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만 줄이면 미니 PC? 데스크탑 기준에 맞추려면
크기가 작다는 뜻의 미니 PC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다. 일반적인 PC 기준을
희생하더라도 크기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축소(Reduce)' 개념과, 일반 PC 기준을 지키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최소(Minimal)'의 개념이다.
(이미지 출처: 애플)
물론 두 가지 개념을 잘 융합시켜 제품 크기를 줄이면서도 성능과 기능을 낮추지 않는
PC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애플은 이미 우리가 PC라는 이름에서 떠올리는 미들타워 형태의 디자인을 올인원 아이맥과
초소형 맥 미니로 극복했으며, 최근 발표한 전문가용 맥 프로까지 독특한 설계 방식을 통해 소형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제품 설계는 개발과 생산, 판매까지 모두 하나의 업체가 책임지는
완제품 기준에서 가능한 일이고, 주요 부품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데스크탑 PC의 호환성 기준으로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인텔이 제창한 NUC (Next Unit of Computing) 플랫폼은 데스크탑 PC
시장의 미래를 모바일 기준으로 바라보는 축소 개념의 PC다. 최종 형태는 PC지만 그 안에 사용된 부품들은 노트북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은
모바일 규격으로 데스크탑 PC와는 호환되지 않는다.
반면, Mini-ITX는 CPU와 메모리, 확장 슬롯 및 입출력 기능 등 모든 면에서
데스크탑 PC용 메인보드 기준을 따르면서 크기를 최소화시켰다. 일반적인 조립 PC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Mini-ITX가
미니 PC의 최소 기준인 셈이다.
일반 Mini-ITX 보드에 장착 가능한 PC
부품을 살펴보면 CPU와 메모리 1~2개, 그래픽 카드 1개, 그리고 SATA 저장장치 2~6개 정도. 이는 굳이 미니 PC
뿐만 아니라 일반 데스크탑 PC에 들어가는 부품 구성과도 같다. 케이스에 따라 일반 PC와 같은 메모리, HDD, ODD,
그래픽 카드는 물론 ATX 파워 서플라이 장착도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까지 데스크탑 PC의 성능과 확장성을 고려한 미니 PC를 만들려면
Mini-ITX에 출발점을 둘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미니 PC에는 최종 목적에 맞는 부품과 이를 지원하는 케이스
선택이 필수적이다.
전용 파워에 LP 그래픽 카드 지원하는 슬림 케이스
Mini-ITX용 미니 케이스는 본체 크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드 자체 기능 외에 일체의
확장성을 배제한 NUC 스타일의 제품과, LP(Low Profile) 그래픽 카드까지 지원하는 PC 스타일 제품이 있다.
LP 그래픽 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는 데스크탑(맥 미니)처럼 가로로 설치하거나
미들타워(슬림PC)처럼 세로로 설치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는데, 거치 방법은 달라도 내부 설계는 비슷하다.
(이미지 출처: IN WIN)
Mini-ITX 메인보드를 기준으로 LP 그래픽 카드가 장착될 정도까지만 폭(두께)을
허용하고, ODD는 일반 5.25인치 대신 노트북에 들어가는 슬림형 ODD를 사용한다. 저장장치는 3.5인치 또는
2.5인치 기준으로 많아야 2개 정도, 그리고 파워 서플라이는 ATX 규격 대신 전용 파워 또는 외부 전원 어댑터 형태로
100~200W급 파워가 들어간다.
그래픽 카드와 저장장치의 확장성은 일반 PC보다 제한되지만 그만큼 PC 크기와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LP용으로 만들어진 그래픽 카드는 일반 규격보다 성능이 낮은 보급형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출시된 잘만 지포스 GTX 650 D5 1GB Dual Fan LP처럼 게임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면서 보조전원 커넥터를
제거하고 듀얼 팬을 넣은 그래픽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외장 그래픽 카드에 따라 케이스에 기본 장착된
파워서플라이 용량을 잘 선택하면 된다.
