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중에 여러 대의 모바일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휴대용 무선 라우터는
와이브로(WiBro) 방식이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와이브로의 단점은 이동통신사들이 더 이상 망
구축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나 지하처럼 신호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이 많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와이브로 에그를 쓰고 있지만 연결이 끊기는 지점에서는 항상 똑같이 끊긴다.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이통사들이 만든 Wi-Fi 존을 써도 되지만
스마트폰 외에도 태블릿이나 노트북, 카메라, 게임기, 스마트워치 등 Wi-Fi 연결이 가능한 휴대기기들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별 기기마다 Wi-Fi 연결 수단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고 스마트폰을 모바일 라우터로 쓴다면 데이터와 배터리가
금방 소진될 것이다.
이처럼 와이브로 서비스는 점차 노후화되고 LTE는 빠르지만 데이터 요금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KT는 와이브로가 끊기는 곳에서 LTE로 연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에그를 선보였고, KT에 비해 와이브로망이 열악한
SK텔레콤은 아예 LTE로 기존 서비스를 대체한 T포켓파이(T Pocket-Fi)를 출시했다.
와이브로 에그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LTE 휴대용 라우터
T포켓파이는 SK텔레콤과 KT가 출시했던 기존의 와이브로 휴대용 라우터와 비슷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LTE 신호를 Wi-Fi로 변환해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기타 Wi-Fi 기능을 가진 기기들에서 접속해서
이용할 수 있는데, 최대 10Mbps로 속도를 제한하고 매달 10GB 또는 20GB 데이터를 사용하는 2가지 상품으로
출시됐으며 기본 제공량을 다 소진한 뒤에는 200K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프로모션 가입 고객 대상으로
3개월간 매월 3GB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80 x 70.5 x 13.2mm 크기와 72g 무게로 이름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휴대가 간편하며 본체 전면에는 네트워크(LTE) 연결, 전원, Wi-Fi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3개의 LED가
달려있다.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네트워크 LED 아래 전원 버튼이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서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다.
휴대용 기기답게 충전 단자로 micro USB 포트를 사용해서 충전할 수 있다. 제품에
5V 1A USB 전원 어댑터와 USB to micro USB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 충전기를
함께 쓰거나 PC USB 포트와 외장 배터리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T포켓파이는 최대 13시간 사용이 가능한 1,800mAh 리튬이온(Li-ion) 배터리팩
2개가 제공되어 기본 배터리를 다 쓰더라도 배터리 커버를 열고 여분의 배터리로 바꿔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팩
옆으로는 SKT LTE 네트워크에 연결하기 위한 데이터 SIM 슬롯이 보인다.
또한 T포켓파이 전용 파우치를 제공해 휴대 및 사용이 편리하다. 주머니(포켓) 형태의
전용 파우치에 넣은 상태에서도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LED 상태를 확인하는데 문제가 없고 후면 micro USB 포트
부분이 뚫려있어 파우치에 넣은 상태로 충전할 수 있다.
최대 10Mbps 속도, LTE와 와이브로의 성능은?
필자는 오랫동안 KT 와이브로 에그를 사용하고 있지만 KT에서 새로 내놓은 하이브리드
에그는 쓰지 않고 있다. 기존 와이브로 방식에 비해 요금이 비싸졌다는 이유도 있지만 필자의 생활 반경(서울시
마포구-양천구)은 와이브로 수신이 비교적 양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하철로 이동할 때 느려지거나 끊기는 일은 있지만
외부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
반면 SKT에서 내놓은 T포켓파이는 광대역 LTE 주파수(LTE B3/B5)를 사용하는
만큼 SKT LTE 스마트폰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T포켓파이와 와이브로 에그의 속도에 대한 간단한 비교를 위해 보드나라 사무실이 위치한
마포구와 필자가 거주 중인 양천구에서 출퇴근길에 테스트를 실시했다.
퇴근 시간대 마포역 근처에서 각각의 기기에 스마트폰을 연결한 다음 벤치비 앱을 통해 무선
인터넷 속도를 측정한 결과 T포켓파이는 15~20Mbps 정도로 시작해 서비스 제한폭인 10Mbps 수준으로 맞춰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와이브로 에그는 10Mbps 미만의 속도에 평균적으로는 5Mbps 안팎에 머물렀다.
이틀에 걸쳐 퇴근시 마포역 근처, 그리고 필자의 집에서 같은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평균적으로 T포켓파이는 다운로드 속도는 10Mbps 근처에서, 업로드 속도는 5~16Mbps 정도로 편차가 많이 났다.
반면 와이브로 에그는 평균 5Mbps 미만의 속도였고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곳은 연결이 끊어지거나 1Mbps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와이브로에 비해 LTE 주파수를 사용하는 쪽이 속도와 안정성이 좋았다.
물론 T포켓파이가 제공하는 10Mbps 속도는 광대역 LTE-A까지 올라온 이통사들의
LTE 속도나 기가 인터넷을 통한 Wi-Fi 연결 속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스마트폰으로 LTE에 바로 연결할 경우에는
100Mbps 안팎, 기가 인터넷 환경에서 Wi-Fi로 연결하면 300Mbps 이상의 속도도 기록된다.
하지만 일반 스마트폰 LTE 데이터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일반 Wi-Fi망과 달리 이동
중에서 끊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T포켓파이의 장점이다. 기존 와이브로 휴대용 라우터를 LTE로 교체한 것에 불과하지만
LTE가 되었기 때문에 더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최대 10대의 기기 연결이 가능하므로 다양한 기기를 가지고
다니거나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고 데이터, 배터리, 보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와이브로 대신 LTE를 사용하면서 월정액 요금이 그만큼 비싸진 것이 단점이다. 기존
T와이브로 상품은 10GB 요금제가 14,300원, 30GB 와이브로 프리 30(17,600원)은 2년 약정시
5,000원에 사용할 수 있었지만, T포켓파이는 매달 16,500원(10GB) 또는 24,500원(20GB)을 내야 하며
약정 할인도 없다. 이 정도 금액 차이면 굳이 낮은 요금제로 스마트폰을 쓰면서 T포켓파이를 따로 들고 다니는 것보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고 스마트폰으로 테더링 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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