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민등록대체 및 ‘아이핀’에 대한 온라인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현행 주민등록제도의 문제점에 공감을 하면서도, 대체 필요성에 대해서는 점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것과 관련해서 전체 57.3%가 주민등록번호를 다른 방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55.4%)보다 남성(59.2%), 그리고 연령이 높을수록(20대 54.4%, 30대 57.2%, 40대 58%, 50대 59.6%) 주민등록번호의 대체 필요성에 동의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주민등록번호를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면 많은 혼란이 일어날 것 같아 염려된다는 응답은 37.7%로, 대체를 주장하는 쪽 의견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2014년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주민등록번호의 대체를 주장하는 의견은 감소(14년 66.2%→15년 57.3%)한 반면, 대체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게 증가(14년 28.4%→15년 37.7%)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더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으니, 개인정보유출을 최대한 방지하면서 현재의 주민등록번호체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쉬운 대로 최선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체 64% “주민등록번호는 개인보다 국가기관과 기업에 더 필요한 정보”
주민등록번호 제도 자체를 찬성하는 의견은 그리 많지 않았다. 주민등록번호 제도와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10명 중 4명(39.7%)만이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등록번호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향후에도 주민등록번호제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응답자는 33.9%에 그쳤다. 또한 주민등록번호제도가 국민들에게 편리한 제도라고 보는 인식(38.9%)도 상당히 낮은 편으로, 상당수의 사람들이 주민등록제도의 효용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주민등록번호가 개인보다는 국가기관과 기업에 더 필요로 하는 정보라는 의견에는 64%가 동의할 만큼 다수가 주민등록번호를 정부와 기업의 편의를 위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에 동의하는 응답(20대 56.8%, 30대 64%, 40대 63.2%, 50대 72%)이 많았으며, 비동의 의견은 6.5%에 불과했다.
전체 86.8% “이미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사실상 모두 유출”
이렇게 주민등록번호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회적 비용 및 불편함에 대한 우려와 함께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체념’이 뒤섞여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주민등록제도의 변경은 소모되는 비용 대비 필요성이 낮을 것 같다는 데 동의하는 의견(33.4%)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21.8%)보다 우세하였으며, 주민등록제도가 다른 제도로 변경되면 왠지 불편할 것 같다는 의견은 전년도보다 더욱 증가(14년 37.6%→15년 43.5%)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무감각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전체 응답자의 86.8%가 이미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사실상 모두 유출된 상황인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어떤 수단이 되든 개인정보보호는 불가능한 것 같다는 의견도 10명 중 7명(70.6%)에 이른 것이다.
'아이핀의 주민등록번호 대체 필요성 있다' 의견 감소(14년 61.7%→2015년 43.4%)
주민등록번호의 대체수단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아이핀(i-PIN)’의 실효성과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핀의 주민등록번호 대체 필요성에 대해 2014년에는 전체 61.7%가 공감하였으나, 2015년 이번 조사에서는 43.4%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연령이 높을수록 아이핀으로의 대체가 필요하다는 의견(20대 37.6%, 30대 36.8%, 40대 47.2%, 50대 52%)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아이핀으로 바뀐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체념’이 일정부분 섞여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아이핀이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에도 34.3%만이 동의하였다.
역시 2014년 같은 조사(51.5%)에 비해 대체가 가능하다는 의견은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아이핀이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은 2014년(21.2%)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39.8%에 이르렀다. 특히 젊은 층이 주민등록번호가 아이핀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20대 50.8%, 30대 47.6%, 40대 33.2%, 50대 27.6%)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아이핀도 해킹 위험” 75.9%, “아이핀,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으로 안전” 12.7%
아이핀의 주민등록번호 대체 필요성 및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는 이유도 결국은 ‘안전성’ 문제 때문이었다. 전체 75.9%가 아이핀도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2014년 같은 조사(69%)보다 더 높아진 결과이다.
아이핀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이 더욱 커진 것으로, 특히 20대 젊은 층이 아이핀도 해킹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인식(20대 82.8%, 30대 76%, 40대 71.6%, 50대 73.2%)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아이핀이 안전성이 낮을 것 같아 불안하다는 의견도 2014년 43.6%에서 2015년 60%로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아이핀은 국가에서 관리하므로 안전할 것이며(14년 21.5%→15년 12.1%), 주민등록번호의 대체수단이 되기에 충분히 안전하다(14년 24%→15년 12.7%)는 인식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더욱 강화된 모습이 뚜렷하였다.
아이핀이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개인정보유출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21.6%에 불과하였다.
63.1% “아이핀을 도입하는 인터넷사이트나 정부부처가 많아지면 아이핀을 발급할 용의”
전체 63.1%는 아이핀을 도입하는 인터넷사이트나 정부부처가 많아지면 아이핀을 발급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나, 아이핀을 써야만 하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에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소비자의 입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실제 발급받은 아이핀 번호가 있다는 소비자가 54.2%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남성(남성 58.4%, 여성 50%)과 젊은 층(20대 62%, 30대 60%, 40대 54.4%, 50대 40.4%)의 아이핀 발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아이핀 발급경험자 10명 중 4명(40%)은 아이핀을 발급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낀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6%가 최근 ‘공공아이핀’ 유출사고 인지, 전체 61.4%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한편 전체 76%가 최근에 ‘공공 아이핀’ 75만개가 유출된 사고를 인지하고 있을 만큼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관심은 역시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10명 중 8명(79.2%)이 공공 아이핀 유출 피해에 대한 우려(약간 염려 50.3%, 매우 염려 28.9%)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개인정보의 유출 여부를 직접 확인한 소비자는 전체 11%에 불과하였다.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보유출사고가 워낙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그 충격에 무감각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민간기업도 아닌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공공 아이핀이 유출되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체 88.4%는 앞으로 공공 아이핀 유출과 같은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7명(68.8%)은 이번 공공 아이핀 부정발급사태가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하였으며,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라는 의견도 61.4%에 달했다. 공공 아이핀의 보안 기능이 민간 아이핀보다 높을 것이라는 의견은 27.6%뿐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