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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메모리 업체들이 가장 공략하기 난감한 시장으로 제일먼저 꼽는 시장은 바로 한국시장이다. DIY시장에 쟁쟁한 메모리업체인 Corsair도, 아시아 DRAM모듈 점유율 1위의 Kingston도, 모두 나가떨어져있는 시장이 바로 한국시장이다. 역시, 삼성의 위력이다.
한국은 전세계 메모리 모듈의 35%가량을 공급하는 DRAM 칩 생산 세계 1위와 3위 회사의 모국이다. 게다가 3위가 2위로 올라갈 날도 이제 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더하여 대기업의 브랜드가 더해져, 메모리 = 삼성의 공식이 2005년까지는 부동의 전설로 통했다.
그러나 외산모듈 (여기서는 삼성/HYNIX의 모듈이 채용되지 않은 메모리는 모두 외산모듈이라고 칭하자. 국내브랜드를 달고있는 모든 메모리는 모듈을 전부 외산모듈을 채용해 생산한 것이다) 가 국내에서 힘을 발휘한 결정적인 요인은 2005년 말부터 벌어진 삼성모듈과 외산모듈의 가격차이 때문이다. 512MB모듈이 1만원 ~ 2만원 가량 가격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국내에 먼저 들어와있던 일부 보급형 외산메모리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또한 이때는 게임장 수요가 폭팔적으로 발생된 시기인데다, 전체적인 시장의 경향이 품질이나 브랜드보다는 가격위주로 흘러감에 따라, 일부 보급형 외산모듈이 단체주문 (PC방, 게임장 등) 을 통해 급속도로 판매고가 상승했다.
이에따라 DIY시장을 타겟으로 한 메모리 모듈 (국내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것은 2006년 중순이다.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파격적인 Lifetime Warranty, 보상제도, 여기에 삼성모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은 메모리 = 삼성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했으며, 선도업체가 성공을 보이자 여러 메모리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브랜드/해외모듈 공급업체는 국내에 크고 작은곳을 합쳐 10여개가 넘는다.
메모리시장에 나타난 국내브랜드모듈과 해외보급형 메모리보듈은 메모리시장에 시사하는바가 크다. 기존에 B자 / 삼성으로 구분되던 메모리 독점시장을 경쟁구도로 바꾸어 놓았고,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또한 명확한 제품 컨셉과 공격적인 마케팅 그리고 기본적인 품질의 보장으로 굳이 삼성이 아니더라도 메모리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다 주었다. 이는 결국 외산메모리 업체들을 자극하여 OEM방식이든 (국내브랜드) 자사브랜드 방식이든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하도록 길을 열었으며, 이런 결과로 현재 메모리시장은 춘추 전국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품질'에 대한 문제가 붉어지면서 다잡은 기회를 스스로 놓칠뻔 하기도 했다. 보통 메모리 칩은, 칩세조사의 자체테스트를 완벽히 통과한 Original Chip, 일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테스트를 하지 않고 출고하는 UTT/FT, 해당 클럭에서 all failure가 난 칩을 'Downgrade'급으로 크게 3가지로 구분하는데, PC DIY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듈은 주로 Original이나 UTT/FT 칩이다. Original칩은 보통 서버용 모듈이나, Embedded System, 산업용 등의 극도의 오차가 Critical 한 문제를 나타내는 곳에 사용되며, 일부 테스트에서 failure가 나더라도 PC사용에 문제가 없는 UTT/FT 칩이 PC시장에서 보통 판매된다.
보통 Downgrade모듈은 해당 비트나 클럭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모듈을 비트를 잘라버리되 용량을 줄이거나, 클럭을 다운그레이드하여 정상동작이 가능하도록 하여 판매하는 것으로, 리테일 시장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런 모듈이 시장에 돌아 가격이 싸다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몇몇 업체가 심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물론 아직 확인된 바 없다)
국내 메모리모듈 시장은 이제 전환기를 맞았다. 국내브랜드들의 품질문제도 이제는 어느정도 원활한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수가 결판이 나는 시점이다. 2006년 말부터 시작된 삼성모듈의 가격폭락으로, 현재 삼성 모듈과 국내브랜드모듈/외산모듈의 가격차이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브랜드모듈과 외산모듈의 한국시장 공략은 어느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삼성모듈에 아직은 익숙해있는 유저에게, 삼성이 제공하는 브랜드인지도와 품질은 아직 국내브랜드모듈이나 외산브랜드모듈이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고 옛날의 삼성독주시장으로 가는것도 소비자에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아무리 마케팅이 뛰어나도, 평생보증을 제공해도, 기본적인 품질에 대한 보장이 없으면 시장에서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다. 사후지원이나 마케팅은 두번째다. 필자는 요즘 일어나는 일부 업체들의 과장광고성 문구들이 결국 스스로 제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어떤것이 과장광고인지 뻔히알지만 여기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업체들은 과장광고나 말초적 국수주의 마인드에 승부를 걸지 말고, 기본적인 품질과 사후지원, 그리고 꾸준한 업체의 브랜드인지도에 승부를 걸기 바란다. 그것만이 오랜만에 찾아온, 메모리시장의 경쟁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