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2008과 르노삼성 QM3는 소형 SUV로서 한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연비가 '갑'이라는 점이다. 유럽서 기록한 복합 연비를 리터 단위로 표시하면 QM3(현지 모델명 : 캡터)가 25.6 km(72 mpg), 푸조 2008이 26.3 km(74 mpg)로 둘 다 20 km 중반을 우습게 넘긴다. 가격도 2천만 원 중후반을 오르내리는 선으로 매겨져, '수입차는 비싼 차'라는 수식어를 깨기 충분했다.
해외선 이런 특징 때문에 일찌감치 푸조 2008과 QM3를 라이벌 관계로 보고 두 차량을 비교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지에선 둘 다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차종이다보니 유럽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무척 높은 소형 SUV이기도 하다. 국내선 많은 소비자들이 이들을 찾고 있어 차량 인도를 기다리는데만 평균 서너 달에 이르고 있다.
아직 국내선 이 두 차량을 정면 비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해외에서 푸조 2008과 QM3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몇 가지 범주로 나눠 봤다. 푸조 2008과 QM3를 다룬 유럽의 저명한 자동차 매체 몇 군데를 헤아려 차량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해당 차량의 구매를 고려했던 이들이라면 이 글이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연비 - 아주 미세한 차이, 운전 습관따라 달라질 듯
일단 국내의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국내 복합 연비 기록으론 QM3가 18.5 km/l, 푸조 2008이 17.4 km/l다. 수치로 보면 그 차이가 1 km/l 내외라 유럽형 복합 연비 기록과 다름이 없다고 판단하기 쉬운데, 비율로 나타내면 2 % 내외였던 것이 6.3 %로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국내선 오히려 QM3의 연비가 더 좋게 평가됐다.
그렇다면 유럽에서 먼저 평가된 두 차량의 실 연비는 어느 정도라 할 수 있을까? 글쓴이는 영국의 넥스트그린카(nextgreencar)에 등록된 QM3와 푸조 2008의 실 연비 기록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참고로 QM3는 해외선 캡터(Captur)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이 중에 1.5 dCi 90 EDC 모델이 국내로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 푸조 2008은 수입 판매 모델 중 하나인 1.6 e-HDi 악티브 92 Stop and Start EGC를 기준으로 했다.
여기서 QM3의 실 연비는 리터 당 18.8 km, 푸조 2008은 리터 당 19.6 km로 평가됐다. 우리 나라에선 QM3의 연비가 더 좋게 평가됐는데, 영국서 확인한 실 연비 기록은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영국에선 QM3보다 푸조 2008의 연비를 더 좋게 바라봤다.
유럽의 실제 일반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연비는 어떨까? 독일의 스피릿모니터(spritmonitor)에 정리된 연비 정보를 확인해 봤다. 최소 누적 주행 거리 5,000 km 이상으로 필터링 하고서 수동 변속기가 적용된 모델로 살폈다. 이 결과에서 QM3는 19.5 km/l, 푸조 2008은 평균 19.9 km/l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푸조 2008의 연비가 더 좋게 나왔다.
각자 어떤 방식으로 연비를 측정한 것인지는 명확히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두 차량의 연비 기록은 이렇게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제작사의 공식 연비 기록으론 QM3가 25.6 km/l, 푸조 2008이 26.3 km/l로 나타나 있긴 하지만, 우열을 가릴 만큼 차가 크지 않다. 이는 실제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푸조 2008을 눈여겨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모델명에서 미리 확인했던 '스타트 앤 스탑 시스템'을 말할 수 있다. 스탑 앤 스타트는 트림 선택에 관계 없이 푸조 2008에서만 공통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이다. 시속 8 km 이하 상태일 때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 시 0.4초 만에 알아서 시동을 걸어준다.
