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주부터 갤럭시 노트5(Galaxy Note 5)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Galaxy Beta
Program)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갤럭시 S6 시리즈 사용자들에게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이번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은 운영체제(OS)가 아니라 그 위에 올라가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나 UX(사용자 경험)를 미리 체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대상 기기가 S펜이 들어가는 갤럭시 노트5로 한정되고 삼성전자가 오는 8월 차세대 갤럭시 노트(갤럭시 노트6 또는 노트7)를 출시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갤럭시 노트7에 들어갈 UX를 미리 체험해본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에서 출시된 갤럭시 노트5면 참여 가능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은 국내 이동통신3사(SKT/KT/LGU+)에서 출시된 갤럭시 노트5 사용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노트5에 설치된
갤럭시 앱스(Galaxy Apps)나 구글 플레이(Google Play) 스토어에서 '삼성 멤버스(Samsung Members)'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한 다음, 화면 상단에 위치한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 배너를 통해 가입 신청하면 된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에 신청하려면 삼성 계정이 필요한데 삼성 페이를 비롯해 그 동안 갤럭시 노트5에서 삼성 주요 앱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이미 삼성 계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아직 삼성 계정이 없는 사람은 삼성 계정 홈페이지에서 가입한 뒤에 신청하면 된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약 하루 정도 뒤에 해당 갤럭시 노트5에 베타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알림이
도착한다. OTA(On Tha Air) 방식으로 노트5에서 바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할 수 있는데, KT 모델 기준으로 용량이 500MB 이상인
만큼 이동통신보다 Wi-Fi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운로드 하는 것이 좋다. 베타 버전임을 감안해 바로 설치하지 않고 야간에 설치하거나 나중에
설치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단,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가 문제가 생겨 이전 공식 버전으로 돌아갈 경우(소프트웨어 재설치) 기기가 초기화되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가 삭제되므로 반드시 베타 소프트웨어 설치 전에 PC용 스마트스위치 프로그램을 이용해 백업해두는 것이 좋다. 또한 베타 소프트웨어
설치 이후 생성 및 저장된 데이터는 향후 이전 버전으로 돌아갈 때 복구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중요한 데이터가 있거나 베타 버전의 오류가 걱정되는
사람은 함부로 베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는게 좋다.
GoodLock 앱과는 다른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 UX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UX인 터치위즈(TouchWiz) 기능을 보완하는 시스템 UI 커스트마이즈 앱인
'굿락(GoodLock)'을 공식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가 설치된 갤럭시 플래그십 기종에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을 설치해보면 굿락과는 별 관계없는 기본 터치위즈 UX의 개선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 노트5의 상단 메뉴 구성을 비교해보면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에서는 빠른 설정 버튼이 가로 스크롤 방식이었고 S파인더와
퀵커넥트 바로가기가 있었는데, 마시멜로로 넘어오면서 아래로 내려 버튼 전체를 볼 수 있으며 퀵 커넥터 기능만 남겼다. 여기에 굿락 앱을 설치하면
기본 빠른 설정 버튼은 다시 가로 스크롤 방식에 아이콘 형태로 단순화되고 그 아래에 알림 표시 영역을 나눴으며, 빠른 설정 버튼을 아래로 내리면
몇가지 주요 기능 버튼만 나온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는 굿락 앱이 아닌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버전의 순정 터치위즈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각각의 빠른 실행
버튼 아래에 기본 설정을 바로 변경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그러나 S파인더를 검색 아이콘 형태로 설정 버튼 옆에 배치하거나 알림 바를 내렸을 때
메인 화면을 블러 처리하는 등 굿락 UX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도 있다.
기본 설정 메뉴도 재배치, 새로운 기능 추가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의 주요 변화는 설정 항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길고 복잡한 안드로이드 설정들을 공통된 항목으로 묶어서 보다
심플하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Wi-Fi와 블루투스, 모바일 데이터, NFC 등 여러가지 항목을 '연결'이라는 하나의 항목 아래에 세부 항목으로
구성했다.
홈 화면 테마는 삼성 테마(Samsung Themes)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갤럭시 노트5의 배경화면과 테마, 아이콘 등을 사용자가
직접 바꾸거나 추천 콘텐츠를 선택해 변경할 수 있다. 다만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에서는 추천 항목 표시나 다운로드가 제공되지 않으며 현재는 추천
항목이 출시되면 표시된다는 설명으로 바뀐 것으로 미루어 기존의 테마와는 호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항목에는 새롭게 블루라이트 필터(Bluelight Filter) 기능이 추가됐다. 애플은 올해 3월 iOS 9.3 업데이트에서
나이트 시프트(Night Shift)라는 이름으로 수면건강을 위해 야간에 자동으로 블루라이트를 줄여주는 기능을 도입했는데,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의 블루라이트 필터도 비슷하게 필터 강도 조절 기능과 시간 설정, 위치 정보를 이용한 자동 설정 옵션을 갖췄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옵션인 아이콘 프레임은 홈 화면 및 앱스에서 아이콘이 잘 보이도록 배경색과 함께 표시하거나 그냥 아이콘만 표시하는 것을
선택 가능하다.
사운드 항목에 추가된 방해 금지 모드는 일반 진동이나 무음 옵션과 달리 지정된 전화나 알림 소리만 들을 수 있다. 갤럭시 노트5의 제스처와
부가 기능들은 유용한 기능 항목으로 통합시켰고, 이동통신사별 별도의 옵션은 고객 특화 서비스라는 항목으로 따로 구성했다.
