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GTE는 폭스바겐 7세대 골프의 디자인을 반영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해치백이다. 이번 2015 서울 모터쇼에 다녀왔던 이들이라면 한 번 살펴봤을 차량이다. 파사트 GTE와 더불어 66.6 km/l의 높은 유럽 연비로 주목 받기도 했지만, 이번 시승은 그 연비를 검증하기 위한 운전은 아니였다.
내년 중 국내 출시가 예정된 골프 GTE의 주요 기능과 운전성을 체험한다는 취지로 미디어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글쓴이는 북촌의 나무 갤러리서 파주 출판단지를 오가는 도합 80 여km의 시승으로 골프 GTE의 몇 가지 특징을 확인했다.
■ 골프 GTE, 시승 코스 구성은?
이번 골프 GTE의 시승 코스 총 연장은 약 85 km다. 나무 갤러리에서 내부 순환로, 자유로를 경유해 파주 출판 단지에 도착하는 제1코스, 되돌아와 제2자유로와 성산대교 북단을 둘러 나무 갤러리로 돌아오는 제2코스로 구성됐다.
도심 주행 보다는 고속화 주행의 비중이 큰 코스다. 시내 주행과 고속화 주행 코스 비율은 1 대 3 정도로 나타낼 수 있다. 일반 도심 주행 코스에서 전기 모드로 주행하는 E-모드, 1.4 TSI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번갈아 쓰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이용하고, 고속 주행 구간에서 GTE 모드로 운전 모드를 변경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 1.4 TSI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로 204 마력과 35.7 kg.m을 발생시킨다.
▲ 전반적인 차량 구성은 계기판 외에 7세대 골프 GTI과 큰 차이가 없다.
저중속에서 조향 안정성을 확인하는 구간은 매우 짧아 특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신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휠이 채택돼 회전비가 골프 GTI(Lock-to-Lock : 2.1)와 비슷해 U턴 회전 구간 통과가 쉽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GTE 모드로 80~90 km/h로 일부 고속화 주행 중엔 스티어링 휠이 움찔거리는 현상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다.
■ E-모드 10 km, GTE 모드 20 km, 평균 연비는?
▲ 골프 GTE의 운전 모드. E-모드와 하이브리드 홀드가 기본으로 설정된다.
처음 10 km 구간의 시내 주행은 운전 모드를 E-모드(배터리 사용 모드), 기어 노브 위치는 D와 B를 교대로 바꿔가며 진행했다. 기어 노브 D와 B의 차이는 다음 단락에서 설명하겠다.
▲ E-모드 및 하이브리드로 주행하면 이와 같은 에너지 흐름을 관찰할 수 있다.
E-모드로 주행한 골프 GTE의 평균 연비는 4.7 km/kWh 수준이었다. 연비 주행이 아닐 뿐더러 18~19도의 온도로 맞춰 오토 에어컨 기능을 켜 둔 상태로 나왔던 것임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60~70 km/h 범위로 차량 흐름을 따르며 정속 주행 중일 땐 5.2~5.3 km/kWh까지 오르기도 했다.
당시 시승 행사로 준비된 골프 GTE는 전기 모드로 최대 32 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계기판에 표시됐으며, E-모드 연비 확인 직후 주행 가능 거리는 17~18 km로 떨어졌다. 제원상 8.7 kWh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100 % 충전시킨 경우라면 E-모드로 최대 50 km를 주행할 수 있다.
▲ GTE 모드 주행 영상. 킥 다운 시 부스트, 제동 시 배터리 충전이 활성화된다.
자유로 진입 후 트립 기록을 리셋하고 운전 모드를 GTE 모드로 바꿨다. GTE 모드는 1.4 TSI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 출력을 최대로 하는 스포트 부스트 모드다. DCC(다이나믹 섀시 컨트롤) 설정 값이 스포트로 바뀌고, 가속 페달 전개 시 GTE 사운드 액츄에이터 기능으로 엔진음을 증폭시킨다.
이 때의 골프 GTE 평균 연비는 21 km/l, 16.8 km/kWh를 기록했다. 트립상 평균 주행 속도는 65 km/h, 주행 거리 19 km에 한해 표시된 연비다. 가속 페달 및 변속 응답성을 확인하기 위해 킥 다운과 퓨얼 컷, 6단 DSG를 시프트 패들로 제어하는 등 정속 운전을 피해도 비교적 높은 연비가 나왔다.
반환점인 파주 출판 단지에서 나무 갤러리로 돌아가는 길은 동승석의 운전자가 처음 30 여km까지 GTE 모드, 나머지 10 여km를 E-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했다. 이 때 표시된 평균 연비는 클러스터 화면에 12.7 km/l과 15.3 km/kWh로 표시됐다. GTE 모드로 초고속 영역을 아우른 연비론 나쁘지 않은 결과다.
■ 기어 노브 D와 B의 셋팅 차이는?
▲ 기어 노브를 B 위치로 전환하면 기어 단수 앞에 B가 표시된다.
