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미쉐린코리아가 '미쉐린가이드 서울'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미쉐린가이드(Michelin Guide)는 미식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미슐랭가이드(프랑스식 발음)'와 같다. 원래 1900년 미쉐린 타이어 창업자인 앙드레 미쉐린,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가 발간한 400 페이지 분량의 운전자용 무료 가이드북이었으며. 당시 타이어 교체 방법, 주유소 위치, 추천 맛집과 숙소 위치를 알려준 내용들로 구성됐다.
1920년부턴 유료로 판매되기 시작해, 1926년부턴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는 호텔을 평가하는 '미쉐린 스타', 1931년부턴 별점 등급제(미쉐린 2스타, 미쉐린 3스타)가 반영됐으며, 1957년엔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음식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빕 구르망' 표시가 추가됐다.
지금의 미쉐린가이드는 미쉐린 그룹에 소속된 직원(평가원)이 1년내내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과 호텔을 방문하며 요리를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3스타는 맛을 보기 위해 특별히 들러야 할 식당, 2스타는 멀리 찾아갈만한 식당, 1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이다.
평가원은 요리 평가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일반 고객으로 행동한다. 쇼핑몰에서 일반 고객처럼 은밀하게 고객 응대 서비스 등급을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평가원은 미쉐린 그룹 내에서 엄격한 교육 훈련을 거친다.
'미쉐린 스타'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요리 재료, 요리법과 풍미의 균형, 요리의 개성 및 창의성, 가격 대비 가치, 메뉴의 통일성 및 일관성 등 다섯 가지를 근거로 평가한다.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와 고객 접근성은 평가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오로지 '요리의 질'만을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올해 중 발간될 미쉐린가이드 서울은 위 기준을 근거로 평가원들이 서울 내 주요 레스토랑과 호텔을 평가해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27번째 에디션으로 준비되며, 국내외 여행자들이 모두 읽어볼 수 있도록 한국어와 영어 합본으로 출간된다. 매년마다 개정판으로 미쉐린 스타를 최신화하며, 기존 책자와 e-북 등의 디지털콘텐츠로 제공할 계획이다.
사실 미쉐린가이드는 우리나라 말고도 2005년에 미국, 2007년부턴 일본, 홍콩(2008년), 마카오, 싱가포르(2015년) 등 아시아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출간된바 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권역 중 네 번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걸 미식가들의 필독서라 봐야할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된 주요 식당이 일반 고객이 방문키 부담스런 최고급 식당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 평가 기준 가운데 아무리 훌륭한 방법으로 요리를 해도 기교와 세련됨이 떨어지면 등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미 국내선 정부 기관(농림수산식품부)에서 선정한 '모범음식점', 서울시의 경우 '자랑스런 한국음식점'을 선정하는 등 음식의 질과 고객 서비스가 착한 식당을 홍보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굳이 민간 사업체라 할 수 있을 미쉐린(글로벌 타이어 업체)이 '미쉐린가이드 서울'을 발간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서울 지역 내 고급 레스토랑과 호텔을 평가하는데 한정된 국내외 '프리미엄 컨슈머(소비자)'에게만 유용한 내용이 아닐까?
이전엔 미쉐린가이드의 공정성이 실추된 일도 있었다. 2010년 3월, 미쉐린 3스타 일식집에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했기 때문에 3스타 인증이 반려돼야 하는 게 아닌지 논란이 있었다. 당시 미쉐린은 3스타 인증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결정해 비판 받았고, 판매 부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오늘 미쉐린가이드 서울 발간을 겸한 기자간담회서도 위와 비슷한 뉘앙스의 질문을 몇 번 들을 수 있었다. 미쉐린은 그때마다 미쉐린가이드의 올바른 공정성 및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답변했다. 외부 업체의 로비 가능성 등에 관한 내용서도 미쉐린 그룹 본사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쉐린가이드라 설명한 내용도 그렇다.
올해 중 발간될 미쉐린가이드 서울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될까? 이미 정착된 대한민국 음식 평가제(모범음식점, 좋은 식당,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 등)와의 차이점, 포털사이트 및 온라인상에서 맛집으로 추대된 이른바 '슈퍼 식당'도 미쉐린가이드에서 얘기될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할 관점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