르노삼성의 QM3엔 스탑 앤 스타트가 포함돼 있지 않지만, 유럽의 르노 캡터는 스탑 앤 스타트 기능이 포함된 트림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나마 국내 판매 모델은 연료 소모를 줄이는 에코 모드를 추가해 놓기는 했지만 운전자로선 에코 모드 말고도 스탑 앤 스타트도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탑 앤 스타트는 정체 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억제할 수 있는 좋은 기능이니 말이다.
주행 성능 - 조향성은 푸조 2008이 낫고 제동력은 QM3가 월등
그럼 두 차량의 주행 성능은 해외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이 부분은 독일의 아우토차이퉁(Autozeitung) 매체서 평가한 내용을 참조했다. 아우토차이퉁은 QM3의 가솔린 버전인 캡터 TCe 120 EDC, 푸조 2008 VTi 120 가솔린 모델에 두 대의 동급 차종을 추가해 비교 시승을 진행한바 있다.
이 비교 시승에서 푸조 2008은 조향성에서 르노의 캡터보다 우위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해당 매체서 평가한 항목 별 점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조향성(만점 기준치 150점)에서 푸조 2008이 48점, 캡터가 41점을 기록한 것을 보면 그렇다.
단, 제동 성능은 푸조 2008이 캡터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푸조 2008의 경우 40.1~40.3 m, 캡터가 35.1 m로 더 짧은 제동 거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동 성능에 관한 평가는 가혹했다. 캡터가 15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해 동급 비교 SUV 중 가장 좋았다면, 푸조 2008은 150점 만점에 50점으로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았다.
이는 독일 아우토빌트(Autobild)에서 진행한 5종 SUV 테스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조향성에서 푸조 2008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제동성은 캡터보다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아우토빌트가 확인한 제동 거리는 푸조 2008이 36.9~37.3 m, 캡터가 34.5 m 수준이었다. 두 매체는 이 부분에 높은 비중을 잡고서 푸조 2008가 캡터보다 주행 성능이 못하다며 순위를 매겼다.
하지만 디젤 모델로 비교 시승을 진행한 독일 매체 아우토모토운트스포트(auto motor und sport)의 주행 성능 평가는 약간 달랐다. 둘 다 수동 변속기 모델로 준비됐는데, 캡터보다 뛰어난 푸조 2008의 재가속 능력과 조향성을 인정 받아 주행 성능에서 푸조 2008은 76점, 캡터는 66점을 기록했다.
제로백으로 판단하는 구동계 성능은 캡터보다 푸조 2008이 앞선다. 푸조 2008이 12.8초, 캡터가 13.2초로 나타나 있다. 마력(4,000 rpm)과 토크(1,750 rpm)의 최대치가 발생되는 시점이 각자 같지만, 푸조 2008이 근소하게 최대 토크가 1 kg.m 높다는 점, 공차 중량이 QM3보다 100 kg 가볍다는 점이 가속성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참고할 내용이 있다면 국내 사양에 적용되는 변속기 특성이다. 푸조 2008의 경우 6단 구성의 EGC 반자동 변속기(MCP), QM3는 6단 EDC 듀얼 클러치 자동 변속기(게트락 DCT)가 적용된다.
푸조 2008의 MCP는 기어 단수가 바뀔 때마다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것 같은 변속 충격이 발생하고, QM3의 게트락 6단 DCT는 출발 및 저속 구간에서 기어가 자주 바뀔 때 주행 중 울컥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운전자로서 필히 파악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편의 기능 - 푸조 2008에만 있다, 자동 주차 기능과 시프트 패들
두 차량에서 주행 중 편의 기능을 따진다면 어떤 부분을 들 수 있을까?
이는 QM3에 없고 푸조 2008에만 있는 편의 기능을 찾으면 판단하기 쉽다. 그 중에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자동 주차로 불리는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다. 파크 어시스트는 차량의 전후방 센서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찾은 다음, 알아서 주차를 해 주거나 주차된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물론 모든 트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기능은 아니다. 악티브(Active)와 알뤼르(Allure), 펠린(Feline) 등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 중인 푸조 2008 가운데 펠린에만 제공된다. 악티브는 주차 센서가 아예 없고, 알뤼르는 후방 주차 센서만 주어진다. 별도로 후방 카메라가 제공되지 않는 대신, 최상위 트림인 펠린을 택하는 것으로 주차에 힘겨워하는 운전자들의 고민을 덜어준다.
