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스(EpicGames)가 언리얼 엔진4의 지난 1년 동안 국내 성과 및 무료화 정책에 대해 밝혔다.
에픽게임스의 한국법인인 에픽게임스코리아(대표 박성철)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언리얼 엔진4(Unreal Engine 4, 이하
UE4) 멤버십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에픽게임스코리아는 UE4 멤버십 라이선스 출시 후 1년간 UE4 현황, 그리고 지난 주 GDC 2015에서 발표된 UE4
무료화 선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국내 미디어에 공개했다. 또한 UE4 멤버십 성과물인 개발자가 만든 건축 시뮬레이션 데모를 비롯해 GDC에서
선보였던 오픈월드 기반 새로운 UE4 테크데모 '연(Kite)'를 소개하기도 했다.
모두의 UE4 멤버십 1주년, 무료화로 정책 변화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스가 지난 해 3월 '모두의 UE4'라는 슬로건 아래 개발자들에게 월 19달러의 비용에 게임 정식 출시 후 수익의
5%를 로열티로 받는 형식으로 소스코드를 포함한 UE4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라이선스를 발표했으며, 이후 7번의 메이저
업데이트와 다양한 샘플 게임, 튜토리얼 비디오 제공 등으로 개발자들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UE4 멤버십 정책을 추진했던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한글화 및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아시아 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국가
중 가장 많은 약 5,000여명 이상의 UE4 이용자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영어권 국가를 포함해도 전세계 6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UE4 멤버십을 통해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스튜디오들도 대기업과 완전히 동등한 기술사용의 기회가 제공되고 이를 통해 가능성 있는 게임들에
대한 투자 및 대형 개발사의 연이은 UE4 채택, 그리고 UE3 시절에는 8-9년 동안 단 2권만 나왔던 엔진 관련 서적이 UE4에서는 1년
만에 3종이나 출시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픽게임스 공식 커뮤니티 외에 국내 개발자에 대한 원활한 지원을 위해 네이버 카페에 한국전용
커뮤니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성철 대표는 에픽게임스가 이번 GDC에서 발표했던 UE4 무료화의 배경을 누구나 언리얼 엔진으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그간 대규모 회사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하고 편리한 엔진을 소스코드까지 개개인에게도 제약 없이 제공해야 한다라는 에픽게임스의 신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UE4 멤버십 무료화는 소스코드를 포함한 엔진 전면 무료화로 기존에 월 19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던 것을 폐지하고 상업화 이후에
3,000달러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때부터 수익의 5%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5%의 로열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성공이 에픽의
성공'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5%의 로열티는 에픽게임스가 UE4을 지속적인 유지/발전시키는데 사용되며, 1개의 게임이 성공하면서 거두는
수익(로열티)을 아직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수익을 내지 못한 나머지 회사들에게 나눠주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서 말한 게임 외 분야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건축, 시뮬레이션, 시각화 프로젝트 등에서는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또한 UE4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개발팀을 대상으로 개발 비용을 지원하는 언리얼 데브 그랜트도 마련했다. 기존과 다른 게임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UE4를 이용해 구현할 경우 에픽게임스가 이를 선정해 5천~5만 달러의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비용 사용 내역 제한이나
상환 조건 등이 일절 없이 지원되는 것으로 박성철 대표는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개발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씨가 UE4 멤버십 개발자들을 위해 AAA급 캐릭터를 만들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언리얼