일반 그래픽 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 PC 수준의 케이스
Micro-ATX 시절부터 베어본 제품으로 많이 출시되면서 미니 PC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큐브 스타일 케이스도 Mini-ITX 전용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 출처: 쿨러마스터)
쿨러마스터의 ELITE 120 Advanced 케이스는 베어본 형태의 디자인으로 일반
5.25인치 ODD와 최대 343mm 길이의 그래픽 카드, 그리고 ATX 파워 장착이 가능하다. 내부 3.5인치 드라이브
베이 3개는 컨버터를 사용하면 2.5인치 베이 4개로 구성된다.
ATX 파워를 비롯해 대형 그래픽 카드와 2.5/3,5인치 스토리지, 그리고 일반
5.25인치 ODD까지 완벽한 PC 부품을 사용해 조립할 수 있다.
스토리지 지원을 강화한 미니 타워형 케이스
미니 PC하면 대개 스토리지 1개나 많아야 2개 정도만 장착할 정도의 작은 크기가 많지만 Mini-ITX 지원 케이스 중에서도 일반 미들타워 케이스와 맞먹은 스토리지
확장성을 가진 제품도 있다.
(이미지출처: 비트피닉스)
비트피닉스(BITFENIX)에서 만든 프로디지(PRODIGY) 케이스는
Mini-ITX용이지만 저장장치 공간을 확보해 3.5인치 HDD 기준으로 5개, 케이스 바디와 측면 패널까지 사용하는
2.5인치 기준으로는 최대 9개까지 스토리지 장착이 가능하다. ODD용으로 일반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도 1개
제공된다.
또 중간 3.5/2.5인치 스토리지 공용 베이를 제거하면 최대 320mm 길이의 그래픽
카드도 설치할 수 있다. CPU 쿨러도 정품 쿨러 외에 높이가 있는 타워형 쿨러 장착이 가능하며 파워 서플라이도
표준 ATX 파워를 지원한다.
손잡이가 달려서 이동하기 쉬운 케이스
미니 PC의 작은 크기를 이용해 휴대가 가능한 PC로 만들어주는 케이스도 있다.
휴대성이라면 노트북이나 NUC 등 모바일 규격을 따라갈 순 없지만, Mini-ITX 플랫폼에서는 일반 PC와 똑같은 성능을
가진 제품을 가지고 이동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리안리)
리안리(Lian-Li)에서 만든 Mini-ITX 전용 케이스 PC-TU200은 알루미늄
재질에 전면에 대형 140mm 팬을 장착해 쿨링 효율을 높이면서 이동이 편리한 손잡이를 달아놓았다.
메인보드는 Mini-ITX를 지원하지만 ATX 파워 서플라이 및 최대 300mm 길이의
그래픽 카드, 드라이브 베이로 5.25인치 1개와 3.5인치 4개, 그리고 별도의 2.5인치 베이도 갖췄다. 재질과
만듦새가 좋다보니 가격도 그만큼 높은 것이 단점이다.
미니부터 일반 PC까지 선택의 다양화
Mini-ITX 메인보드로도 적절한 부품과 케이스, 파워를 선택하면 일반 PC와 같은
수준의 PC 조립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래픽 카드, 저장장치, 파워서플라이, 부가 기능으로 부품을 장착할
공간이 늘어나다보면 미니 PC가 아니라 일반 데스크탑 PC와 똑같은 형태가 된다. 전체 시스템에서 보드 크기만 줄었을 뿐
나머지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Mini-ITX 수요가 많지 않아 다른 규격에 비해 부품 가격이 비싼
것도 사실이다. 같은 스펙을 기준으로 PC를 조립한다면 Mini-ITX는 Micro-ATX 규격보다 5만원 이상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이미지 출처: 리안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Mini-ITX는 PC 시장의 다양화를 위해 필요하다.
Mini-ITX에서 필요에 따라 크기를 늘려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ATX나 Micro-ATX에서 크기를 줄이려고 보드를
잘라낼 순 없기 때문이다. Mini-ITX의 작은 크기를 장점으로 살리면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강화시킨 PC를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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