백업 및 복원 항목에는 iOS처럼 삼성 클라우드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백업 데이터 저장과 동기화를 위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본 클라우드 스토리지 할당량은 5GB이며 일정 및 연락처, 북마크, 키보드 데이터, 노트, 스냅북, 갤러리 개별 동기화를 선택
가능하다.
잠금화면 및 보안 항목에는 프라이빗 모드 옵션으로 갤러리, 비디오, 뮤직, 음성녹음, 내 파일, S노트 데이터 중에 비밀로 하려는 콘텐츠를
숨길 수 있다. 프라이빗으로 이동한 콘텐츠는 프라이빗 모드 실행 중에만 볼 수 있으며 지문인증을 포함한 사용자 인증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새로운 노트 앱 탑재, 갤럭시 노트 기본 앱도 개선
홈 화면과 설정 메뉴 외에 갤럭시 노트5에 탑재된 기본 앱들도 개선됐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 소개에서 언급된 노트(Notes)는 기존의
액션 메모, S노트, 메모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한 것으로 갤럭시 노트7에 기본 탑재될 것으로 추정되는 기능이다. 기존에 저장한 S노트와 메모
데이터도 가져올 수 있는데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에는 기존 앱들도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노트 앱이 추가된 형태지만 갤럭시 노트7에서는 노트 앱
하나만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노트 앱 디자인을 살펴보면 키패드와 손글씨, 그림판,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작성이 가능하며 해당 탭을
누르면 각각의 특징에 맞게 입력 화면이 변경된다. 키패드를 선택하면 하단에 키패드 입력 화면이 나오고 손글씨는 줄을 맞출 수 있도록 실선이
표시되며, 그림판은 펜 두께와 색상을 선택하는 팔레트가, 이미지는 ㄹ하단에 카메라 촬영이나 갤러리 불러오기를 바로 할 수 있다. 음성 녹음은
본문에 바로 재생 가능한 녹음파일이 들어간다.
비디오 앱은 동영상 파일을 6초 분량의 움직이는 GIF 사진으로 만드는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조절 슬라이더를 위로 올려 탐색
속도를 조정하는 기능과 제스처를 사용해 음량 및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 화면 잠금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도
수동으로 화면을 회전시킬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된 것이 좋다.
뮤직 앱은 잠금화면에서 뮤직 컨트롤 표시 옵션을 제공하며 음악 자동 끄기, 스마트 음량, 무음 건너뛰기(Skip silences)와 같은
옵션을 제공한다. 전용 음장효과 사운드 얼라이브(Sound Alive) 설정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외에 갤러리 앱은 날짜별 보기와 앨범 보기, 이벤트와 함께 갤러리 알림 표시를 제공하고, 인터넷 브라우저는 페이지를 스크롤 할 때
언제든지 화면 상단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이 표시된다.
갤럭시 노트7 암시? 엣지 화면과 홍채 인식 내용 발견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은 엄밀히 말하자면 갤럭시 노트5 사용자를 위한 UI/UX 개선 목적이 아니라 오는 8월 출시될 삼성전자의 차세대
갤럭시 노트7에서 제공되는 UX에 대한 기존 갤럭시 노트 사용자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하는 베타 테스트다. 이 때문에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
안에는 갤럭시 노트7을 짐작할 수 있는 몇가지 내용들이 보여진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으로 설치된 노트(Notes)와 비디오(Video) 앱을 실행하면 처음에 나오는 새로운 기능 소개에 등장하는 갤럭시
노트 이미지는 양쪽 측면 디스플레이가 곡선으로 휘어진 커브드, 즉 엣지 형태다. 이는 갤럭시 노트7이 플랫 버전 뿐만 아니라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 노트 7 엣지 역시 나올 거라는 지금까지 루머와 일치하는 부분이고 갤럭시 S7 시리즈처럼 삼성전자가 엣지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울
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또 다른 근거는 프라이빗 모드에서 대체 인증 방식으로 표시되는 옵션 가운데 홍채 사용이 들어간 점이다. 이는 갤럭시 노트7에서 지문인식
기능 외에 홍채 인증을 위한 아이리스 스캐너가 탑재될 거라는 예상도 사실임을 드러낸다.
아직 버그 있고 복구 어려운 베타 버전, 굳이 모험할 필요까지는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은 갤럭시 노트5 사용자들에게 곧 출시될 갤럭시 노트7의 UX와 기능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갤럭시
노트7 뿐만 아니라 노트5와 다른 모델에도 이번에 선보인 UX 변화도 대부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 자체는 국내 이동통신 3사에서 출시된 갤럭시 노트5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 및 설치 가능하지만 아직은 버그가 있고 이전
버전으로 돌아갈 때 기기 초기화 후에 백업한 데이터를 복원하므로 오류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굳이 모험할 필요까지는 없다.
필자의 경우 KT버전 갤럭시 노트5에 갤럭시 베타 프로그램을 설치했는데 전화 수신이 되지 않거나 통화 중 전화가 갑자기 끊기고 이후 발신도
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기존에 제공하던 시스템 UI 개선용 굿락 앱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하기 때문에 함께 쓰려고 하면 일부
옵션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잠금화면에서 딜레이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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