 'AMD'와의 공정경쟁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왔다. NVIDIA와 ATi 역시 마찬가지고,
국내대기업 VS 국내중소기업 의 구도에서도, 언제나 시장 지배적 업체는 언제나 소비자의 견제를 받아 왔다.
애플도 스스로 칭한 단일 최대 모바일 기업이기에, 당연히 그에 따른 높은 도덕성의 잣대가 요구되며 견제를 받아야 한다. '범퍼 구입하면 해결되잖습니까' 라는 논리는
결국 '옴니아II도 커스텀 펌웨어로 다양한 OS와 소프트웨어 사용이 가능하다' 는 논리와 하등의 차이가 없다. 애플이 아무리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케팅과 좋은 제품을 가졌다 하더라도, 문제 발생하면 그에 따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소비자의 주권 문제이다.
그러나, Youtube에 올라온 iPhone vs HTC Evo 비디오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대 전제가 완전히 흔들리는 순간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결국 독점으로 연결되고, (그리고 이미 독점이며),
차후에 그것이 과연 소비자에게 '득'이 될것인가 '실'이 될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힘을 가진 자가 항상 '절대선'에 있는 경우를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물론 역사에는 '요순시대'를 힘을 가진자가 '절대선'에
있던 태평성대 시기라 평하지만, 이것도 4300년 전 이야기다. 세상의 모든 기업들을 절대악인 것처럼 비판 하면서, 정작 애플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관대한지 애덤스미스가 정의하는 '이기적인 경제주체' 로서의 필자는 잘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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