트윈스'를 제공하고, 국내 일부 도시에서만 진행했던 언리얼 세미나를 더 많은 도시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이 많이
출시되는 국내 특성을 감안해 에픽게임스코리아 내에서 한국 모바일게임 특화 샘플을 개발 중이며, 앞으로도 가장 빠른 한글화와 UE4 멤버십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얼타임 렌더링이 강점, 가상현실(VR)도 지원 준비
UE4의 주요 기능인 실시간 물리기반 렌더링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에픽게임스코리아 신광섭 차장은 에픽게임스가 3년
전부터 선도해 오고 있는 물리기반 렌더링 기능이 사용된 건축과 영화 부분의 사례를 선보이며 이전 세대에서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부분들을
실제로 구현이 가능하게 된 것을 확인시켜줬다. 특히 영화의 경우, 전문 컴퓨터 그래픽 제작사가 UE4를 이용해 VR 컨텐츠를 제작, 가상현실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24살의 프랑스 개발자가 7주 동안 UE4 물리기반 렌더링으로 작업한 실내 공간을 보여주면서 물리기반 렌더링이 없던 기존 작업물과 비교해
사실감이 높은 모습을 강조했다. 행사장 뒤에 참가자들이 직접 실내를 둘러볼 수 있도록 건축 시뮬레이션 데모 시스템을 마련했는데 키보드와 마우스로
간단한 이동만 가능했다. 데모 PC에 들어간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GTX 980이지만 에픽게임스 관계자는 지포스 GTX 670에서도 충분히
부드럽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스가 GDC 2015에서 시연해 호평을 받은 영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용 '스마우그'를 만나는 장면을 가상현실(VR)로
재현한 내용도 소개했다. 호빗의 CG 작업을 맡았던 웨타 스튜디오와 공동 작업으로 오큘러스 '크레센트 베이'와 엔비디아 지포스 TITAN X 등
아직 등장하지 않은 제품들로 시연한 데모 부스는 GDC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아쉽게도 국내 기자간담회에서는 호빗 - 그림자 속 도둑 VR
체험 데모는 마련되지 않았다.
신광섭 차장은 UE4가 VR를 충실히 지원하고 있으며 에픽게임스에 VR 담당 엔지니어팀이 있고 스팀 VR, 오큘러스, 기어VR, 소니
모피어스, 구글 카드보드(Simple HMD) 등 다양한 VR 플랫폼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GDC에서 공개한 4.7 엔진에서는 VR 미리보기도
가능하다.
서울 절반 크기 맵을 손쉽게 만드는 다양한 기술 적용
마지막으로 최신 UE4 테크데모인 '연(Kite)'의 시연 및 기능 설명도 있었다. 그 동안 어둡고 좁은 배경의 테크데모를 주로 선보였던
에픽게임스에서 최초로 야외 배경 테크 데모를 만든 것이며 이를 위해 헐리웃 영화 기술진 출신을 CTO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최신 '연' 테크데모는 맵 크기가 16x16km로 서울 면적(605 제곱킬로미터)의 약 42% 크기에 해당하는 방대한 지역을 실시간
렌더링으로 처리한다. 이토록 큰 지역을 구현하는데 사용된 기술은 MMORPG 게임이 많은 국내 게임 시장을 위해 만들었던 랜드스케이프 기술을
토대로 실제와 같은 사물을 쉽고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들이 사용되었다.
우선 테크데모에서 보여지는 바위와 나무, 풀, 배경 등의 어셋을 실제와 같이 보일 수 있도록 에픽게임스 직원들이 스코틀랜드를 테마로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실제 배경이 되는 지역에 맞는 식생과 자연물을 촬영해 이를 3D 어셋으로 생성했다. 총 7일 동안 1TB 이상의 사진을 촬영해
248개의 어셋을 만들었으며 UE4의 블루프린트 기능을 통해 아티스트가 직접 어셋 미리보기 툴을 제작했다.
랜드스케이프는 스트리밍을 통한 자동 LOD 시스템으로 16x16km의 방대한 맵을 거리에 디테일을 조절해 그래픽 성능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배경 이미지를 따로 쓰지 않고 멀리있는 곳은 흐리게, 가까이 있는 쪽은 세밀하게 표현해서 실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방대한 크기의 맵 내부에 각종 오브젝트를 배치하는 것은 디자이너들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다. UE4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무, 돌 등의
자연물과 풀, 꽃, 이끼 등을 포함한 식생을 생태계에 맞게 자동으로 구성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적용시켰다.
예를 들어 산에 나무를 심을 때 해당 지역에 필요한 나무 종을 선택해 몇 개를 배치하고 시뮬레이션 단계를 적용하면 나무가 씨를 퍼트리면서
자연스럽게 실제와 같은 자연 환경이 생성된다. 이런 생태계 시뮬레이션은 나무 외에 돌이나 다른 종도 가능하며 완성된 결과물에 길을 만드는 등
디자이너가 필요한 추가 작업을 수행해도 문제없다.
