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Oculus VR)가 마침 내 일반 소비자용 가상현실(VR) 헤드셋을 공식 발표했다.
오큘러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품 발표회를 갖고 일반 소비자용으로 출시되는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내년 1분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회는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E3 게임쇼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이벤트 성격으로 구체적인 제품 스펙 및 가격, 정확한 발매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의 디자인과 기능, 컨트롤러, 구성물 등의 기본적인 제품 정보를 소개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오큘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파트너십을 맺고 MS의 콘솔 게임기 Xbox One의 게임 컨트롤러를
오큘러스 리프트 컨트롤러로 기본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Xbox One과 윈도우 10에서도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착용하기 더 쉬워진 디자인, 헤드폰 내장
공식 발표된 오큘러스 리프트는 개발자 플랫폼으로 선보였던 이전 제품들에 비해 머리에 착용하고 사용하기 더욱 쉽게 디자인되었다. 앞이 막히고
튀어나온 거대한 잠수경처럼 보이는 오큘러스 리프트 본체는 대부분의 안경을 착용하고도 쓸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시도 보정 레버를 아래에 넣어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길이 조절이 가능한 스트랩과 슬라이드 바를 사용해 하나의 사이즈로 사용자의 머리에 딱 맞게 착용 가능하며, 뒷쪽에는 본체 무게를 분산시키는
삼각형 모양의 구조물을 통해 머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시켰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에는 VR 오디오 기능을 지원하는 헤드폰이 내장되어 VR 콘텐츠 재생시 화면 뿐만 아니라 소리로도 공간감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오디오 암은 헤드셋에서 분리 가능하기 때문에 더 좋은 음질을 재생하거나 마이크가 내장된 다른 헤드폰도 사용할 수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별자리 추적 시스템(constellation tracking system)'으로 명명한 헤드셋 내부 IR LED들의
움직임을 외부 센서로 추적해 VR로 전달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리프트 전용 VR 센서는 표준 1/4 20 마운트를 지원해 대부분의 삼각대에
설치할 수 있고, 별자리 추적 시스템으로 머리를 움직였을 때 뿐만 아니라 착용자가 앉아있을 때와 서 있을 때도 구분 가능하다.
Xbox One 게임패드와 자체 컨트롤러 지원
오큘러스 리프트는 헤드셋 본체와 VR 센서 외에 제품 구성으로 MS 콘솔 게임기 Xbox One 무선 게임패드를 공식 포함시켰다. Xbox
One 무선 게임패드는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게임 컨트롤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게임에서 폭넓게 사용 가능하다.
Xbox One 무선 게임패드 외에 자체 컨트롤러 '오큘러스 터치(Oculus Touch)도 소개했다. 오큘러스 창업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기존 게임들을 Xbox One 컨트롤러에서도 문제없이 플레이 할 수 있지만 미래의 게임, 미래의 경험은 다른
입력장치가 필요하다며 오큘러스 터치를 소개했다.
오큘러스는 2개로 분리되어 각각 양손에 쥐는 방식 무선 컨트롤러로 손잡이 부분에 아날로그 패드와 2개의 버튼, 그리고 트리거 버튼이
내장되었다.
Xbox One 게임패드보다 버튼 수가 작은 대신 VR 헤드셋처럼 컨트롤러 앞부분에 링모양으로 트래킹 마커가 붙어있어 컨트롤러의 3차원
위치를 추적해 팔의 움직임을 VR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다.
컨트롤러에는 전동 기능도 들어가 사용자가 손을 뻗어 가상공간에 있는 물체에 닿았을 때 진동으로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오큘러스-MS 동맹, VR 플랫폼 전쟁의 새로운 변수
오큘러스와 MS의 파트너십은 단순히 Xbox One 무선 게임패드를 주고 받는 수준의 협력이 아니다. 오큘러스는 VR 플랫폼의 대중화를
불러왔지만 스스로 VR 기기를 만들 수 있는 소니, 밸브-HTC, 구글 등 메이저 업체들은 오큘러스와 협력하는 대신 자체 플랫폼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일부 갤럭시 스마트폰을 위한 기어 VR을 내놓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업계 표준이 되기 어렵다.
MS 역시 윈도우 10 발표 당시 차세대 HMD 기기 홀로렌즈(HoloLens)를 선보였지만 가상현실(VR)과는 다른 증강현실(AR)
기반인데다 기술적인 한계, 비싼 가격, 생태계 구축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시장에서 구경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경쟁 업체들과 달리 자체
VR 플랫폼이 없는 MS와 플랫폼은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업체가 없었던 오큘러스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Xbox One -
윈도우 10 - 오큘러스 리프트'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MS는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0을 발표하면서 Xbox One 게임들을 스트리밍 형태로 윈도우 10 PC 또는 태블릿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소개했는데, 이번 발표회를 통해 윈도우 10 기기에 연결한 오큘러스 리프트에서도 Xbox One 게임 스트리밍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Xbox One -> 윈도우 10 장치 -> 오큘러스 리프트 순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Xbox One에서 VR 헤드셋이
직접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Xbox One 게임들이 리프트를 쓴다고 해서 VR 게임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하고
영화관 같은 화면에서 Xbox One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게이머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여기에 윈도우 10에서 오큘러스 리프트를 네이티브로 지원해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바로 장착해 VR 게임 경험을 지원하며,
DirectX12 (DX12) 기술을 지원하는 새로운 윈도우 10 그래픽 하드웨어와의 조합으로 대부분의 VR 게임을 빠른 프레임레이트와 최고
성능으로 즐길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VR 콘텐츠 개발시 Xbox와 윈도우 10을 등에 업은 MS-오큘러스 조합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오큘러스 리프트용 마인크래프트도 나올까?
만약 MS가 오큘러스 리프트를 단순히 Xbox One 게임 스트리밍 외에 Xbox와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게임들도 VR 지원을 강화한다면 의외로 손쉽게 VR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VR 헤드셋에서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지포스 GTX TITAN X 같은 현세대 플래그십 그래픽 카드로로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고 당연히
Xbox One 하드웨어로는 대작 게임의 VR 지원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전용 기어 VR을 출시한 것처럼 VR 동영상 재생이나 모바일 게임 수준의 그래픽이라면 하드웨어 성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니 일반 윈도우 10 장치에서도 지원 가능하고, VR 콘텐츠가 추가되면 윈도우 스토어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세계적인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도 홀로렌즈 버전이 나오기 전에 MS가 먼저 오큘러스 리프트를 지원하는 VR 버전을
내놓을 수도 있다. 홀로렌즈에서 돌아가는 마인크래프트가 우리의 일상 생활 공간 속에 건설하는 가상 세계라면, 오큘러스 리프트에서 플레이하는
마인크래프트는 가상현실 속에 건설한 세계 속으로 우리가 들어가는 느낌일 것이다. 물론 기존 PC 버전에 VR 모드를 적용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정식 출시된 것은 아니다.
마인크래프트 개발자 마크쿠스 페르손(Markus Persson)은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데 반발해 오큘러스 VR용 마인크래프트 개발을
취소했지만, 정작 그는 MS가 비싼 돈을 들여 마인크래프트 개발사 모장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떠났고, 이제 MS 손에 들어간 마인크래프트와
페이스북 휘하에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의 재결합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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