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30일부터 시작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서 열린 특허침해 본안 소송에서 첫날부터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각각 1시간 30분씩 할애된 모두 변론에서 상대 회사의 내부 문건과 청취 증언 내용, 제품 디자인 비교등을 위한 슬라이드, 동영상등을 이용해 배심원들에게 자사의 입장과 주장을 이해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첫번째 심리에서는 애플은 삼성전자가 고의적으로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이 소니의 디자인을 연구에 이를 아이폰에 적용했고 아이폰과 같은 직사각형은 애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반박을 하였다.
우선 애플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애플의 해럴드 맥엘히니 변호사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한 전후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디자인과 각종 기능이 변화했다는 내용을 슬라이드로 제시하면서 "삼성은 애플을 공정하게 꺽으려 하기 보다는 아이폰 기술을 흉내내기로 했다"고 주장하였다.
그 한 예로 2007년 아이폰 공개전까지 삼성의 버튼은 네모 모양이었으며 2010년 출시된 신모델에서는 모서리가 둥글어지고 유리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변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이폰으로 웹페이지 창을 열고 맨 아래까지 스크롤 했을 때에 바운드해 돌아오는 기술이나 손가락 두 개로 화면을 확대하는 기술도 삼성이 모방했다고 덧붙였다.
맥엘히니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은 삼성 제품이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어떻게 변화했느냐는 것"이라며 "비록 애플이 성공한 기업이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지적) 재산권을 훔쳐간다면 애플은 방어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디자인이 아릅답고 하드웨어 복제가 쉽다'라고 명시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내부문건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겉과 속들 꼼꼼하게 확인한 후 위기의식을 느끼고 아이폰을 기준으로 제품을 만들것을 결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맥엘히니 변호사는 "삼성은 그냥 베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베꼈다"며 "우연이 아닌 의도적으로 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애플 측은 삼성전자가 주장하는 애플의 특허침해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언제부터 특허침해를 주장하기 시작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면서 애플 측의 소송 제기 후 특허침해를 주장한 것임을 강조, 삼성의 맞제소 의도나 특허의 유효성 등에 대해 부정적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애플의 주장들에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셨다.
삼성 측의 찰스 버호벤 변호사는 삼성 휴대폰의 진화에 대해 “휴대폰의 핵심 기능이 세련돼짐에 따라 보다 많은 기능이 가능해진다”며 “업계 전체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아이폰이 상업적으로 성공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이자리에 선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폰은 경쟁업체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에 의해 감동을 받는 것과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카피가 아니라 경쟁이며 이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을 제공한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이어 디자인의 경우 삼성을 비롯한 여러 휴대폰 제조사들이 이미 아이폰과 같은 직사각형 모양에 모서리가 둥근 디자인의 휴대폰들을 생산해왔다며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버호벤 변호사는 LG전자의 프라다폰을 비롯해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전에 등장한 다양한 휴대전화가 등장하는 슬라이드를 통해 아이폰 이전에도 직사각형에 모서리가 둥근 형태의 다양한 스마트폰이 존재했음을 제시하면서 아이폰이 독창적인 디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삼성 역시 아이폰 출시 이전에 직사각형 모양에 모서리가 둥글고 터치스크린을 가진 휴대폰을 개발해 만들어 왔다고 강조하였다.
삼성 법무 팀은 자사 제품들이 애플 제품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상세하게 보여주었고, 둥그스런 코너들과 홈 스크린들을 클로즈업 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이 기기들을 켤 때 어떻게 시작하는지 차이점들도 보여주었다.
그는 "삼성은 단순한 모방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애플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직사각형 디자인의 독점을 주장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애플의 아이폰에 비용기준으로 삼성 제품이 26%나 포함되고 특히 핵심 프로세서를 납품받는등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를 제시하면서 오히려 삼성전자가 진정한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애플이 과거 소니 제품의 디자인을 연구했으며 이것이 아이폰에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애플 디자인팀이 아이폰 초기 모델을 디자인 할 당시 소니 제품들의 디자인과 비교하면서 이에 대해 논의했던 이메일을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한편 과거 애플의 디자이너도 증인으로 요청했고 해당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삼성의 증인 요청을 받아들였다.
또 삼성전자 제품을 해부하고 조사한 애플의 내부문건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을 정밀하게 분석했다고 주장하지만 애플을 포함해 모든 기업이 경쟁사 제품에 대해 하고 있는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하나라면서 애플의 모방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이들의 소송은 향후 4주일 동안 진행되며 10명의 배심원이 매주 열리는 공판을 통해 양측 주장을 듣고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은 상호 특허권 침해를 둘러싸고 양사가 4개 대륙에서 펼치고 있는 소송전 가운데 미국에서 처음 열린 배심원 재판이다.
이번 재판의 관건은 애플이 주장하는 디자인 특허와 삼성이 주장하는 통신 특허 가운데 어떤 것이 유효하다는 판정을 받는지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였다.
현재 애플은 삼성 제품이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해 미국 법원에서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넥서스의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아 냈으며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애플이 자사의 무선통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를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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