오픈 월드에 필요한 동물군은 군중 시뮬레이션이라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다른 개체와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도록 했으며 맵을 자동으로
분할해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적절한 장소를 찾아 동물군이 생성되도록 했다.
많은 개발자 확보가 목표, 개발자 지원 강화하겠다
에픽게임스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개발자분들이 UE4 무료 소식에 보여주신 폭발적인 관심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에서 전세계 개발사를 깜짝
놀라게 할만한 작품이 태어날 수 있도록 에픽게임스코리아 역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행사 후 에픽게임스 박성철 대표와 신광섭 차장이 진행한 Q&A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Q) 현시점에서 UE4 물리기반 렌더링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어떤 제품인가?
A) 물리기반 렌더링은 넥서스5 이상급부터 사용 가능하며 하위 모델에서도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 모든 것을 물리기반 렌더링으로 처리하는
것은 어느 디바이스라도 무거울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캐릭터나 중요한 부분에 물리기반 렌더링을 사용하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Q) UE4 멤버십 정책을 바꾼 이후 기존과 비교해 매출이 향상되었는가
A) 매출 공개는 공식적으로 하지 않는데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 알겠지만 매출이 나오기 힘든 구조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으며 매출보다
현재 우리에게 중요한 건 가입자 수, UE으로 실제 개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UE3 대비 UE4에서 개발자가 거의 10배
정도 늘었으며 완전히 무료화를 발표하고 지난 10일 동안 전세계적으로 1년 동안 가입했던 개발자 수의 몇 배가 추가됐다. 아직은 매출을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고 개발자 수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국내 VR 업체와 어떤 협업 계획이 있는가
A) GDC에서 호빗 VR 데모를 진행했던 에픽게임스 본사와 웨타 스튜디오 같은 작업은 한국 지사에서는 없다. UE4가
오큘러스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국내 개발자들이 많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UE4 멤버십 라이선스 특성상 우리에게 따로 통보하지 않으면 연결되지
않는다. 혹시 UE4로 작업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있다면 본사나 한국 지사로 연락해주셨으면 좋겠다.
Q) 언리얼 데브 그랜트 비용 책정 및 배포 기준은 무엇인가
A) 공식적으로 왜 5천~5만불로 책정했는지 들은 바는 없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취지가 돈이 많은 개발사들에게 추가로 개발비를
주겠다는게 아니라 우리 경험에 근거해 창업하시는 분들이 정말 몇 달 정도 더 버티고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55억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그 정도 규모라면 100~1,0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데 하나의 큰 게임에 투자하는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개발자들에게 의미있는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데브 그랜트에 대해 꼭 UE4로 만든 창작물만 생각하시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UE4 관련
책을 쓰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분들이 신청해도 된다.
Q) UE4로 게임을 몰래 출시하고 로열티 안내면 어떻게 되나? 대형 개발사는 로열티 조절이 가능한가?
A) 기본적인 우리 방침은 '개발자를 믿는다'이다. UE4 멤버십 무료화를 발표하면서 로열티 부분을 살짝 숨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전면에 드러낸 이유는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는 사용자 계약서(EULA)에 체크하고 다운받은 개발자라면 양심껏 그렇게 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적으로는 어느 나라에서든 Top 100 순위 게임들을 보면 돈버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게임들만 보면 되고 굳이 적은 돈을 벌고
있는 개발사까지 다 찾아낼 여력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다.
커스텀 라이선스에 대해서는 로열티 조절 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도 다 협의할 수 있다. 만약에 EULA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조항이 있다면
우리와 프리미엄 라이선스 협의에 들어가면 되고, 우리 회사는 같이 하는 퍼블리셔와 다양한 회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전체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기 어렵다는 곳이라면 전체가 아니라 개발자나 퍼블리셔가 받는 매출로 기준점을 바꿔서 협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부분에서
우리는 오픈 마인드로 협의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라도 소규모 회사에서도 라이선스 조건을 바꾸고 싶다면 우리에게 따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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