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플래그십 모델만큼이나 중저가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단통법으로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을 구입하기가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전세계적으로는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중저가 모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SK텔레콤은 지난 해 TG앤컴퍼니와 협력해 걸그룹 멤버 설현을 모델로 '루나(Luna)'를 출시하면서 중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기업 브랜드가 아닌 이동통신사 기획 상품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올해 초부터 두 번째 자체 기획 모델 '쏠(Sol)'을
내놓으면서 루나의 인기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스마트폰 필수 액세서리까지 포함한 패키지
중국 TCL 계열사 알카텔(Alcatel onetouch)에서 만든 쏠(Sol)은 지난 해 출시된 알카텔 idol 3를 기반으로 내부
스토리지 용량을 32GB로 늘리고 JBL 이어폰 및 스테레오 스피커로 미디어 콘텐츠 재생에 최적화시킨 모델이다.
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5.5인치 대화면 풀HD 디스플레이로 영화나 TV드라마 등을 보기에 적합하고 화면 위아래에 탑재된 듀얼
스피커는 동영상 감상시 스테레오 스피커 역할을 한다. 좌측면에 전원/잠금 버튼과 micro USIM 및 microSD 외장 메모리 카드 슬롯을 배치하고 우측면에는 볼륨 조절 버튼만 남겨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엄지 손가락으로 손쉽게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다.
위아래 디스플레이 바깥쪽으로 나온 스테레오 스피커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일체형 배터리 구조 대화면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메탈
재질을 사용해서 내구성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데, 이 제품은 플라스틱(폴리카보네이트)를 써서 무게와 제조단가를 줄였다. 덕분에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메탈 케이스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점은 사용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카메라 스펙은 후면 1,300만 화소에 LED 플래시가 들어갔고 전면 8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해 화소수 기준으로는 중급형 스마트폰 스펙을
만족시킨다. 다만 후면 카메라 위치가 좌측 상단으로 치우쳐 있어 양손으로 폰을 잡고 사진을 찍는 경우 실수로 왼손이 카메라 렌즈를 가릴 수 있어
보인다.
대다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액정보호필름이나 케이스, 외장메모리카드, 외장배터리팩 같은 액세서리를 별도로 구입하고 있는데 쏠은 이 모든
액세서리를 기본 제공하고 있다.
번들 이어폰으로 하만(Haman)社에서 만든 JBL J22A 계열로 추정되는 인이어 이어폰이 들어갔다. 선꼬임을 방지하는 일명 칼국수줄에
리모트/핸즈프리 기능을 갖췄다. 사용자의 귀 크기에 맞게 교체 가능한 폼 팁도 제공된다.
쏠은 배터리팩 교체가 불가능한 일체형 배터리 구조로 충전 속도도 중요한데 USB 전원 어댑터는 국내 전원 콘센트 규격에 맞춘 220V
일체형으로 5V 2A 정격 출력을 지원해 일반 5V 1A급 스마트폰 충전기보다 빠른 배터리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쏠의 내부 스토리지 용량은 32GB로 이 가운데 사용 가능한 용량은 약 25GB 정도인데 여기에 게임, 영화, 음악 등 대용량 콘텐츠를
모두 담기 어려워할 소비자들을 위해 32GB microSD 외장 메모리 카드를 제공한다. 물론 최근 microSD 카드 용량이
64GB~200GB까지 늘어나면서 32GB 용량이 많다고 보긴 어렵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번들로는 적당한 선택이다.
쏠의 일체형 배터리 용량은 2,910mAh으로 5.5인치 대화면폰임을 감안하면 많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외부에서 장시간 사용하려면 외장
배터리팩이 필수인데 10,400mAh 대용량 파워스테이션 PB80이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다. LG 배터리셀이 들어갔고 5V 1A 및 5V 2A
USB 출력 포트를 갖췄다. 또 배터리팩에 스탠드가 내장되어 스마트폰 거치대로도 활용 가능하다.
