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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시장에서 nVIDIA의 위치는 굳이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고 부인할 사람도 없다. Riva 128로 본격적인 그래픽카드 시장에 노크한 (nVIDIA가 대중화된 시점은 Riva 128 칩셋의 출시 이후부터다) nVIDIA가 그래픽카드 시장에 두각을 나타낸지가 벌써 7년이나 흘렀다.
필자가 많은 회사들의 흥망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한가지 느끼는 것은, 기술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엔진 자체는 훨씬 뛰어났던 Rendition社의 Verite나 3DFX의 Voodoo, No.9 Revolution, NEC PowerVR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nVIDIA가 지금 최강의 위치에 서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사람 사는 일이 항상 그렇다)
nVIDIA가 현재 그래픽코어 시장에서 끝까지 최고의 자리를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해당 시기에 원하는 적절한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는 것과, 라인업을 잘 갖추었다는 점 바로 2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nVIDIA의 정책은 지금까지 지속되어오고 있지만, 요즘 nVIDIA의 제품 라인업은 도대체 뭐가 뭔지, 알다가도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많다.
nVIDIA가 많은 서드파티업체들을 끌고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확실한 제품 라인업과 타겟을 맞춰준다는 것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항이다. 그러던 nVIDIA가 Radeon계열과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지금까지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빈틈을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등장한 MX4000
nVIDIA의 현재 국내시장의 주력 라인업은 저가형으로는 2MX400, 4MX440, 4MX440-8X이 있다. 2MX400은 초저가형을 타겟으로 하고 있고, 4MX440과 4MX440-8X는 지금까지 최고의 보급형 제품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공식 라인업에도 없는 MX4000이 또 등장했다.
그렇다면, 이 MX4000이라는 칩셋의 타겟시장과 성능에 자연적으로 관심이 가게 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MX4000은 MX440-8X의 128BIT 레퍼런스 설계보다 약간 처지는 성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키텍처도 MX440-8X와 하등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MX4000의 출시 진위여부에 많은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nVIDIA의 1st파트너로 알려져 있는, Leadtek사나 MSI사의 경우도 내년 1월이 넘어서야 제품출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2nd업체들의 제품이 국내 유통사들을 통하여 벌써 판매가 되고 있다. 이는 MX4000의 시장타겟과 라인업상의 위치가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과 많은 업체들이 현재 두 칩셋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5600과 5700의 혼전양상
중-보급형 라인업에서는 아직까지도 없어서 못팔고 있는 4TI4200과, FX5600, FX5700이 혼전양상을 벌이고 있다. 4TI4200은 단종분위기이니 그렇다고 치고, 현재 FX5600과 FX5700은 현재 라인업이 겹치고 있어 소비자와 서드파티, 유통사들이 어떤제품을 팔고 사야할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
사태는 여기서 더욱 심각해진다. 원래 지포스 제품군의 XT계열은, nVIDIA가 ATi를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등장시킨 제품군으로, 주로 저가형 제품군에 포진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FX5600의 단종방침이 알려지고 나서부터 등장한 FX5600XT가 FX5600과 거의 차이가 없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S사의 FX5600XT는 I모사의 FX5600보다 더 비싸게 거래가 되고 있을 정도이다. 더 웃긴것은 FX5700이 출시되지도 얼마 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FX5700XT의 출시가 '곧' 준비 예정이라는 소식이 비공식 라인을 통해 속속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5700Ultra Vs 5900XT, 선택의 향방은?
사태는 고급형까지도 번진다. 5700Ultra의 출시와함께 한창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서드파티 업체들은 ATi사의 9600XT같은 경쟁사제품군에서나 신경을 썼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5900XT덕에, 5700Ultra는 출시되어 물건하나 제대로 팔아보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5700Ultra와 5900XT간에는 약 4 ~ 5만원 사이의 가격차이가 있지만 기본 코어자체도 다른데다 성능상으로도 3DMark2003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000점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가격대에 동종사의 제품이 2개나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몇몇 제조사의 경우 5700Ultra를 출시조차 하지 못한 가운데 5700Ultra를 포기하고 5900XT로 마케팅 컨셉을 바꾼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드파티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전 nVIDIA의 제품은, 아무리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도 제품하나가 최소 6개월 이상 단독 러닝모델로 자리매김해주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 nVIDIA의 정책은 3개월도 안되어 신제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 양상을 띄고 있다.