QM3엔 이와 같은 자동 주차 기능은 없지만, 후방 카메라와 후방 주차 센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주차 보조 기능을 대신한다. 기본형 트림인 SE에서 후방 주차 센서가 포함되며, 후방 카메라는 한 단계 윗 트림인 LE부터 적용돼 있다. 운전자로서 안심이 될 내용이 더 있다면 순정 옵션으로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되겠다.
그럼에도 푸조 2008을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을 편의 기능이 있다면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 시프트다. 자동 변속기 D레인지 좌측의 +/- 방향으로 기어 레버를 움직여 수동으로 변속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 신속하게 변속을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패들 시프트다.
QM3엔 아쉽게도 이 기능이 구성돼 있지 않아 기어 단수를 바꾸려면 앞선 사진에서 본 것처럼 기어 레버를 +혹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푸조 2008은 스티어링 휠을 양손으로 움켜진 채로 +와 -패들을 살짝 당기는 것으로 빠른 변속을 시도할 수 있어 운전자 의도에 맞는 드라이빙을 누릴 수 있다.
스타일과 상품성 - QM3에 없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조립 품질도 낫다
푸조 2008의 자동 주차 기능 말고도 한 가지 더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펠린에 구성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외부 충격에 손상되기 쉬운 파노라마 선루프와는 다르다. 30층의 PVC를 덧댄 접합 유리를 사용해 높은 강도를 확보했다. 청색의 은은한 LED 무드 라이트가 포함돼 있어 야간 주행 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르노삼성의 QM3나 유럽의 르노 캡터엔 국산 차량에서 선택할 수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커녕, 일반 선루프 조차 선택할 수가 없다. 구성 자체서 완전히 제외돼 있기 때문에 이를 운전자가 선택해 넣을 수 없다는 점은 탁 트인 시야를 비롯한 스타일 연출에서 아쉽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인테리어 구성은 어떨까? 여기서 영국의 오토익스프레스(autoexpress)는 푸조 2008과 캡터를 영상으로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였다.
푸조 2008에선 고급스런 디자인에 블랙으로 깔맞춤한 시트, 7 인치형 멀티미디어 터치스크린, 계기판 주변의 LED 구성을 인상적인 부분으로 바라봤다. 캡터는 젊은 층의 가족이 타기 좋게끔 디자인됐지만, 유광 코팅을 한 센터 콘솔과 어중간한 위치의 센터 글로브 박스를 꼬집었다. 서랍식으로 구성된 조수석의 글로브 박스는 실용적이란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앞서 주행 성능을 평가했던 독일의 아우토빌트와 아우토차이퉁, 아우토모토운트스포츠에선 푸조 2008의 공조 장치 컨트롤,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에서 평가가 좋았다. 그럼에도 승하차 시 시트의 안락감과 승차감은 푸조 2008보다 QM3를 더 좋게 바라봤다.
국내 수입 판매 모델로 인테리어에서 한 가지 참조할 내용이 더 있다면 시트 구성이다. QM3는 완전한 직물 시트에 세탁이 가능한 지퍼형 간이 시트를 부착했다는 점, 푸조 2008은 가죽과 직물을 혼용한 하프레더 시트를 적용하고 있다.
이걸로 보면 오염 시 언제든 세탁이 가능한 QM3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지만, 푸조 2008은 QM3와 달리 다이얼을 돌리며 등받이를 조절하지 않는다. 한 번에 바로 시트를 뒤로 젖혔다가 바로 세울 수 있는 레버가 기본으로 구성된다. QM3는 국내 변형 모델로 캡터엔 없는 암레스트가 추가돼 있다. 초기엔 등받이 조절이 더 불편해졌다는 호소를 들어야 했지만, 후기에 이 구조를 개선한 모델이 나오면서 수그러들고 있다.