그 외에 루나에 이어 쏠 홍보 모델로 활약하는 인기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의 제품 브로마이드 2매가 포함되어 있다. A4 용지보다 가로가
약간 짧아서 책상이나 벽에 붙이기 쉬운 크기다.
미디어 콘텐츠 이용에 최적화, 카메라는 보통
SKT 전용 모델로 출시된 쏠은 안드로이드 5.0.2 롤리팝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SKT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보통
스마트폰들은 초기 화면 홈 스크린에 배치된 앱을 보면 이 제품이 어떤 기능에 중점을 두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SKT 쏠은 배경화면을 손쉽게
바꾸는 T배경셔플과 음악 재생(Mix)을 내세우고 있다. T배경셔플은 SKT 공식 모델 설현을 비롯해 다양한 T 배경화면과 테마, 아이콘팩을
손쉽게 교체 가능하다.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실행 중인 앱을 종료했을 때 얼만큼의 메모리가 확보되었는지 알려주는 기능도 마음에 든다.
기본 뮤직 앱인 Mix는 JBL 번들 이어폰과 함께 사용하기 적합하며 DJ 모드가 들어가 재생 중인 음악을 DJ처럼 턴테이블을 돌려
믹싱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화면을 가로로 돌리면 2개의 음악이 턴테이블로 표시되어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보다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음악 감상은 JBL 이어폰과 Mix 앱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과 달리 동영상 재생 부분은 1080p 풀HD급 콘텐츠로 제한적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카메라 동영상 촬영도 풀HD이므로 큰 문제로 볼 순 없지만, 필자가 가지고 있던 4K UHD 영상은 H.264와 H.265(HEVC)
모두 기본 플레이어에서 재생하지 못했고 별도의 플레이어(MX Player)도 소프트웨어 디코더를 사용해 끊기거나 멈추는 현상이 있었다.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는 F/2.0 밝기 렌즈와 LED 플래시가 들어갔으며 수동 모드 기능을 탑재해 ISO 감도와 셔터속도,
조리개, 화이트밸런스를 직접 설정할 수 있다. HDR 기능은 따로 켜고 끌 수 있고 저속촬영, 스캐너, 뷰티페이스 같은 부가 기능도 갖췄다.
저조도 및 야경 촬영시 ISO 감도를 높여 흔들림이 적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야경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노이즈가 적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결과물의 품질은 일반적인 중저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스냅드래곤 615 프로세서가 1080p 동영상 촬영 및 재생을 지원해 쏠의 후면 카메라 동영상 촬영 기능 역시 1920x1080
풀HD까지만 제공된다. 그런데 사진 촬영 때와 마찬가지로 카메라 구도가 바뀌면 중앙부를 기준으로 초점을 다시 잡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 중
카메라를 움직이면 화면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생긴다.
저전력 옥타코어 스냅드래곤 615 성능은?
쏠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 615 모바일 프로세서(AP)는 4G LTE 모뎀 기능을 통합하고 기존 고성능 + 저전력 옥타코어 대신 동작
클럭을 2가지로 다르게 만든 저전력 Cortex-A53 CPU를 옥타코어로 사용했다. 내장 그래픽 기능은 OpenGL ES 3.0을 지원하는
Adreno 405가 들어갔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풀HD(1080p) 스마트폰 환경에 맞춰 성능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615는 1.5GHz A53 쿼드코어와 1.0GHz A53 쿼드코어 CPU가 들어갔다. 저전력 CPU로만 옥타코어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삼성 갤럭시 A7/A5 (2016) 모델에 탑재된 엑시노스 7580과 비슷하다. 실제로 모바일 CPU 성능을 측정하는
Geekbench 3 테스트 결과를 보면 싱글코어 점수는 고성능 Cortex-A57 CPU 성능이 반영되어 점수가 높지만 저전력 CPU만 쓴
갤럭시 A7 (2016)과 쏠의 싱글코어 점수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멀티코어 점수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엑시노스 7580 쪽이 기본
클럭이 더 높고 3GB RAM이 들어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A7 (2016)에 탑재된 엑시노스 7580은 CPU에 비해 GPU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쏠에 사용된 스냅드래곤
615 역시 GPU 성능에서는 엑시노스 7580과 큰 차이가 없다. 둘다 플래그십 스마트폰(갤럭시 노트5)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갤럭시
노트5는 이들 제품보다 높은 QHD(2560x1440) 해상도를 지원하기 위해 GPU 성능이 더 높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Adreno 405 성능은 충분할까?