글쓴이는 시내 주행에서 E-모드 셋팅 후, 기어 노브 위치를 D와 B로 옮겨가며 운전했다. D와 B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골프 GTE에서 기어 노브 D는 퓨얼 컷으로 타력 주행 시 브레이크가 개입되지 않는다. 7세대 골프 GTI는 기어 노브 D로 저속 구간에서 타력 주행하면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이 있는데, 골프 GTE는 그렇지 않았다.
기어 노브 B로 위치를 옮기자 회생 제동이 활성화되면서 속도가 점차 줄었다. 퓨얼 컷으로 타력 주행하면 회생 제동과 동시에 엔진 rpm 바늘이 Charge로 향했다. 내리막 경사가 급한 곳에서 수동 기어로 바꿔 엔진 브레이크를 거는 것보다 편하다. 일반 주행 때보다 브레이크 페달을 덜 밟아도 운전자가 예상하는 제동 범위 내에서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일반 평지 주행할 땐 가속 페달을 분리할 때마다 회생 제동이 이뤄진다. 정체가 잦은 시내 주행이라면 유용하나, ACC(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속도 유지가 필요 상황에는 기어 노브 D로 원 위치시키는 것이 안전한 주행에 도움이 된다.
이런 방식의 기어 노브 변속 모드는 전기차인 닛산 리프에도 적용돼 있다.
■ 골프 GTI보다 수준 높은 방음 처리, 안정된 승차감
▲ 골프 GTE의 18 인치형 휠타이어. 기본 사양은 17 인치다.
▲ 골프 GTE 후륜 휠 하우스에 구성된 흡음재
▲ 골프 GTE의 차량 하부. 일부분에 언더 커버가 적용됐다.
▲ 골프 GTE의 엔진 룸 후드. 흡음재와 웨더스트립이 고정돼 있다.
운전자로서 골프 GTE를 만족시킬 또다른 부분은 '방음'과 '승차감'이다.
E-모드에선 엔진 소음 대신 잔잔히 들리는 배터리 작동음과 노면을 구르는 타이어,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가끔 존재감만 알리는 1.4 TSI 가솔린 엔진 말곤 귓전을 울리는 소음이 적다. 7세대 골프 GTI 운전자라면 미처 생각지 못한 골프 GTE의 정숙함에 놀랄 수 있다.
골프 GTE를 위해 특별히 추가된 방음 구성은 없는지 담당 엔지니어에 물어봤다. 1.4 골프 TSI의 기본 틀에 흠음재와 차음재를 확대한 것 말곤 특별한 구조물이 설치된 건 없다고 답했다. E-모드로 주행할 땐 엔진이 전자적으로 동작 대기 상태를 유지하기 떄문에 주행 소음이 더 적게 느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시승 차량의 18 인치형 휠타이어(225/40 R18 92Y)는 주행 소음 억제를 위한 타이어 셋팅은 결코 아니였다. 브릿지스톤의 포텐자(Potenza) S001은 고성능 타이어 RE050 시리즈를 계승한 모델로, 정숙성과 연관이 덜한 성능 위주의 고급형 타이어다.
정숙성에 관한 답은 다음과 같은 구성에서 파악할 수 있다. 후륜의 휠 하우스에 부착된 흡음재, 차량 하부 일부 영역의 언더 커버, 엔진 룸 후드의 흡음재, 헤드 램프 부위 웨더스트립 처리 등 7세대 골프 GTI보다 신경 쓴 모습이 엿보인다.
▲ 인스트럭터 차량을 따라 골프 GTE로 과속 방지턱을 넘었다.
승차감도 GTI보다 편하다. 골프 GTI는 노말 모드로도 하드 타입에 가까운데, 골프 GTE는 과속 방지턱을 넘어도 비교적 부드럽게 넘어간다. 이는 댐퍼 및 서스펜션 셋팅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됐음을 나타낸다.
■ 골프 GTE, 국내엔 얼마에 들어올 것인지가 문제
폭스바겐코리아는 골프 GTE를 내년 중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골프 GTE는 또하나의 7세대 골프로서 검증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해치백이다. 7세대 골프의 MQB 플랫폼, 1.4 TSI 가솔린 엔진 등 기존 요소를 반영한 모델이라 성능과 효율성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도 8년 16만 km의 워런티를 보증할 정도로 높은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골프 GTE의 '가격'이다. 유럽서 판매 중인 골프 GTE의 시작 가격은 3만 6,900 유로(한화 약 4,271만 원)이다. 골프 GTI가 2만 8,350 유로(한화 약 3,281만 원), 골프 GTD가 2만 9,350 유로(한화 약 3,397만 원)에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꽤 높다. 전기차로 시판된 e-골프(3만 4,900 유로, 한화 약 4,039만 원)보다도 비싸다.
국내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과 스타일링 패키지를 포함한 구성으로 현재 골프 GTI가 4,480만 원, 골프 GTD가 4,330만 원에 판매되는 중이다. 차종 별 차액을 고려할 때 골프 GTE는 대략 5천만 원 전후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차원에서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높은 에너지 효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얼만큼의 비용을 지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을 BMW i3 레인지 익스텐더의 수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당 내용에 관한 정책이 완화되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