실용성과 적재 공간 - QM3가 조금 더 넓고 짐도 더 많이 싣는다
소형 SUV라면 2열 좌석 승하차 시 편의성이나 2열 좌석 뒤편으로 얼만큼의 화물을 싣을 수 있는지, 큰 화물을 싣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시트 폴딩 방식 등을 아울러 살펴야 한다.
먼저 2열 좌석 승하차의 편의성을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휠베이스 길이를 근거로 잡을 수 있다. 두 차량의 전장은 푸조 2008이 4.16 m, QM3가 4.12 m로 길이 자체는 거의 비슷하나 전폭이 1.77 m로 QM3가 4 cm 정도 넓다. 더군다나 휠베이스는 푸조 2008보다 무려 7 cm 더 길다. 휠베이스가 길면 그만큼 앞좌석과 공간을 떨어뜨려 놓을 수 있어 2열 좌석의 승하차가 편해진다. 두 차량에 화물을 싣을 수 있는 규모는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 이 부분도 QM3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 상태서 싣을 수 있는 QM3의 화물 용적은 377 리터, 푸조 2008은 360 리터다. QM3는 하단에 숨은 공간이 있기에 이 공간을 활용해 짐을 배치하는 것도 유용하다. 시트 폴딩 시 화물 적재량도 QM3는 1,235 리터, 푸조 2008은 1,194 리터로 QM3가 더 많이 싣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시트 폴딩은 공통적으로 6 대 4 비율의 폴딩을 지원하고 있다. 좌우 모듈러 형태로 시트를 접을 수 있다는 점은 같은데, 차이점이 있다면 푸조 2008의 경우 다섯 개의 벨트 레일이 구성된다는 점이다. 운전자는 이 레일을 따라 고리를 걸고 그물망을 씌워 적재한 화물의 위치를 안전하게 고정시킬 수 있다.
총평 - 공간의 실용성 따지면 QM3, 스타일과 상품성은 푸조 2008
푸조 2008과 르노삼성의 QM3는 사실상 연비만으로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치화 시키기엔 그 차이가 매우 근소해 수동 변속기 모델을 다룬 해외 매체서도 거의 차이가 없다고 표현할 정도다. 국내선 어떤 방식으로 연비가 산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매체를 통해 확인한 내용상으론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은 이와 같은 소형 SUV를 선택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따라 선택이 나뉜다 할 수 있겠다. 앞서 정리한대로 세련된 스타일과 상품성,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다면 푸조 2008, 공간의 실용성과 편의성, 시트의 안락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르노삼성의 QM3를 택하라고 정리할 수 있다.
물론 두 차량의 가격 포지션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소형 SUV를 구매할 예산으로 2천만 원 중반까지만 바라봤다면 QM3를, 그 이상으로 3천만 원 초반까지 투자할 여력이 있다면 푸조 2008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것 말고도 운전자로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 있다면 사후 지원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전국적인 규모의 서비스센터를 갖춘 르노삼성인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도 지역만 서비스센터 및 협력 대리점을 갖춘 한불모터스를 택할 것인지 나뉠 수도 있다.
표시된 정책상에는 차체 및 일반 부품을 비롯한 분야는 두 차량 모두 3년 또는 6만 km 이내의 범주 내에서 공통적으로 보증을 지원하고 있으며, 르노삼성의 경우 최대 7년/14만 km까지 개별로 연장 신청이 가능하며, 차종 별로 멤버쉽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한불모터스는 11월 말까지 푸조 2008 구매자를 대상으로 10만 km까지 소모성 부품 무상 보증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만약 푸조 2008과 르노삼성 QM3 가운데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입장이 됐다면, 이런 저런 특성을 잘 따져서 자신에게 알맞을 차량을 골라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