GFXBench 4.0.2 테스트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스냅드래곤 615에 들어간 Adreno 405 GPU와 삼성 엑시노스
7580에 달린 Mali-T720 MP2 모두 OpenGL ES 3.1은 지원하지 못하고 3.0 이하까지만 지원 가능하며 성능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GPU와 큰 차이를 보인다.
1080p Offscreen 기준으로 했을 때 OpenGL ES 3.0 테스트(Manhattan)에서는 갤럭시 노트5 그래픽 성능의
1/5, OepnGL ES 2.0 테스트(T-Rex)는 1/4 정도의 평균프레임을 기록했다. T-Rex 수준의 그래픽으로 3D 게임을 만들었을
때 갤럭시 노트5는 60프레임으로 쌩쌩 돌아가는 반면 쏠은 15 프레임 정도로 끊긴다는 뜻이다. 물론 ALU 2나 Driver Overhead
2 같은 저사양(Low-Level) 테스트에서는 격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적당한 3D 게임 및 캐주얼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비록 벤치마크 앱을 통한 그래픽 성능은 많이 떨어졌지만 실제로 HIT나 아스팔트8 같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3D 게임을 실행하면 큰 문제 없이 플레이
가능했다. 벤치 점수가 낮으니 아예 게임용으로 쓰지 못할 거라고 지레짐작 할 필요는 없다.
3D 게임을 한 시간 동안 실행한 뒤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을 측정한 결과 모바일 프로세서가 위치한 것으로 보이는 상단 우측 부분에 주로
발열이 집중되어 통화시 손에 잡는 하단부 온도는 낮은 편이지만 제품 테두리에 있는 프레임 쪽으로도 열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터리 용량은 2,910mAh로 저전력 옥타코어 CPU에 5.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조합으로 딱히 많거나 적다고 하기 어려운 용량인데,
완충 후 배터리 경고 표시(15%)가 뜰 때까지 3D 게임을 할 때는 약 2시간 30분, 영화볼 때는 6시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화면 밝기를
최대(100%)로 올린 상태에서 테스트한 결과이므로 실사용 시간은 이보다 오래갈 것이고 일체형 배터리라 불안하다면 함께 제공되는
10,400mAh 외장 배터리팩을 휴대해도 된다.
담은 건 많지만 중보급형 스마트폰으론 뭔가 부족해
최신 기술을 아낌없이 담고 가격도 그만큼 비싸게 받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해 중보급형 모델은 제한된 가격에 맞춰 성능과 기능을 적당히
덜어내는 구성을 취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성능 자체가 상향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플래그십에서 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봤자 화면 크기와 해상도,
모바일 프로세서, 메모리, 카메라 정도로 이마저도 플래그십 모델을 옆에 두고 비교하지 않으면 보통 사람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SKT에서 출시한 쏠은 그래서 평균적인 풀HD 스마트폰 하드웨어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 액세서리를 모두 포함시키는 쪽으로
제품 컨셉을 잡았다. 고사양 게임이나 카메라 화질, 4K 영상 및 VR 같은 부가적인 부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물론 중국산 중저가폰에 필요없는 액세서리를 끼워넣고 SKT 브랜드와 설현을 앞세워 중급형으로 출고가만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패키지에 보다 많은 설현 브로마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맥심 2월호도 3가지 버전으로
나오는데 래쉬가드 사진 2장은 너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