굳이 코스트를 확 낮출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거의 동급의 제품을 MX4000과 MX440-8X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무엇을 팔아야 될지, 소비자가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현재 nVIDIA의 라인업 정책이다. 이름만 보고 MX4000이라는 제품이 기존 MX440-8X에 비해 현격히 좋아진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 성능이나 아키텍처가 기존 MX440-8X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nVIDIA가 5700 / 5700Ultra의 칩셋 출시를 발표하고 3달 가까이 지났고, 각 제조사가 제품 샘플을 미디어에 배포하여 리뷰가 나간지 어언 한달여가 흘렀지만, 이제서야 제품이 출시되고 있을 정도로 5700/U 급의 칩셋 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그래픽카드 제조사로 유명한 S모사의 경우 5700Ultra는 국내 제조가 아니라, 대만 모사의 제품을 수입하여 재포장하여 출시하였는데, 이유가 칩셋수급이 어려워서였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상당수준임을 입증한다.
5700제품군을 팔고자 해도 찍어낼 제품 자체가 한달여동안 없는 사태가 발생한데다, 이제서야 제품출시를 하려고 보니 5900XT의 등장으로 시작하자마자 제품군 자체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서드파티 제조사와 유통사에서는 '도대체 뭘 팔란 예기냐!'는 nVIDIA에 대한 항의성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5700제품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현재 러닝되고 있는 5600/XT와 비교하여 메리트있는 차이를 주지 못하는 데다, 제품의 시장타겟이 겹쳐지고 있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5600/XT를 팔고자 하니, 곧 단종될 게 뻔하고, 5700을 팔고자 하니 당장 수급이 따라주지를 못하고 있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몇개월째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ATi 죽이려다 오히려 화 자초할듯
현재 메인스트림에 포진해있는 5600과 5700의 타겟이 똑같아 어느쪽을 선택해야할지 앞길이 보이지 않는데다, 5700Ultra와 5900XT와의 제품군 겹침 현상, 440-8X와 MX4000의 제품군이 겹치고 있어, 유저와 판매상 , 그리고 제조사 모두 어느깃발을 따라 움직여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상황은, 움직이려고 해도 그 뒷받침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5700제품군의 칩셋 품귀 현상은 벌써 몇달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ATi의 러닝모델은 현재 대략 14개 제품군으로, 이중 정리가 되지 않은 9000 ~ 9200과, 곧 단종될 9500을 빼면 실제 러닝모델은 7 ~ 8개 수준이다. 저가형은 7000, 중가형은 9200/SE, 고가형은 9600, 9600Pro, 9600XT, 9800Pro, 9800XT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nVIDIA는 현재 러닝 모델이 16가지가 넘는데다, 이 중에서 중-고가형에 7종류가 넘는 제품을 포진시키고 있다. 약간씩 차이나는 엇비슷한 성능에, 엇비슷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며, 이는 ATi의 동급 가격대의 경쟁모델인 9500 ~ 9600계열군보다 종류가 훨씬 많다.
nVIDIA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정리를 해줘야 할 듯
nVIDIA의 입장은 이해가 간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다양한 승부를 내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의 특성상, 비슷한 주력제품군에 2개이상 제품이 살아남을 수 없기에 어찌되었던간에 이 상황은 정리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선택을 잘못한 몇몇 업체의 경우 엄청난 손실과 그로인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하는 결과만 눈앞에 있을 뿐이다.
nVIDIA가 그동안 서드파티 업체와 유통사들에게 신뢰를 얻었던 이유는, 제품의 성능과 꾸준한 사후지원도 물론 컷지만, 복잡하면서도 명확한 제품 라인업에 있었다. 싼거-> MX440, 무난하게->FX5200, 그래도 좋게 -> FX5600, 비싸게 -> FX5900 같은, 간단한 공식이 있었기 때문에 라인업을 철저히 유지하며 시장에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같이 같은 제품군에 두세개의 동종 회사의 제품이 경쟁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시장의 혼란만 부채질 할 뿐이다.
FX5700 출시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FX5700XT의 이야기가 솔솔 나오는가 하면, 5700Ultra를 벌써 몇개나 팔았다고 5900XT로 시장을 혼란시키는가? 갑자기 MX4000을 등장시키는 이유는 또 뭔지? 한 업체의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다. 5700Ultra의 출시를 준비하다가 재고부족으로 대기상태에 있던 한 회사는, '저희는 5700Ultra는 포기했습니다. 5900XT를 주력으로 밀 생각입니다.' 며 5700Ultra를 출시하지 않은 것을 아주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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