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마트폰 출시 3년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내수 시장 1위를 기록한 샤오미
샤오미(小米, Xiaomi)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2분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세계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스마트폰 시장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록 샤오미의 앞마당인 중국 한정이기는 하지만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4년만에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였던 삼성전자를 추월하면서 이에 자신감을 얻어서일까?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Lei Jun) CEO는 5년 ~ 10년 내에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물론, 애플은 코웃음쳤다. 참고기사)
최근 모바일 시장서 가장 '핫' 한 기업 샤오미, 각종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에서는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여겨지던 삼성전자가, 비록 샤오미의 앞마당인 중국 시장에서라고는 해도 이제 스마트폰 출시 4년밖에 안된 기업에 1위 자리를 내 준 것이 충격적이었는지 국내에서는 샤오미와 관련된 기사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샤오미 공습', '애플의 대항마', '중국의 애플', '삼성을 흔들다' 같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은 물론이고, 심지어 '팬택은 왜 한국의 샤오미가 될 수 없었나', '삼성이 샤오미 대항마 제품 준비' 같은 기사까지 나오며 샤오미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고, 그것을 배우자는 요지의 기사들도 자주 눈에 띈다.
샤오미를 배우자는 도서까지 출시되고 있다
샤오미 열풍은 온라인을 거쳐 오프라인까지 번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 저자가 샤오미의 성공을 분석한 도서까지 번역 출판되고, 삼성과 국내 스타트업들도 샤오미 배우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말 그대로 샤오미 열풍은 광풍으로 진화하는 듯 하다. (참고기사)
물론, 첫 스마트폰인 Mi-1 출시 3년만인 2013년 중국에서 2천만대 가까운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2014년 상반기에만 벌써 2600만대를 넘게 팔며 세계 최대 PC 생산 업체인 레노버와 동등한 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평가받은 점은 분명히 놀라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의 샤오미 열풍이 단순히 짧은 기간 내 삼성전자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한 양적 성장에 놀란 집단 심리에 기인한 것은 아닌지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쩌는 가성비'로 뜬 샤오미
샤오미 미 패드(Mi Pad)
샤오미의 성공은 특유의 기업문화나 정책이 뒷받침 되었겠지만, 외부인이 샤오미를 접하는 첫 인상은 말 그대로 '쩌는 가성비'의 제품을 통해서다.
애플과 삼성, 기존 중국 제조사들에 비해 후발 주자인 샤오미는 경쟁사의 하이엔드급 스펙 제품을 보급형 모델 가격에 출시하는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5월 출시를 발표한 미 패드(Mi Pad)의 경우 가격은 16GB 모델이 약 29만원, 64GB 모델이 약 33만원 가격이 책정되었다.
하드웨어 스펙은 삼성전자 갤럭시 탭 PRO 8.4(32GB)과 맞먹지만 가격은 그보다 최소 22만원에서 최대 26만원 가량 싸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샤오미 미 4(Mi 4)
또한, 샤오미 Mi4 는 삼성 갤럭시 S5와 흡사한 스펙을 자랑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약 40만원(1,999위안)에 출시되었고, 보통 중국산 저가폰이라면 떠오르는 어딘가 어설픈 느낌의 선입견을 타파할 만한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으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그런데, 이와 같이 경쟁사의 하이엔드급 제품을 보급형 가격에, 끌리는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샤오미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의 샤오미? 영혼까지 탈탈 털릴 소송감
애플 iOS 7(상) 과 샤오미 MIUI 5(하)
바로 애플 제품의 카피,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자국 기업에 관대한 중국 정부라는 배경을 빼놓고 설명하긴 어렵다. 대표적으로 앞서 살펴본 미 패드는 아이패드 미니 2와, 미 4는 아이폰 6과 디자인이 유사하며, 자체 운영체제인 MIUI는 iOS 7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만약 국내 업체에서 가격 좀 내리자고 지적재산권과 특허를 무시하는 일을 벌인다면?
삼성을 상대로 곡률반경 똑같다고 소송건 애플을 비롯해 다른 특허권자와 지적재산권자들에 의해 먼지조차 남지 않게 탈탈 털릴 것이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전에서 볼 수 있듯, 하드웨어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업들은 특허화 지적재산권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샤오미가 중국을 떠나 해외로 진출할 때 특허와 지적재산권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이다.
참고 : Breaking down Apple's $1 billion courtroom victory over Samsung
샤오미 제품 체험관(좌) / 애플 지니어스 샵(우)
애플 제품 발표회(좌) / 샤오미 제품 발표회(우)
제품 외에도 샤오미는 제품 체험관을 애플 지니어스 샵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으며, 샤오미의 제품 발표회는 애플의 제품 발표회를 그대로 따라 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로, 샤오미의 애플 복제는 처음부터 지적되어 왔던 내용이다.
