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TV부터 스마트폰까지 디스플레이를 접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단순한 해상도
증가가 아닌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고 있다. 한 때 유행했던 3D 영상은 보는 방식도 불편하고 콘텐츠도 많지 않아 지금은
예전만큼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눈앞에서 생생하게 경험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스타일의
가상현실(VR)과 결합하면서 3D 콘텐츠는 다시 새로운 시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오큘러스 VR에서 내놓은 DK2는 3D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려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이름 그대로 두 번째 개발자 킷(Developer Kit 2)이 되겠다. DK2는 엄밀히 말하면 오큘러스 VR
플랫폼을 위한 개발킷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다.
가상현실 개발자를 위한 두 번째 개발킷
오큘러스 리프트 DK2는 이름처럼 개발자를 대상으로 출시된 제품으로 전면에 개발자 킷
2라는 이름이 붙어있고, 제품 디자인이나 마감 처리, 일체형 케이블 구조 등 아직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다. 350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디자인이나 편의성보다 스펙과 기능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DK2는 1280x720 해상도를 지원하던 기존 모델에 비해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1920x1080으로 증가했으며, 내부 센서를 이용한 트래킹 방식에 보다 정밀한 외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트래킹 기능을
추가시켰다. 또한 화면 주사율(Refresh Rate)을 75Hz까지 올려 고개를 돌렸을 때 화면이 밀리는 현상도 줄였다.
DK2 안쪽에는 쌍안경처럼 2개의 렌즈가 달려있는데 내부 디스플레이에서는 한 쪽당
960x1080 해상도로 시야각 100도의 광학 렌즈에 맞춰 왜곡시킨 화면을 출력하면 렌즈를 통해 착용자가 볼 때는 왜곡이
없는 정상적인 3D 화면이 된다.
양쪽 측면에는 길이 조절 다이얼이 달려있어 렌즈와 착용자의 눈 사이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으며, 안경을 낀 상태에서도 착용할 수는 있지만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렌즈 옆쪽에 디옵터 조절 다이얼을 달았고 별도로
난시용 렌즈도 제공한다.
DK2에 일체형으로 달려있는 케이블은 HDMI 1.4b 입력 및 USB 2.0 기능을
갖췄다. 2개의 연결 커넥터 외에도 케이블에 달려있는 인터페이스 박스로 적외선 카메라 트래킹을 위한 싱크 케이블 연결과
USB 전원이 부족할 때 AC 어댑터 연결이 가능하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헤드셋에 자이로스코프와 가속 센서, 자력계를 내장해 착용자가 머리를
움직이면 보이는 화면도 거기에 따라가는 헤드 트래킹을 구현했다.
그러나 DK2는 여기에 보는 각도 뿐만 아니라 머리의 위치도 감지할 수 있는 포지셔널
트래킹을 위한 적외선 카메라를 추가했다. DK2에 설치된 40개의 적외선 LED를 카메라의 적외선 CMOS 센서가 감지해
착용자가 보는 각도 뿐만 아니라 머리의 위치에 따른 변화도 반영하게 된다.
접이식 받침대는 평평한 곳 뿐만 아니라 모니터 위에서도 쉽게 카메라를 고정할 수 있다.
우측면에는 포지셔널 트래킹 동작에 필요한 micro USB 2.0 포트와 싱크 커넥터가 있으며, 카메라 설치 위치와 PC
및 DK2와의 거리를 고려해 상당히 긴 연결 케이블을 제공한다.
그 외에 DK2 본체에 연결 가능한 AC 전원 어댑터가 포함되어 있으며 각국의 전원
규격에 맞춰 콘센트 연결 파츠의 교체가 가능하다.
데모로 체험하는 VR 헤드셋, 그 효과는?
오큘러스 리프트 DK2는 일반 소비자용이 아니라 개발자용 제품이기 때문에 패키지 안에
드라이버나 유틸리티가 없고 오큘러스 VR 홈페이지에서 개발자로 등록한 후 개발킷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아서 설치하게 된다.
개발자 센터는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외에도 개발자 지원 및 포럼을 통한 개발자간 정보 공유도 이뤄진다.
장치를 설치한 다음 윈도우의 디스플레이 설정을 통해 DK2를 세컨드 모니터로 잡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주 모니터의 주사율이 75Hz를 지원하지 못할 경우 주 모니터 해상도를 낮춰 주사율을 올려야 한다.
VR 콘텐츠 개발이 아닌 일반 사용을 위해 홈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오큘러스 설정 프로그램이 트레이에 등록된다. 설정 프로그램은 오큘러스 리프트 장치의 활성화 감지와 렌즈와 착용자
눈과의 거리, 그리고 성별, 키 등 사용자별 등록도 가능하다. 보다 정확한 트래킹 감지와 화면 출력을 위한 설정이다.
오큘러스 설정 프로그램에 있는 데모 기능을 통해 DK2의 3D 가상현실을 간단하게 체험할
수 있는데, 해상도가 한쪽 눈당 960x1080으로 올라갔다고는 하나 아주 가까이에서 광학 렌즈로 디스플레이를 보는
방식이라서 도트가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또한 필자가 테스트한 게이밍 노트북은 화면 주사율이 60Hz로 고정되어
있어 75Hz의 부드러운 화면 움직임을 경험하지 못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공식 지원하거나 전용으로 출시된 게임은 별로 없다. 지원 가능한
게임들도 설정 파일을 바꿔야 하는 등 VR 헤드셋에 최적화된 것은 아니다. 스팀(STEAM)에서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는
스타컨플릭트는 그래픽 옵션에서 오큘러스 리프트 모드를 정식 지원하고 있어 DK2를 가진 사람은 손쉽게 체험 가능하다.
게이밍 노트북을 사용해 데스크탑 PC와 달리 매끄러운 체험은 하지 못했지만 DK2를
착용한 상태로 즐기는 3D 게임은 멀티 모니터 여러 대를 서라운드로 구성하는 것보다 훨씬 실감나는 게임 경험이 가능하다.
고개를 돌리는 것 만으로 게임 내에서 다른 곳을 볼 수 있어 1인칭 시점에서는 정말 게임 속에 들어와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반 키보드/마우스나 게임패드 대신 키넥트나 다른 모션 컨트롤러를 병행한다면 VR
헤드셋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발전하는 VR 헤드셋, 내년에 본격화?
VR 헤드셋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지만 그 퀄리티와 성능은 아직 본격적인 3D 게임
시대를 알리기 전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을 보는 것 같다. 일반 소비자에게 팔기 위해서는 더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PC 성능도 발전해야 한다. DK2 자체도 개발자 버전의 거추장스러운
케이블과 착용 방식을 보다 심플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그래도 페이스북(Facebook)이 가상현실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고 오큘러스 VR을
인수했으며, 3D 게임의 대가 존 카맥이 ID Soft를 떠나 오큘러스에 합류했고, 언리얼 엔진4와 유니티 3D 엔진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미 개발자용 DK2 버전에서 한 단계 발전된 제품도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오큘러스 VR과 협력해서 만든 '기어 VR(Gear VR)'은 갤럭시 노트4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DK2보다 높은
해상도에 복잡한 케이블 연결도 필요없다. 오큘러스 VR이 지난 9월 발표한 '크레센트 베이(Crescent Bay)'는
소비자용 제품에 가까운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성능 강화에 이어 오디오 기능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DK2를 통해 많은 개발자들이 오큘러스 리프트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다면 가까운 상용화 시기에 일반 소비자들도
손쉽게 VR 헤드셋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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