또한, 앞서 샤오미의 타사 특허 침해 및 지적재산권 문제는 해외 진출 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중국 내 경쟁사인 화웨이, ZTE부터 특허를 문제삼아 경고장을 받았으며, 입이 무겁기로 유명한 애플도 급기야 '샤오미는 게으른 도둑'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참고 : 애플 디자인 총괄 아이브, '샤오미는 게으른 도둑' 비난
삼성전자가 2012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1년간 판매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특허 로얄티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한 비용만 10억 4100만 달러, 우리돈 1조 600억원에 달한다. 만약 샤오미가 화웨이나 ZTE, MS 등에 정상적으로 특허 로얄티를 지불했다면 지금 같이 고성능 휴대폰을 '쩌는 가성비'로 출시할 수 있었을까?
하나부터 열까지 타사를 배끼고 지적재산권과 특허 같은 정당한 상도의를 무시하는 회사의 어디를 어떻게 본받자는 걸까?
참고 : 승승장구 중국 '좁쌀' 샤오미 결국 '특허'가 발목잡나...화웨이 등 경고장
삼성, MS에 낸 안드로이드폰 특허료만 1조원
샤오미의 성장, 특이한 중국 시장이기에 가능한 일
샤오미의 수익 모델을 보면 아마존과 유사하다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싼 이유는 위와 같이 그동안 무시된 지적재산권과 특허 비용도 있겠지만, 제품은 온라인으로 싸게 팔고 자체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유통 위주의 수익모델 정책을 기반으로 움직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샤오미만의 독자적인 정책일까?
이미 아마존에서 자체적인 파이오 OS에 기반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싸게 팔고 컨텐츠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으며, 자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애플이나 구글과도 유사한 면을 보이고 있다.
즉, 샤오미의 전략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1년 1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개점 휴업 상태인 K앱스(www.koreaapps.net)
여기서 잠깐 눈을 돌려 국내 자체 플랫폼 시도를 살펴보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참여해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를 목표로 지난 2011년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개점 휴업 상태인 K앱스에서 볼 수 있듯, 이미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 스토어라는 모바일 생태계의 두 마리 공룡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의 스마트폰 생태계가 자리잡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국내 대기업도 플랫폼 구축 시도는 꾸준히 해왔지만 제대로된 성과를 낸 곳이?
게다가 당장 삼성전자의 타이젠만 봐도 현 시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는데, 그동안 국내 업체들에서도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도는 계속 되어왔으나 카카오톡을 제외하고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곳은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샤오미가 이렇게 어려운 자체 생태계 구축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자국 기업에 친화적이고, 중앙집권적인 통제 정책이 이뤄지면서, 충분한 내수 시장이 뒷받침 되는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쩌는 가성비'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무기를 내세웠기에 가능한 것이다.
참고 : 중국서 카카오톡, 라인 차단…테러 관련성 때문(종합)
홍콩 민주화 시위 영향? 중국 본토서 인스타그램 접근 차단
검색엔진 덕덕고, 중국에서 접근 차단 당해
중국 정부, 보안 우려해 애플 제품 정부 조달 품목에서 제외
중국 조달청, 보안 SW 승인 목록서 시만텍과 카스퍼스키 제외
MS 윈도우8에 이어 오피스도 중국정부에서 사용금지?
냉정하게 돌아볼 샤오미 열풍, 핵심은 페러다임 시프트
중국 시장이라는 특수성이 있겠지만, 샤오미가 첫 제품 출시 4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은 분명히 남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샤오미가 남들과 달리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은 무엇일까?
기자는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기존에 구축된 플랫폼에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통해 누가 더 고성능 스마트폰과 독특한 기능 혁신을 이루느냐에 치중되어 있었지만, 자체 플랫폼에서 생산/ 유통되는 컨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하드웨어는 싸게 파는 것이다.
샤오미는 그동안의 하드웨어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눈을 돌린 발상의 전환으로 성공하면서,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어려워진 현 모바일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샤오미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이러한 발상의 전환과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감함 정도일 것이다.
샤오미, 과대 평가된 부분은 없나 돌아볼 때
패러다임 시프트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샤오미를 평가할 수 있겠지만 샤오미의 성공은 중국 시장의 특수성에 기인한 바가 크며, 이는 실제 2분기 판매량 중 97%가 중국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특허와 지적재산권 개념이 제대로 통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유시장에서는 샤오미와 같은 전략이 이뤄지기 어려운데, 만일 우리나라에서 샤오미와 같은 기업이 출현한다면 특허와 지적재산권 소송에 시달리다 파산하거나, 로열티 때문에 샤오미와 같은 '쩌는 가성비'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 소송은 어떻게 넘기더라도 이미 애플과 안드로이드가 자리잡고 있는 환경에서 시도하는 자체 생태계는 충분한 소비자 확보가 어려워, 실적 부진과 갈라파고스화된 생태계를 유지하다 기존 생태계로 편입을 시도하거나 어느 순간 회사가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중국 시장의 특수성이 작용한 '예외사항' 샤오미의 성장을, '우리가' 지금과 같이 '스마트폰으로 문화를 판다'거나 '중국의 애플, 스티브잡스' 라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듯한 '신화창조'의 주인공으로 우러러볼 필요는 없다.
'샤오미 열풍'은 샤오미가 있는 중국의 '내수용 한정판'으로 족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